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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황보미 “‘여자 전현무’ 수식어 듣고 싶다”

2017-06-14 14:51:41

[우지안 기자] 하고 싶은 건 꼭 해야 하고 도전하는 것에 겁을 내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줄곧 밝은 에너지만 쏟아냈던 황보미의 이야기다.

아나운서 출신의 방송인, 똑 부러지는 줄만 알았더니 연기도, 진행도 심지어 춤까지 잘 춘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알고 하고 싶은 것은 꼭 해내고야 마는 그는 지금 어떠한 것에 얽매이지 않고 감춰져 있던 끼를 꺼내 보이려 하고 있다.

순간의 삶을 헛되이 보이지 않았기에 그는 누구보다 많이 경험했고 또 새로운 시작에 자신감이 있었다. 고시원에서 행시 준비, 배우 출신의 아나운서, 그리고 진행자까지 해봤던 그는 자신의 보석 같은 재능을 잘 다듬어 대중 앞에 설 준비를 마쳤다.

Q. 오늘 화보 촬영 어땠어요?

정식적으로 화보 촬영을 하게 된 건 처음이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워낙 편하게 잘 이끌어 주셔서 감사해요. 특히 마지막 콘셉트는 평소 제 스타일과도 다르고 도전해보고 싶었던 콘셉트여서 신선했어요. 오늘 촬영 때문에 그동안 모니터링도 많이 했고 아무래도 제가 키가 큰 편이 아니다 보니 최대한 작아 보이지 않게 포즈에도 신경 쓰고 또 스타일링도 찾아보고 그랬어요(웃음).

Q. 보미 씨의 이력을 보니 독특한 점이 있더라고요. 배우 출신의 아나운서, 어떻게 아나운서가 된 건가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장래희망 란에 항상 아나운서를 적었을 정도로 막연한 동경과 꿈이 있었어요. 우연히 연기를 먼저 시작하게 됐지만 더 늦기 전에 원래 꿈이었던 아나운서에 도전해봐야 미련이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워낙 하고 싶은 건 다 해야 되는 성격이라 미루지 않고 바로 도전했어요. 운 좋게도 빨리 아나운서가 됐고 지금 새로운 회사에 들어가게 되면서 다시 연기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이에요(웃음).

Q. 연기는요?

사실 제가 대학교 4학년 때 휴학을 하고 나서 노량진에서 행시 준비를 했었어요. 이것 또한 독특한 이력이죠. 고시원 생활도 해봤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물론 합격도 어렵겠지만 합격을 하게 돼도 제 스스로 쳇바퀴 같은 삶을 살아야 된다는 게 자신이 없더라고요. 돌연 그만두고 부모님 몰래 연기 학원에 무작정 등록을 했어요. 배우다 보니 너무 재밌고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던 중 운 좋게도 단역으로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왔고 TV에 등장한 제 모습을 부모님께 보여드렸어요. 뭔가 성과라도 보여드려야 허락을 해주실 것 같았거든요. 깜짝 놀라셨지만 그 이후로는 부모님의 지원을 받고 연기를 배우게 됐죠.

Q. 배우와 아나운서는 어찌 보면 다른 영역이잖아요. 둘 다 해보니 어때요?

연기는 감정을 극대화하는 직업이고 아나운서는 절제력과 중재적인 면이 있기 때문에 감정을 절제해야 되는 게 차이점인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어떻게 보면 아나운서도 연기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크게 보면 그렇게 다른 직업은 아닌 것 같아요. 연기는 제가 어떤 걸 잘하는지 찾는 과정 중에 하게 된 것 같아요. 아나운서 일은 해보니까 제가 요약하는 능력이 좋더라고요. 패널들이 말을 길게 해도 즉석으로 요약하는 것은 자신 있어요. 그래도 지금까지 아나운서로 일해왔던 게 더 오랜 기간이고 익숙한 것 같긴 해요. 하지만 이제 새로운 장르에도 도전해보고 싶은 시기라 뭐든 열심히 하고 싶어요(웃음).

Q. 아나운서는 한 번에 합격되셨어요?

아카데미를 등록하고 한 달 반 만에 합격을 했어요. 한 달 반 동안 몰입해서 4kg이 빠졌어요. 절박함이 있었죠. 저보다 훨씬 오랜 기간 준비하시는 분들과 함께 하는 거니까 그분들보다 두 배 세 배 열심히 준비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잠도 줄여가며 독하게 했던 것 같아요.

Q. 한 달 만에 합격을 한다는 게 어떻게 보면 사기 캐릭터잖아요 주변에서 질투의 시선이 있었을 것 같아요.

당연히 어디를 가나 그런 시선이 있다고 생각해요. 뒤를 보고 있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생각해요. 제 스스로도 아직 부족한 게 너무 많기 때문에 그걸 채우는 것만으로도 벅찬 일이어서 그 시선을 신경 쓸 여유는 없는 것 같아요.

Q. 스포츠 아나운서가 되고 나서는 어땠나요?

스포츠는 좋아했지만 전문적인 지식은 없었기 때문에 입사함과 동시에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혼도 많이 나고 매순간 순간이 생방송이었고 방송에 대한 피드백을 곧바로 받기 때문에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진행을 하다 보면 NG가 나도 계속 밀고 나가야되는 순간들이 있어요. 저는 야구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는데 변수가 갑자기 생길 경우 진행자의 능력으로 그런 상황들을 모면해야 되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어요. 덕분에 더 단단하고 빨리 배웠던 것 같아요.


Q. 생방송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잖아요. 생방송은 베테랑 MC들도 긴장할 만큼 어려울 텐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있을까요?

생방송만의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아요. 그때그때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지만 진행자의 역할이 큰 것 같아요. 한 번은 초창기 때 야구 프로그램 하이라이트를 진행할 때였는데 제가 당황을 하는 바람에 한 경기를 제 마음대로 종료 시켜버렸어요. 그 경기를 위해 준비됐던 해설과 영상들이 통으로 방송이 안됐어요. 그때는 끝나고 나서 많이 혼났어요. 또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베이스볼S’라는 프로그램을 맡았을 때 야구 경기 중에 한 경기가 연장까지 가서 안 끝나는 거예요. 패널들과 한 구 한 구 짚어보면서 진행을 하는데 정말 진땀 나더라고요. 그 이후로는 어떠한 변수가 생겨도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죠.

‘한밤의 TV 연예’ 촬영 때는 이태곤 씨랑 여수에서 인터뷰를 한 적이 있어요. 함께 낚시를 하면서 촬영을 하게 됐는데 10분짜리 코너를 위해서 24시간을 넘게 촬영했어요. 고기가 잡힐 때까지 계속 촬영을 해야 됐던 상황이라 하루 종일 바닷바람을 그대로 맞고 결국엔 감성돔을 잡았죠. 처음으로 생선 비늘도 벗겨보고 바로잡은 회를 맛있게 먹고 인터뷰까지 했는데 제가 노로 바이러스에 걸린거예요. 일주일은 죽다 살아났을 거예요(웃음). 그때 새벽부터 잠도 못 자고 스태프들과 고생을 했는데 방송된 건 얼마 안 되니까 ‘방송이 쉬운 게 아니구나’하고 느끼게 됐어요.

Q. 배에서 함께 24시간을 보낸 이태곤 씨와도 많이 친해졌을 것 같은데요.

엄청 친해졌죠. 낚시 동호회 회장님이셔서 저보고 소질 있다고 동호회에 들어오라고 하셨어요(웃음). 제 생애 첫 낚시였는데 덕분에 잊지 못할 기억이 됐어요.

Q. 현재 방송인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어요. 연기, 아나운서 그리고 또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요?

우선은 제가 배우 생활은 아나운서 시작하면서 못하게 됐던 파트였는데 프리로 활동하다 보니까 연기할 기회도 앞으로 많이 생길 것 같아요. 곧 시작할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에도 카메오로 출연을 했는데 이 작품을 시작으로 여러 곳에서 인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 전까지는 시사나 스포츠 프로그램에서만 얼굴을 비췄다면 이제는 예능에서도 시청자분들을 만나 뵙고 싶어요.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뮤지컬에도 도전을 해보고 싶긴 해요. 제가 춤추는 걸 좋아해서 저의 장기를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욕심이 많아서 해보고 싶은 것도 많아요(웃음). 일할 때 자아가 실현되고 제가 살아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가 가장 행복한 것 같아요.

Q. 혹시 슬럼프도 있었어요?

SBS 스포츠를 퇴사하고 있었어요. 지금 회사를 만나기까지 시간이 좀 있었는데 당시 일을 매일매일 하는 업무에 지쳐 있었기 때문에 그만두면 너무 행복 할 것 같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빨리 아나운서에 합격이 되면서 감사함을 몰랐던 것 같아요. ‘나는 열심히 했으니까 당연히 붙는 것 아니야’ 하는 자만심도 있었던 것 같아요. 일을 그만두고 한 달까지는 너무 신났어요. 그런데 두 달째부터는 매일매일 일하던 습관 때문에 일하고 싶은 마음에 견디기 힘들었어요. ‘내가 이만큼 일을 사랑했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 감사함을 몰랐구나’ 라는 교훈을 쉬면서 깨달았던 것 같아요.

Q. 연기를 하게 된다면 해보고 싶은 캐릭터는?

제가 밝은 편이여서 저랑 자연스러운 캐릭터부터 소화해보고 싶어요. 밝고 장난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어요. ‘또 오해영의’ 서현진씨가 맡은 오해영 역할같이 감정에 솔직하고 천진난만한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Q. 걸그룹 커버 댄스 영상을 봤어요. 춤은 따로 배운 건가요?

원래 춤을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때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장기자랑이나 축제에 나갔거든요. 진지하게 댄서를 꿈꿨던 적도 있어요(웃음). 아무래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취미로 하게 됐는데 지금도 스트레소 해소나 운동 삼아서 하고 있어요. 학원을 따로 다니지는 않고 혼자 동영상 보고 안무를 따는 편이에요.

Q. 장기자랑으로 춤을 계속 추셨다고 했는데 원래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좋아했어요?

제가 원래는 낯가림도 있고 쑥스러움이 많아서 대중 앞에 서는 걸 두려워하고 즐겨 했던 편은 아닌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네요 정말(웃음). 성격이랑 다른 일을 하고는 있지만 큰 틀에서는 연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AB형인데 A형과 B형의 두 가지 성격을 다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할까요.

Q. 몸매 관리 비결이 춤인 거네요?

확실히 운동이 되는 것 같아요. 힙합을 좋아해서 아기자기하고 여성스러운 걸그룹 댄스보다 방탄소년단이나 엑소의 파워풀 한 안무를 좋아해요. 섹시한 웨이브보다는 파워풀한 댄스가 편하고 저랑 잘 맞아요(웃음).

Q. 하루 일정이 빽빽하네요? 춤도 춰야 되고 이것저것 할 게 많을 것 같아요. 혼자 산다면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도 재밌을 것 같아요.

지금 혼자 살고 있어서 기회가 된다면 출연해보고 싶어요. 20대 후반에 이러한 직종의 사람은 어떻게 하루를 살아가는지 보여주면 재밌을 것 같아요. ‘라디오 스타’도 출연하고 싶은데 아무래도 각 분야에서 워낙 유명하신 분들만 나오시니까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제가 방송에서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편이기 때문에 기죽지 않고 할 말은 다 하고 올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Q. 친하게 지내는 연예인이 있다면요?

아무래도 유재환 친구와 1년 넘게 같이 프로그램을 하고 있어서 친해요. 또 같은 소속사인 최희 선배님과 공통점이 많다 보니 조언을 많이 얻고 있어요. 최희 선배님은 후배를 위해 길을 많이 열어 주려고 하고 고민을 많이 하고 계신 것 같아요.

Q. 식단 관리 팁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딱히 식단 관리라고 할 건 없고 부모님이 한식을 좋아하셔서 항상 한식 위주로 먹는 편이에요. 요새는 아사이베리, 우유, 바나나를 함께 갈아서 마시는데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Q. 피부 관리는 어떻게 해요?

피부 관리는 잘 못하는데 1일 1팩을 하려고 노력해요. 피부과에서 비싸게 관리받기보다 저렴하면서 수분 보충에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유수분 밸런스 맞추는 게 정말 중요해요. 제가 유분이 많은 타입이라 수분팩을 자주 하는데 확실히 도움이 되더라고요.

Q. 평소 이상형은 어떻게 되세요?

우선 어깨가 넓어서 안기고 싶은 사람이요(웃음). 그리고 유머러스한 사람이 좋아요.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이 멋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배우 김수현 씨가 이상형에 가까워요. 몰입하고 각 캐릭터를 잘 흡수하는 모습이 멋있어요.


Q. 앞으로 황보미 이름 앞에 달고 싶은 수식어가 있다면요?

‘여자 전현무’ 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싶어요. 전현무 선배님의 중심을 잡아주는 진행력과 편하게 풀어지는 분위기 속에서는 순발력 높은 예능감을 본받고 싶어요. 예능감과 진행력을 동시에 겸비한 여자 전현무가 되고 싶어요. 아직까지는 여자분들 중에서는 그런 친근한 캐릭터가 없는 것 같거든요. 아나운서가 프리랜서로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뭔가 아나운서의 전형적인 틀에 갇혀있는 다는 느낌이 있잖아요. 저는 자유분방하지만 진행도 잘하는 캐릭터로 기억되고 싶어요. 송해 선생님처럼 오랫동안 대중 앞에 서고 사랑받는 진행자가 되고 싶어요.

Q. 진행자로서의 욕심이 많으신 것 같은데 맞나요?

네 맞아요. 제가 외모로 보면 밝고 가벼워 보일 수 있지만 시사, 교양 분야에서 오래 있었기도 했고 특히 시사 프로그램에 자신이 있거든요. 제가 조금 더 구력이 생기고 나이가 들면 무거운 프로그램도 욕심이 있어요. 장기 목표로는 직업에 대한 책을 쓰고 싶어요. 학부시절 대기업에 지원해서 최종면접까지 갔던 적도 있고 행시 준비도 해봤고 댄서도 꿈꿨었고, 연기도 해보고 아나운서도 해봤으니까요(웃음). 제가 취업 프로그램을 1년 넘게 진행하고 있는데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어서 가지고 있는 정보로 책을 출간해보고 싶네요.

Q. 주고 싶은 정보가 있다면요?

면접 스킬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정보가 많아요. ‘취업을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에서 실제로 제가 면접을 계속 보고 있어요. 취업 컨설턴트가 실제 회사의 자기소개서에 기반 된 질문을 주면 실전처럼 답변을 해야 돼요. 저도 처음에는 제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대답을 잘 못했지만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계속하다 보니 각 회사마다 원하는 대답의 유형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한 팁을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전문적으로는 아니지만 지인들 소개로 자기소개서 첨삭을 많이 해줬어요. 잘 된 경우는 면접에 합격도 했고요. 나중에 취업컨설턴트로 일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웃음).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처음으로 화보를 찍어 봤는데 저의 인생이 도전의 연속이었던 것 같아요. 모두가 힘든 시기지만 끊임없이 도전해서 원하는 것을 꼭 이루시길 바라고요. 저 황보미의 활약도 기대해주세요.

기획 진행: 우지안
포토: 김연중
의상: 맘누리, 그리디어스, 제이플로라
선글라스: 룩옵티컬
헤어: 알루 예담 실장
메이크업: 알루 이은경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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