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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황보, 끝나지 않을 그의 여행

2017-07-07 15:20:14

[마채림 기자] 황보가 지닌 당당하고 솔직한 매력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자신을 비롯해 타인에게, 어쩌면 세상 모든 것들과 꾸밈없는 진솔한 자세로 마주하는 황보. 그에게 늘 ‘걸크러시’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2000년 그룹 4인조 걸그룹 샤크라로 데뷔, 이국적인 외모와 파격적인 무대 매너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던 황보. 4집까지 이어진 샤크라 활동을 뒤로하고 2007년 솔로 활동을 시작, 이후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그러다 돌연 홍콩으로 떠난 황보. 일 년 반의 시간을 보내고 돌아와 어엿한 사업가로 변신한 그는 더욱 단단하고 여유로워진 모습이었다.

Q. 화보 촬영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

크롭트 톱에 반바지를 입었던 콘셉트가 가장 편했다. 평소 슬리퍼에 청바지, 티셔츠 차림으로 다니는데 마치 내 옷처럼 편해서 포즈 취하는 데 한결 수월했다.

Q. 근황

그동안 카페를 운영하며 평범하게 살았다. 여행을 많이 다녔고, 사업에 더 집중했다. 연예계 일을 조금 쉬고 싶었다. 잊히면 좀 더 편해지지 않을까 싶어서. 인기는 떨어지지만 쉰다고 해서 인지도가 사라지는 건 아니더라. 그렇다면 러브콜을 계속 거절할 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소속사 대표님도 내게 계속 프러포즈를 해주시기도 했고.

Q. 사업가로서 활약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언제부터

연예인이라고 꼭 많은 돈을 버는 건 아니지만 일반인 분들과 비교해서 더 많은 혜택을 누리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 직업을 평생 가질 수 있다는 보장이 없지 않나. 워낙 패션을 좋아하고 사업하는 데 두려움이 없었다. 돈을 벌기 위해 사업을 시작한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사업을 하게 된 것.

Q. 어떤 사업들을 하셨는지. 현재 가장 집중하고 있는 사업

카페. 거의 매일 출퇴근한다. 내 마음대로 오픈하는 편이다. 누구에게도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카페다. 오픈하지 않은 탓에 왔다가 돌아가시는 고객님들께는 죄송하지만 즐기면서 하고 싶다. 손님을 배려하되 너무 얽매이고 싶지는 않다.

애초에 카페를 오픈하려는 목적보다는 아지트를 갖고 싶은 마음에 시작하게 됐다. 너무 많은 손님이 오가는 게 싫어 3층에 꾸렸다. 당시 글을 쓰며 책을 냈던 때라 사무실 목적이 컸다. 오픈한지 3년이 돼가니 지인의 지인들이 찾아오면서 단골이 많아지게 된 것. 일반인들은 찾을 수 없는 장소다.

Q. 매장 인테리어까지 직접 한 건가

여행을 다니며 산 소품으로 직접 꾸몄다. 해외여행을 가면 기념을 위해 그 나라의 코카콜라와 성경책을 꼭 산다. 코카콜라를 좋아한다는 걸 팬들이 알게 되면서 선물까지 받아 더 많아졌다. 처음 카페를 오픈했을 땐 집에 있는 가구를 다 옮겨서 채웠다. 덕분에 집은 텅텅 비었다. (웃음)

손때가 묻은 공간이라 더욱 애착이 가지만 이제는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다. 카페 때문에 여행을 자유롭게 못 다녀 곤란하기 때문. 그런데 소품들을 누구에게 주기도 싫고, 카페를 아무에게나 팔기도 싫어 계속 붙잡고 있는 중이다. 내 가게를 손님으로 가고 싶다. 나를 보러 오는 단골들이 많으니 남에게 넘기면 안 될 거 같단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의외로 그렇지도 않다. 카페의 분위기 때문에 찾는 거지 나를 보러 오는 건 아니더라.

Q. 사업으로 인한 고충이 있다면

장사보다는 사람을 대하는 게 힘들더라. 정말 별별 사람들이 많다. 처음엔 사람을 상대하는 게 힘들었는데 점점 노하우가 생겼다. 일일이 화낼 필요 없이 그냥 그러려니 하면 된다. 모든 손님의 기분을 다 맞출 필욘 없는 것 같다. 나랑 안 맞으면 안 오셔도 된다. 이런 마인드로 운영을 하다 보니 그런 분들은 아예 안 온다.

가게를 평가하러 온다거나 연예인 실물이 궁금해 오는 것 모두 상관없다. 손님들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가끔 술 취해 행패를 부리거나 괜히 시비를 거는 사람들도 많다. 그분들을 단골로 만들기 위해 비위를 맞추진 않는다. 그래서인지 욕쟁이 사장이란 핀잔도 듣지만 결국엔 좋은 손님들만 남게 되더라. ‘주인이 왕이다’라고 카페 문 앞에 붙여놓기도 했다. (웃음)

Q. 최근 ‘배틀트립’에서 제아와 함께 홍콩 여행을 갔다. 과거 홍콩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어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은데

돈이 있을 때는 시간이 없어서 못 떠나고, 시간이 있을 때는 돈이 없어서 못 떠났다. 홍콩에서 살기보다는 한 달만 있다 오려는 계획이었다. 친구들이 결혼하니 나오지도 못하고 너무 얽매여 살더라. 결혼에 임박하지도 않았는데도 지금 아니면 언제 할 수 없을 것 같아 떠난 거다.

큰맘 먹고 한 달만 있다 오자는 마음으로 떠났는데 3개월이 흘렀고, 6개월을 머무르면 집이 반값으로 저렴해진다길래 6개월을, 더 지내다 보니 1년 반이 된 거다. 그때 월세가 너무 비싸져 감당이 안 돼 전부 탕진하고 돌아왔다. 그때 힘들었던 게 지나고 나니 추억이더라. 힘들었던 시기에 머물렀던 장소를 시간이 지나 즐겁게 여행하러 오다니. 마음이 찡했다. 혼자 지낼 때는 참 외로웠다. 워낙 도움받는 걸 싫어한다. 홍콩에 아는 언니가 있었는데도 도움을 안 받았다. 혼자 지탱하고 싶었다.

Q. 그렇게 외로우면서도 바로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은 이유

그런 생각도 했었는데 그때 한국으로 돌아왔다면 큰일 났을 것 같다. 회화도 안 늘어 어설펐을 거고 문화도 제대로 배우지 못했을 거다. 힘들게 고생만 하다 돌아와 안 좋은 기억만 남았을 것 같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나중엔 홍콩서 돌아오기 싫을 정도로 정이 들었다. 버텼기 때문에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홍콩에서 지내는 동안 할 게 없고 외로워 방에서 공부만 했다. EBS를 열심히 보며 영어 공부를 하는데 친구가 방에만 있지 말고 사람들과 대화를 하라고 조언해서 외출을 하기 시작했다. 그 경험들이 한국에서 도움이 많이 되더라. 아이돌로 데뷔를 해서 그런지 사람 대하는 방법을 잘 몰랐다. 누군가 내게 호의를 베풀면 의심을 하기도 했고. 외국 생활 덕에 시야가 많이 넓어졌다.


Q. 언제 여행을 계획하는지

딱히 계획을 세우진 않는다. 저렴한 항공권 팝업이 뜨면 무작정 결제하는 편이다. 취소하게 될지라도 일단은 결제한다. 백만원이 있다면 반을 여행비에 쓰는 것 같다. 어렸을 때는 10을 벌면 1을 쓰고 9를 저축했다. 그랬기에 그 돈으로 부모님께 집도 사드릴 수 있었지만, 이제는 나를 위해서 쓰고 싶다. 다들 내가 돈이 많아 여행을 자주 다니는 줄 아는데 그렇지 않다. 최저가 항공권으로 떠나는 거고, 숙소 또한 저렴한 도미토리에서 머물 때도 많다.

Q. 여행 스타일

계획보다는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스타일이다. 국내 여행을 갈 때도 마찬가지. 일단 서울역에 가서 행선지를 정한 뒤 기차 티켓을 끊는다. 발길이 닿는 곳에서 내려 밥 먹고 동네 구경하면서 여행을 즐기는 편이다.

Q. 화려한 외모와 눈에 띄는 스타일링 탓에 해외서도 눈에 띄었을 것 같다.

한국에서는 항상 외국 사람처럼 생겼다는 얘길 많이 들었다. 영국에 갔을 때 쇼윈도에 비친 내 모습을 보게 된 적이 있는데 거길 가니 또 동양인 같더라. 동양인 치고 또렷한 이목구비 덕에 그들도 내 외모에 큰 거부감은 없는 것 같다. 남자들의 대시도 많았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내가 좋아서가 아니라 그냥 버릇처럼 다가와 호감을 보였던 것 같다.

Q. 일기 형식의 포토에세이 ‘지금 아니면 언제’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일기는 지금도 꾸준히 쓰고 있는지

중학교 때부터 매일 쓰고 있다. 짧게 세줄 네 줄이라도 꼭 쓴다. 그날그날의 기억이 사라진다는 게 아까워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지금도 종종 예전 일기장을 꺼내 읽곤 하는데 참 재밌더라. 일기장들을 간직만 하고 있었는데 아시는 분이 왜 이걸 너만 보냐며 출판해보라고 추천해줬다. 그래서 책을 내게 됐다.

소소한 기억들도 잃고 싶지 않아 일기를 매일 써왔다. 주로 있었던 일을 위주로 기록한다. 여유 있게 일기를 쓰게 될 경우 그날의 감정이 많이 들어간다. 그런데 시간이 없어 며칠 지난 후에 일기를 정리하게 되면 했던 것, 만났던 사람들을 메모하는 정도로 남긴다. 오늘 bnt와 화보 촬영을 한 것도 일기장에 기록될 거다.

Q. 그렇다면 이후 일기들을 모아 또 한 권의 책이 나올 수도 있겠다.

지금 또 다른 책을 준비하고 있다. 가게에서 많은 손님들을 만났는데, 그 다양한 손님들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일본의 ‘심야식당’처럼.

Q. 참 많은 일들을 병행하고 계신 것 같다.

어렸을 때는 하기 싫은 것도 해야 해서 즐겁지가 않았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 대우도 받고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기 때문에 싫은 걸 억지로 하지 않아도 된다. 예전과 다르게 대표님과 충분히 의견을 조율할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 같다. 내 조건을 맞춰주고 배려해줘 편하다. 여행이 우선순위, 다음이 방송 스케줄이다. 그 조건이 아니면 다시는 연예인을 할 생각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내게는 중요했다.

지금 대표님이 샤크라 때 매니저라 나에 대해 잘 알아 좋다. 그때는 무서운 분이었다. 사이도 안 좋았고. 당시 일기장을 보니 ‘언젠가는 매니저에게 해코지를 할 거다’라고 쓰여있더라. (웃음) 나이가 드니 이해가 간다. 우릴 혼낼 수밖에 없었을 거다.

Q. 지난해 11월 S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샤크라 재결합 계획이 없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솔로로 복귀할 계획은?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목소리도 늙어가고 있고 가수 활동을 안 한지 오래돼서 망설여진다. (웃음) 친한 동생과 같이 음악 하자는 얘길 나눈 적이 있긴 하다. ‘컴백’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가수 활동을 재개하는 건 부담스럽다.

Q. SNS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는데, 특별히 여성 팬들이 많아 보인다.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비결

유독 여성분들이 SNS를 많이 해서 그런 것 같다. 보면 대부분 칭찬밖에 없지 않나. 근데 그런 걸 다 믿어선 안 된다. 좋은 것만 보면 그 현실에서 못 벗어나기 마련이니까. 분별하고 정신 차려야 한다. 연예인이 되기 전에는 내가 최고인 줄 알았는데 되고 나니 나보다 예쁜 사람들이 많더라. 나는 아무것도 아니구나 싶었다.

Q. 과거 예능 프로그램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예능 출연 계획은?

프러포즈를 많이 받고 있지만 전보다 신중하게 선택하고 싶다. 돈을 벌기 위해 활동을 다시 시작한 게 아니니까. 무작정 많은 일을 할 게 아니라 나와 맞는 것을 택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계획 중인 게 많다. 개인적으로 올해는 참 설레는 해다.

Q. 특히 패셔너블한 스타일링으로 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패션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

어렸을 때부터 옷을 좋아했다. 늘 용돈이 부족해 친구들에게 옷을 빌려 입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부터 마음을 먹었다. ‘돈을 많이 벌면 가지고 싶은 옷과 신발을 모두 살 거야’ ‘가죽 재킷을 살 거야’ 그런 생각밖에 없었다. 오로지 그게 목표였다. 내 꿈은 그저 누군가에게 옷을 빌리지 않고 내 돈으로 사 입는 것.

그러다 연예인이 되니 쇼핑을 자유로이 할 수 있게 됐고 여기저기서 옷을 선물해주더라. 나중엔 내가 원하는 옷들이 집에 다 있게 됐다. 정말 신기했다. 아무것도 아닐지 모르지만 나는 꿈이 이뤄진 기분이라 행복했다. 만약 어렸을 때 가지고 싶은 옷을 모두 살 수 있는 환경이었다면 이토록 옷을 좋아하지 않았을지도. 그 부분에 목말라 있어 더욱 좋아하게 된 것 같다.

Q. 스타일링 철학

특별한 철학은 없다. 캐주얼을 좋아하고, 잠들기 전 내일 날씨를 꼭 확인하는 편이다. 아침 일찍 외출해야 하는 날에는 전날에 미리 옷을 골라놓는 것이 편하더라. 10분이라도 잠을 더 잘 수 있어서 좋다. 편하게 나가고 싶은 날은 원피스를 입는 편. 요즘 스트리트 패션이 유행이라 다행이다. 안 그랬다면 ‘왜 매일 저러고 다녀’라는 소리를 들었을 텐데. 패션으로 인정해주니 너무 좋다.

Q. 흐트러짐 없는 탄탄한 몸매 관리 비결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해왔다. 안 하면 불안할 정도로. 그랬는데 카페를 운영하게 되면서 시간이 없어 최근 2년 넘게 운동을 못 했다. 그런데도 몸이 어느 정도 유지가 되더라. 운동은 20대 때 해놔야 된다는 걸 느꼈다. 그때 만들어 놓은 탄탄한 몸이 계속 유지되는 것 같다. 운동은 무조건 일찍 시작하는 게 좋다. 나도 조만간 다시 운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젊은 분들이 인터뷰를 접하게 된다면 귀찮더라도 지금부터 운동을 시작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Q. 원조 걸크러시 연예인으로 꼽히고 있다. 방송으로 비치는 모습에 가려진 실제 성격은?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기사마다 ‘원조 걸크러시’가 붙는다. 어렸을 때 운동을 한 데다 오빠와 자라서 지금 같은 성격이 된 것 같다. 털털한 성격을 갖게 된 또 다른 이유를 꼽자면 학창시절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아서다. 조금 얄밉게 들릴 순 있지만 그래서 여자 친구들이 가만히 있는 나를 시기하고 질투했다. 그런 것들이 힘들었다.

남자보다 여자 친구들과 더 친해지고 싶었다. 혹여 왕따를 당할까 봐 코를 후비는 등 더 털털한 척을 했다. 덕분에 내가 좋다던 남자들이 떠나갔지만 여자 친구들이 늘었다. 그게 더 좋았다. 그때 털털하게 행동했던 게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 이젠 여성스러울 때도 됐는데 마음처럼 안 된다. (웃음)

Q.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에 출연해 황보가 아닌 황보혜정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투병 중인 아버지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을 법 한데, 용기를 낸 이유가 있다면

친척, 가까운 사람들 모두 아버지의 투병 사실을 몰랐다. 잘 이겨내고 있었지만 많이 힘들었다. 다들 뭐하고 지내냐며 근황을 물어보는 게 참 버겁더라. 사실 프로그램에서 가족을 보여줘야 하는 게 싫었다. 하지만 내가 감추고 있던 모습을 보여주는 게 그 프로그램의 취지인 것 같아 자연스럽게 드러내게 됐다.

속은 시원했다. 여태 죄를 지은 것도 아니었는데 나에 대한 모든 걸 보여주고 나니 편하더라. 힘든 걸 티 안 내고 살았기 때문에 내 모습을 보고 희망을 얻었다며 연락을 준 친구들도 많았다. 더 열심히 살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 좋았다. 출연에 전혀 후회는 없다. 지금 사정을 설명할 수 있어 편하다.

Q. 어깨가 유난히 무거울 것 같다. 인생의 무게를 견디는 자신만의 비결

가족이다. 아빠가 쓰러지고 나서 모든 게 변했다. 엄마가 가장 힘들어하셨다. 지금은 가족 모두 현실을 받아들였다. 이것 또한 극복이 되더라. 그래서 지금은 마음이 너무 편하다. 물론 부담은 된다. 병원비를 부담하는 게 힘들긴 하지만 신기하게도 종교의 영향인지 잘 극복할 수 있었다. 부모님이 건강하게 계실 때 잘 해드리란 말을 전하고 싶다.

Q. 스트레스 해소법이 궁금하다.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 친구들과의 만남, 수다, 맛있는 걸 먹는 거라던데 그걸 합한 게 여행이라고 하더라. 여행과 와인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다.

Q. 결혼에 대해

그 질문을 정확히 20대 초반 라디오에서 받았다. 10년 뒤에 뭘 하고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십 년 뒤 서른둘이네, 그럼 결혼하고 애도 있지 않을까요’라고 답했더라. 그런데 지금 서른여덟이다. 그 영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내가 저런 이야길 했다니. 역시 함부로 이야기하면 안 된다. 우리나라는 일정 나이가 되면 결혼하라고 잔소릴 하는데, 나이에 맞춰 결혼을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나도 여자인 만큼 결혼은 꼭 하고 싶다. 다만 서두르고 싶진 않다. 나이가 있어 노산이 걱정이긴 하지만 자유로운 지금이 너무나 좋다.

Q. 올해 하반기 계획

계획했던 여행을 다 마무리하는 것. 그리고 운동을 다시 시작해서 체력을 기르는 것. 친구들과 놀 때 체력이 안 좋아졌다는 걸 많이 느낀다.

엄마가 아빠가 계시는 병원에 머무를 때가 많아 부모님 집을 이사했다. 엄마가 더 마음이 편해지도록 도와주는 것도 올해 큰 목표다. 엄마랑 나는 늘 불안해한다. 아빠가 언제까지 곁에 있어줄지 모른다는 생각에. 언제쯤 기적이 일어날까.

Q.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

인터뷰에 응하면서 나에 대해 알게 된 것 같다. 내 마음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 어쩌면 천생 연예인인가 싶다. 일이 참 즐겁다. 전에는 일이 힘든 게 아니라 스태프들과 관계자들에게 자꾸만 상처를 받게 되는 게 싫었다. 그런데 홀로 사회에 나와 나이까지 들고나니 그분들도 연예인에게 상처를 받은 경험이 많더라. 선입견을 없애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일을 하면서 외국을 다녀오니 그런 상처들이 잘 아물었다. 그런 분들과 마주치며 상처를 받을 게 아니라 앞으로 마주칠 일을 만들지 않으면 되는 것 같더라. (웃음) 이쪽 일이 적성에 맞으니 꾸준히 하되, 그 자리에 오래 머물고 싶다. 얼마 전 ‘돈이 떨어지니 다시 나왔다’라는 댓글을 봤다. 그저 웃기더라. 그 밑에 ‘돈은 십 년 전부터 떨어졌다’며 댓글을 달고 싶었지만 회원가입을 하는 게 번거로워 참았다. 그렇게 웃으면서 댓글을 달고 싶었다.

누리꾼, 대중 분들은 보이는 대로 믿게 되는 법이니까. 여러 가지 시선이 있을 수밖에 없겠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었다.

에디터: 마채림
포토: 권해근
영상 촬영, 편집: 이재엽, 석지혜
의상: 르이엘, 로켓런치
슈즈: 모노톡시
비키니: 오그힉
파우치: 토툼(TOTUM)
시계: 망고스틴
선글라스: 라피스 센시블레
주얼리: 밀튼스텔리, 그랭드보떼, 티아도라(TEDORA)
헤어: 제니하우스 청담힐 지수 팀장
메이크업: 제니하우스 청담힐 강예원 실장
장소: 펜션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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