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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창민 “팬들은 천군만마 같은 존재, 자랑스러운 가수 되겠다”

2019-03-22 18:45:42

[황연도 기자] “제가 좀 일찍 도착했죠? 그래도 늦게 오는 것보단 좋잖아요. 하하”

약속시간보다 약 1시간가량 일찍 도착한 그가 특유의 붙임성을 과시하며 인사해온다. 딜레이 되는 촬영에도 시종일관 밝은 기운을 불어넣으며 분위기를 밝히는가 하면 어려운 포즈를 척척해내며 프로다운 모습을 내비쳤다는 후문. 한층 멋있어진 외모까지 과시하며 ‘고막 남친’을 넘어 ‘각막 남친’으로 거듭난 가수 이창민을 만났다.

2008년 발라드 아이돌 2AM으로 데뷔해 얼굴을 알리기 시작, 2010년 에이트 이현과 옴므로 또 한 번 뭉쳐 짙은 감성의 보컬을 선사하던 그는 가수들 중에서도 ‘믿고 듣는 발라더’로 통한다. 노래만 잘 하는 게 아니다. 어느 순간부터 작사, 작곡 등 프로듀서로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그는 ‘도깨비’ OST로 큰 사랑을 받았던 ‘이쁘다니까’, 트로트 그룹 나무 데뷔곡인 ‘CEO’ 등 제법 굵직한 히트곡들을 제작한 바 있다.

최근엔 솔로 가수로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역량을 과시하고 있는 이창민. 얼마 전엔 새 소속사에 둥지도 틀었다. 솔로 뮤지션으로서 또 한 번 힘찬 날갯짓을 시작한 그와 나눈 인터뷰를 공개한다.

Q. bnt 화보 촬영 소감

“너무 오랜만에 화보 촬영을 해서 사실 좀 긴장을 많이 했다. 평소엔 셀카 정도만 찍고 누군가에게 찍혀본 건 오랜만이다. 사실 촬영 중간에 몰래카메라가 아닐까 싶기도 했다(웃음). 이상한 표정이나 포즈를 취하면 멋있다고 해주셔서 놀리시는 건가 의심스럽더라 하하. 예쁘게 만져주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Q. 근황

“작년 3~4월쯤 앨범을 직접 제작해서 발매했었다. 홀로서기를 해보려고 이런저런 노력들을 많이 기울였던 것 같다. 또한 작년 중반부터 일본 진출을 위해 끊임없이 문을 두드리고 있는 중이다. 2am으로서 일본 활동을 했던 게 벌써 4~5년 전의 일이다. 현재는 솔로로 일본에서 콘서트도 하고 앨범 활동들도 조금씩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올해 식스오션스라는 새로운 회사와 함께 시작한 상황이다. 지금 앨범 준비 열심히 하고 있는 중이다”

Q. 앨범은 언제 나오나

“지금 열심히 곡을 받고 있는 중이다. 직접 쓰고 있기도 하고. 아마 5월쯤엔 나오지 않을까 싶다. 늦봄쯤엔 나오게 될 것 같다. 여름 되면 댄스곡이 나올 텐데, 나는 발라드 맛집이라 여름이 오기 전엔 내야 한다(웃음)”

Q. 1인 기획사를 하다가 새 소속사에 둥지를 틀지 않았나

“홀로서기가 쉽지만은 않더라. 한국과 일본을 오가다 보니 혼자 하기 힘든 스케줄도 생기곤 했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힘든 점들이 많았다. 혼자 하는 것보다 도와주시는 분들이 계시면 활동하는 데 있어서 조금 더 다각도로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식스오션스라는 새 소속사와 함께하기로 했다. ‘전문가는 전문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못하는 부분들을 많이 채워주실 거라 생각한다”

Q. 꾸준히 일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2012, 2013년도쯤 2AM이 일본 데뷔를 했었다. ‘죽어도 못 보내’를 일본 버전으로 만들어 데뷔를 했고 약 3년 정도 활동을 했었다. 좋은 기회로 도쿄 엠엑스라는 방송국에서 ‘아이 엠 창민군(저는 이창민입니다)’이라는 예능 방송을 직접 진행하기도 했었다. 일본 예능에도 흥미가 많은 편이고 활동을 기다리는 일본 팬들도 계신다. 그래서 끊임없이 일본 진출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현재는 솔로로 활동하다 보니 몸이 더욱 가볍지 않은가(웃음). 4월29일부터는 일본에서 솔로 투어 콘서트도 할 예정이다. 나고야를 시작으로 오사카, 도쿄에서 공연을 하게 될 것 같다”

Q. 일본 예능을 진행할 정도면 일본어 실력이 상당하겠다

“소데스, 소데스(そうです, そうです). 통역 안 쓰고 방송 출연할 정도는 된다. 일본 가서 인터뷰할 때도 그냥 한다. 어려운 단어는 돌아가서 어떻게든지 얘기한다(웃음). 일본어는 독학했다. 만화랑 드라마를 보면서 공부했다. 그래서 까막눈이다. 한 번은 글을 못 읽어서 간판 밑에서 한 시간씩 기다린 적도 있다(웃음). 그래도 말은 곧잘 한다”

Q. 작곡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현재 보유한 곡은 몇 곡 정도인가

“발매한 곡은 여덟 곡 정도 되는 것 같다. 2AM 수록곡도 있었다. 다른 뮤지션에게 줬던 곡들도 있다. 남자 트로트 듀오인 나무의 데뷔곡을 내가 썼다. ‘CEO’라는 곡인데, 장윤정 누나가 프로듀싱을 맡았다. 또 에디킴의 ‘이쁘다니까’도 직접 작사 작곡을 했던 노래다. 사실 이 곡은 직접 부르려고 만들었었다. 옴므 데모곡으로 제출했던 거였는데 우리의 색깔과는 맞지 않는 것 같아서 에디킴 씨에게 주게 됐다. 에디킴 씨가 불러서 훨씬 잘 된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Q. 본인의 보유곡을 주고 싶은 뮤지션이 있다면?

“글쎄. 줬던 뮤지션은 있었다. ‘서바이벌 모모랜드를 찾아서’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모모랜드를 위한 맞춤곡을 제작해서 줬었다. 그 친구들한테 곡을 주고 싶어서 작정을 하고 쓴 곡이었다. 그런데 아주 그냥 시원하게 차였다(웃음). 아직도 가지고 있어요. 아직 세상에 나오지 못했다. 앞으로 맞춤 제작을 하지 않을 거다. 두루뭉술하게 써서 맞춰가는 방식이 좋은 것 같다”

Q. 벨소리를 직접 제작해 팬카페에 무료 배포도 했던데

“아이폰으로 변경을 하니까 벨소리를 구하기가 쉽지가 않더라. 이게 가수가 자기 곡을 벨소리로 하면 모양이 빠져 보인다(웃음). 남의 곡을 해놓기도 그렇고. 그래서 직접 만들게 됐다. 처음엔 ‘한번 만들어볼까’하는 마음으로 간단하게 제작했다. 처음 만들었던 벨소리는 ‘쪽팔리기 싫으면 빨리 받자’는 콘셉트다. 앞에 간주를 길게 넣었는데, 어디에 있든지 내 목소리가 나오기 전까지 무조건 받으라는 암묵적인 의도가 담겨있다(웃음). 두 번째는 트로트였고 세 번째는 아예 처음부터 ‘전화 왔다. 풍악을 울려라!’로 시작한다. 팬들을 위한 선물이다. 그래서 팬카페를 통해 다운로드할 수 있는데, 혹시 팬카페 가입을 망설이는 분들에게 가입을 장려하고자 하는 큰 그림까지 계산한 거였다(웃음)”

Q. 팬들의 반응은 어떤지

“너무 좋아해 주시더라. ‘부끄러움은 너희 몫이다’라고 적어놓기까지 했지만 다들 멘틀이 강한 편인가 보다(웃음). 반응이 너무 좋아서 뿌듯하더라. 그래서 지금 4탄은 어떤 장르로 만들어야 할지 고민 중이다. 3탄을 너무 세게 만들어버려서 다음이 쉽진 않은 것 같긴 한데, 열심히 만들어봐야겠다. 기대해달라”


Q. 트로트부터 아이돌 곡까지. 디양한 장르의 음악을 작곡하고 있지 않은가

“따로 배운 게 아니라 근본이 없어서 가능한 것 같다. 화성학이나 작곡법을 제대로 배운 게 아니라 보컬로 활동하며 떠오르는 대로 만든 거라 전문적인 건 아니다. 어떻게 보면 작곡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틀에 갇히지 않고 이것저것 다 시도할 수 있는 것 같다. 작곡가님들처럼 직업으로서 만드는 게 아니라 즐기는 마음으로 쓰고 있기 때문에 장르를 다양하게 넘나들 수 있는 것 같다. 얼마 전엔 남자 댄스곡도 한번 만들어봤다. 처음부터 댄스로 갈 생각은 아니었는데, 일본 한 호텔방에서 심심해서 만들어봤는데 신나는 곡이 됐다. 요즘엔 발라드에 도전해보고 싶어졌다. 발라드 가수임에도 발라드 곡을 쓰는 게 너무 어렵다. 트렌드도 읽을 줄 알아야 하고 느림 템포이기 때문에 멜로디와 가사가 좋아야 하는 장르다. 물론 댄스곡이 쉽다는 건 아니지만, 댄스곡은 여러 가지 소리 장치를 사용해 신나게 만들 수가 있다. 일렉트로닉 소리를 넣는다든지 리듬을 좀 더 쪼갠다든지 하는 효과들 말이다. 그런데 발라드는 다르다. 멜로디와 가사만 가지고 승부를 봐야 한다. 너무 어려운 장르인데 그래서 더욱 정복하고 싶다”

Q. 혹 훗날 댄스곡 도전 의향도 있는지

“발라드 가수이긴 하지만 의외로 춤도 춘다(웃음). 안 그래도 이번 일본 콘서트 때 보여드리려고 한다. 못 쓰는 관절이긴 한데 어떻게든지 기름칠을 해서 출 예정이다 하하. 사실 2AM 때 댄스곡에 도전한 적이 있었다. 물론 흑역사로 남아 잊고 싶은 기억이 되어버렸다. 잘못된 선택이었다. 하필 제목도 ‘잘못했어’였다(웃음). 일본에서는 2AM과 2PM이 원데이라는 그룹으로 활동을 많이 한다. 함께 공연을 할 때 가끔씩 춤도 보여드리곤 했었다. 공연 때 가끔씩 추는 정도는 가능하지만 댄스곡을 내는 건 잘 모르겠다. 지금 나이에 댄스곡 도전 의향이라…. 현재 서른넷인데 훗날이라면 언제쯤을 말씀하시는 건가(웃음). 일단 회사에서 댄스 레슨을 붙여주시긴 했다. 무슨 생각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하”

Q. 유튜브 도전 의향

“해보려고 한다. 아니, 해야 할 것 같다. 워낙 유튜브가 대세이지 않은가. 유튜브에선 음악적인 것들을 좀 빼고 평상시 내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하는 편이다. 가수가 커버 곡을 부르는 건 너무 식상하지 않은가. 내 일상생활 속에서 팬들이나 시청자분들이 궁금해할 법한 소재들을 담아내려고 한다. 오늘 화보 촬영을 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채널도 있다. 주로 팬들과 소통하기 위한 영상들을 올리고 있다. 핸드폰도 있고 카메라도 있으니 직접 촬영도 한다. 또 영상으로 배워서 유튜브 편집도 직접 도전하고 있다. 물론 회사에서 촬영이나 편집을 하는 영상들도 있지만 직접 편집한 영상도 올리곤 한다”

Q. 아이돌계 근육남이 아닌가. 몸매 관리 비결이 있다면?

“초반에는 PT를 받았었다. 2009년 정도였던 것 같다. 처음엔 멘즈헬스 촬영이 잡혀서 운동을 하게 됐는데, 하다 보니 촬영이 끝난 뒤에도 계속 관리를 이어가게 됐다. 살을 빼고 데뷔를 해서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데, 예전에 104kg이 넘었던 적도 있었다. 30kg 가량 빼고 데뷔를 한 거다. 체중 감량을 성공하고부터는 운동 강박증이 생겼다. 뚱뚱했던 시절 콤플렉스가 심했었는데, 몸매가 바뀌고 나니까 쾌감을 잃고 싶지가 않더라. 그래서 PT가 없는 날도 개인적으로 운동을 했고 해외 스케줄을 나가더라도 운동은 꼭 했다. 다시 몸무게가 찔 것 같은 불안감에 강박이 심했다. 운동해야 된다는 압박감에 잠까지 설쳤을 정도였다. 한 3년 정도를 그렇게 운동에 미쳐있었던 것 같다. 물론 지금은 안 그렇다. 비 활동기일 때는 맥주도 마시고 기름진 음식도 먹곤 한다”

Q. 몸이 좋아서 가끔 헬스 트레이너로 오해를 받을 정도라고

“예전에는 그런 오해를 꽤 받았던 것 같다. 다니던 헬스장에서 직원들이 입는 민소매를 하나 준 적이 있었는데, 직원 옷까지 입고 있으니까 트레이너인 줄 알고 한 달에 얼마냐고 그렇게 물어보더라. 그래서 나중엔 민소매 뒤에 적어놔버렸다. ‘트레이너 아님’이라고(웃음)”

Q. 술은 즐기는 편인가

“다른 술은 잘 안 마시는 편이고 맥주만 마신다. 주량은 굉장히 많이 마시는 편이다. 10,000CC 정도. 500CC 잔으로 따지면 스무 잔이다”

Q. 10,000CC라니. 하루에 마실 수 있다는 말인가

“하루가 아니다. 앉아서 한 4~5시간 마시면 그 정도 마시더라. 한 8000~10000CC까지는 멀쩡하다. 그 이상을 넘어가면 취한다. 컨디션이 좋을 땐 더 마실 때도 있다”

Q. 어느덧 30대 중반, 연애, 결혼 계획은?

“연애…할 거다. 사실은 일찍부터 결혼을 하고 싶었다. 외동아들이라서 외로움을 많이 타는 편이기도 하고 뭔가 나 같은 성격은 결혼하면 안정을 찾을 것 같더라. 뭔가를 책임져야겠다고 생각이 들면 그것만 생각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하루에 한 가지 생각만 하곤 한다. 뭔가를 사고 싶으면 사기 전까지 그것만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폰을 사게 됐다(웃음). 두 가지 이상을 잘 못하는 편이다. 멀티가 안된다고 해야 할까. 다시 본론으로 가서 결혼 이야기를 하자면 예전엔 빨리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아직은 일에 더 집중하고 싶다. 언젠가 이 직업에 대한 압박감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 때쯤, 가정을 책임질 수 있는 준비가 됐을 때쯤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물론 마지노선은 있다. 마흔 전에는 해야 하지 않겠나. 6년 남았다(웃음)”


Q. 2AM의 완전체 활동, 언제쯤 기대해볼 수 있을까

“안 하고 싶어서 안 하는 게 아니다. 일단 멤버들이 군 복무를 다 마쳐야 하지 않겠나(웃음). 멤버들이 다 제대하고 나면 다시 뭉칠 거다. 그런데 진운이가 최근에 군대를 갔다. 앞으로 1년8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빠르면 전역하고 바로 뭉칠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회사가 다 다르기 때문에 약간의 합의(?)가 필요하겠지만 빨리 해결이 된다면 2년 뒤쯤이 될 것 같다. 멤버들이 전역하고 나면 나도 곧 마흔을 바라보게 된다. 동생들이 나오는 대로 최대한 빨리 추진해봐야겠다. 마침 올해 슬옹이가 전역을 한다(웃음)”

Q. 그렇다면 옴므 활동은?

“내가 최근에 식스오션스 회사에 들어가서 함께 하기 시작했다. 현이 형도 최근에 솔로 앨범을 냈고. 현재는 정황상 솔로 활동에 집중해야 할 때인 것 같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또 뭉치게 되지 않겠나”

Q. 국내 최초 군필돌이 아닌가

“아이돌 출신으로 활동하는 분들 중에서 내가 최초일 거다. 김태우 형보다 내가 군대를 더 빨리 다녀왔으니까. 그래서 형들에게 군대 상담도 많이 해줬다. 이석훈 형, 슈퍼주니어 형들에게도 다 얘기 많이 해줬다. 현재 전역한지 10년이 넘었고 예비군 끝나서 민방위 나가고 있다”


Q. 출연하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면

“여행 프로그램. 여행을 자주 못 다녀서 프로그램을 빌미로 좀 다니고 싶다는 숨은 속내가 담겨있다(웃음). 여행 프로그램을 한다면 남미 쪽으로 가보고 싶다. 특히 브라질. 삼바 축제도 가보고 싶고 축구도 볼 수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우리나라 정반대에 위치한 곳의 문화를 느껴보고 싶다”

Q. 연기돌이 될 의향도 있을까

“뭐 시켜주신다면 할 거다. 그런데 먼저 찾진 않을 것 같다(웃음). 뮤지컬은 지금까지 한 10 작품 정도 했었다. 그래서 무대 연기 쪽은 어떤 매력인지도 알고 어떤 재미를 지녔는지도 안다. 그런데 방송 쪽은 해본 적이 없어서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Q.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뮤지션은 있나

“박원 씨의 노래를 요즘 즐겨 듣는다. 나와는 다른 스타일의 보컬인 것 같아서 함께 작업하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물론 함께한다면 발라드 장르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분도 나만큼이나 발라드 맛집인 것 같더라(웃음)”

Q. 롤모델

“음악적인 롤모델은 예전부터 김건모 선배님이다. 김건모 선배를 동경하는 마음으로 음악을 해왔고 예전부터 팬이기도 했다. 음악을 공부하면 할수록 ‘이 아티스트처럼 노래 부르기가 정말 어려운 거구나’라는 사실을 실감한다. 노래를 할수록 건모 형을 더 존경하는 이유다.

연예인으로서 롤모델은 윤종신 선배님이다. 곡도 쓰시고 예능 활동도 활발하게 하시고 엔터테인먼트 사업까지 하고 계시지 않은가. 작곡, 보컬, 예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계신다는 게 부럽다. 나 역시 그런 부분들을 닮고 싶다”

Q. 어느덧 데뷔 10년을 훌쩍 넘겼다. 지난 10년은 어땠는지

“좋았던 때도, 힘들었던 때도 있었다. 물론 둘 다 나의 선택에 의한 결과들이었을 것이다. 만약 누군가 시간을 되돌려 다른 선택을 할 것이냐 묻는다면 ‘아니오’라고 답할 것이다. 당시의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해왔다고 생각하기에 후회는 없다. 여전히 미래는 선택의 연속일 것이다. 기쁜 일이던 아픈 일이던 일어날 일은 어차피 일어나게 된다는 사실을 이 일을 하면서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알게 된 것뿐이다. 늘 최선의 선택을 하도록 노력하겠다”

Q. 앞으로의 10년은 어떨까

“예전에 진영이 형이 했던 말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한창 2AM으로 인기 있었던 때였다. 어느 날 콘서트가 끝나고 진영이 형이 대기실에 들어오더니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며 말문을 여셨다. “너희가 현재 인기를 얻고 있지만, 이 인기를 인정으로 바꾸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너희는 오래가지 못할 거다”라고.

요즘 들어 그 말을 철저히 실감하고 있다. 예전엔 힘든 일이 있으면 무언가를 탓할 수가 있었다. 회사가 됐건, 바쁜 스케줄이 됐던 말이다. 그런데 홀로서기를 시작하고부터는 무언가가 잘못됐을 때 ‘내가 잘못한 것’이라는 결과만 남더라.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내 탓이라는걸. 한창 사랑을 받았을 당시 인기를 인정으로 바꿨다면 지금 같은 상황은 닥치지 않았을 것만 같더라.

홀로 서서 모든 걸 겪어보니 많은 것들을 깨닫게 됐던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의 10년은 어떻게 하면 ‘인정’받을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시간들이 될 것 같다. 그 해답을 하루라도 빨리 찾게 된다면 더 이상 흔들리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든다. 결국은 실력으로 인정받는 가수가 되자는 것. 말이 길었지만, 결론은 흔들리지 않고 실력으로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10년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Q. 팬들에 대한 애정이 큰 것 같던데, 소통왕이다.

“큰 무대에 서게 되면 자연스럽게 우리 팬들을 찾게 된다. 익숙한 얼굴을 마주한다던가 플래카드를 찾게 되면 무대 위에서 천군만마보다 더 큰 힘을 얻게 된다. 가수는 내 편이 응원해주는 무대에 섰을 때 굉장한 에너지를 얻는다. 그래서 현장이나 공개 방송 때 팬들이 와주면 고마운 마음이 배로 커진다. 나도 모르게 의지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사실 예전엔 고마운 마음이 크면서도 경상도 사람이라 표현을 잘 못했다. 부끄럽기도 하고 간질간질한 마음도 드는 것만 같았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표현을 해야 알 거라고 생각한다. 서울 남자분들처럼 자상하고 부드럽고 말랑말랑하게는 못한다 해도 그 반만큼만 따라가보자는 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많이 바뀌었다. 팬들도 가끔씩 놀라더라. ‘우리 오빠가 이런 것도 할 줄 알아?’하고”

Q. 인터뷰를 빌어서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좀 과격한 표현일지 모르겠는데, 데뷔 때부터 해왔던 말이 있다. ‘목이 터져라 노래하겠습니다’라는 것. 매 콘서트 막바지쯤이나 팬들에게 전하는 편지에도 항상 하는 말이다. 그런데 얼마 전엔 팬들에게 이런 얘기를 했다. ‘저 가수 내가 키웠다’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가수가 되겠다고. 약속했으니까 지켜야 하지 않겠나. 팬들이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뮤지션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어디 가서도 ‘어깨 뿜뿜’할 수 있도록 말이다”

에디터: 황연도
포토: 백진상
의상: 노운, 옥토버써드, 홀리넘버세븐
슈즈: 팀버랜드, 페이유에
아이웨어: 프론트(Front)
선글라스: 루이까또즈
모자: 밀리어네어햇
헤어: 정샘물 웨스트 봉주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 이스트 선혜림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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