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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 걸음 더, 전효성

2020-06-04 12:24:23

[나연주 기자] 아직 대중은 그를 ‘시크릿의 전효성’으로 기억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그를 설명하기에는 하나의 수식어만으로는 부족하다. 시크릿 활동 당시 보여준 노래와 춤 실력은 기본, 예능과 드라마에서도 종횡무진하고 있는 전효성.

그가 MBC FM4U의 ‘꿈꾸는 라디오(이하 ‘꿈꾸라’)’의 첫 여성 DJ를 맡아 연일 화제다. 12년 만에 처음, 여성 DJ로 활약하며 ‘꿈꾸라’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 것. 사실 그를 떠올리면 넘치는 밝은 에너지가 먼저겠다. 라디오 부스에 앉아 차분하게 꺼낼 그만의 생각들이 어떨지 더 궁금한 이유다.

이렇듯 그의 근황은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 라디오뿐 아니라 유튜브 채널 ‘블링달링전효성’에서도 꾸밈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그다. 그에게 앞으로는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묻자 “아직 많은 사람이 무대에서의 모습을 기억해 주시니 나라는 사람에 대해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며 진심을 전했다. 그렇게 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bnt와 만났다.

Q. tvN ‘메모리스트’ 종영 후 근황

“MBC FM4U ‘전효성의 꿈꾸는 라디오’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드라마 촬영하면서 못했던 스케줄을 소화하며 바쁘고 정신없게 보내고 있다. 위라이크 ‘배틀 코덕쇼’와 티캐스트 ‘요즘것들’, 또 FashionN, 위라이크 ‘어쩌다 마주친’이라는 먹방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도 하고 있다. 이렇게 드라마 촬영하느라 못 잡았던 스케줄을 다 잡아서 종영 후가 더 바빴다. 분명 쉬는 날은 있지만 온전히 쉬지를 못하고 있다. 라디오 생각도 하고 유튜브 촬영도 해야 해서 쉴 시간이 없더라”

Q. ‘메모리스트’ 배우들과 호흡은 어땠나

“너무 재미있었다(웃음). 나는 기자고 다른 분들은 형사, 프로파일러 이런 역할이라 호흡을 많이 맞출 신이 거의 없어서 아쉽긴 했다. 나는 많은 연기 공부가 됐고 특히 이세영 배우와 유승호 배우는 경력이 둘 합쳐 40년이 넘었다. 너무 대선배님이다 보니 옆에서 연기하는 걸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돼 좋았다”

Q. ‘꿈꾸라’ 첫 여성 DJ가 됐다. 소감이 어떤가

“라디오가 쉽지 않더라. 두 시간 동안 혼자 얘기를 해야 하지 않나. 또 생방송이다 보니 실수하면 안 되고 실수를 하더라도 자연스럽게 넘어가야 하니 순발력과 재치가 필요하더라. 지식이 많아야 문자에 즉석해서 코멘트를 하는데 쉽지 가 않더라(웃음). 아직도 너무 어렵지만 사람들 사는 얘기 듣고 위로를 주고, 또 받기도 한다. 다양한 아티스트들도 만나며 내가 그동안 활동하면서 만나지 못한 새로운 유형과 직업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니 재미있고 좋다”

Q. 부담은 없었나

“사실 ‘꿈꾸라’에 지금껏 여성 DJ가 없었다는 사실을 몰랐다. 지금까지 남성 DJ만 있었다고 하셔서 그에 익숙한 청취자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실까 고민이었다. 다른 여성 DJ분들이 하셨던 방송도 많이 찾아보고 이전 DJ 박경 씨가 어떤 스타일로 했는지도 찾아보며 준비했다”

Q. 어린 시절부터 라디오 DJ를 꿈꿨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원래 라디오를 즐겨 들었나

“나는 그렇게 즐겨 듣지는 않았는데 언니가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익숙해졌다. 데뷔하고 나서 라디오에서 스페셜 DJ를 했었는데 그때 매력을 알게 됐다. 예능은 항상 움직이면서 소리 지르고 하다 보니 에너지를 다 쏟아 정신이 없다면 라디오는 혼자 차분히 앉아서 도란도란 얘기한다. 실시간으로 시간을 체크하며 노래 소개하고 많은 사람과 전화로 통화하는 느낌이다. 차분하게 읽어야 하니 이에 따라 차분해지고 그런 것들이 내게 색다르게 다가왔다”


Q. 원래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나

“아니다. 방송으로 에너지를 쏟다 보니 쉬는 시간에는 항상 가만히 앉아서 넋 놓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혼자 TV를 볼 때는 잘 떠든다. 고양이한테 말을 걸기도 한다. 라디오는 듣는 사람도 있어 같이 얘기를 주고받는 느낌은 맞는데 일방적으로 혼자 떠드니 그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좀 필요하겠다”

Q. 평소 성격

“소심해서 걱정이 많은 편이다. 완전 집순이라 밖에 나가는 걸 귀찮아하는데 막상 나가면 잘 놀고. 불쌍하고 연민 느껴지는 것 못 참고. 싫은 건 못하고”

Q. 화보 촬영 중 비의 ‘깡’을 언급하기도 했다. 트렌드를 잘 따르는 편인가

“아무래도 인터넷으로 모니터링을 많이 하다 보니 그렇긴 하다. 그런데 슬슬 뒤처지는 느낌이다.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왜 좋아하는지 점점 모르겠다. 아직 2000, 2010년대에 머물러있다. 신조어도 많이 따라가려고 하는데 ‘저걸 저렇게까지 줄여야 하나?’, ‘이걸 이렇게 쓴다고?’ 이런 생각이 들 때가 많더라. 아직 잘 모르겠다”

Q. 유튜브 채널 ‘블링달링전효성’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공백기 동안 팬들이 오랫동안 내 모습을 못 봐서 방송 이외의 많은 모습을 보여주고 소통하면 좋겠다 해서 시작하게 됐다”

Q. 정말 리얼하게 찍고 있나

“너무 막 찍는 느낌이 들어서 이렇게 해도 괜찮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 편집을 잘하면 또 괜찮긴 하더라. 그리고 요즘 그런 게 트렌드라고 하더라. 아직 적응은 안 되지만 노력하고 있다. 인트로 영상을 직접 편집했는데 1분짜리 영상을 작업하는 데 열흘이 걸렸다. 내가 직접 하면 일과 병행하지 못하겠더라. 편집자는 따로 구해서 하고 있다”

Q.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콘텐츠가 있다면?

“고양이 집사니까 고양이 자랑을 제대로, 많이 하고 싶다. 그리고 생각보다 아직 내 사적인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지 못했더라. 편한 일상을 그대로 많이 보여주고 싶다. ‘택배 언박싱’도 하고 있는데 많이 좋아해 주시더라. 다이어트 방법도 많이 물어보기도 해서 건강한 식생활도 공유하고 싶다”

Q. ‘고양이 자랑’이라니 특이하다. 인터뷰를 통해 자랑해보자면?

“이름은 블링이와 달링이다. 반려동물이 주는 사랑을 한 번 느껴보니 벗어날 수 없겠더라. 확실히 사람이 주는 것과는 다르다. 고양이를 키우면서 평생 혼자 살아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아이들의 세상에는 정말 나밖에 없지 않나. 같은 고양이끼리는 견제하며 사람인 나를 믿고 따른다는 게 참 신기하다. 내가 어떤 모습이든, 어떤 상황이든 상관없이 나라는 이유만으로 나를 믿어주고, 기다리고, 좋아해 주지 않나. 사람에게서는 여태까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이라 신기하고 대단하다”

Q. 힘들 때 위로가 많이 되겠다

“우울하거나 일이 잘 안 풀릴 때 그렇다. 고양이를 보고 있으면 항상 예쁜 짓을 한다. 혼자 놀거나 넘어지기도 하고. 고양이들과 시간을 보내다 보면 다른 세상은 잠시 꺼둘 수 있어 정신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심각하다가도 고양이 보면 피식 웃고 힐링을 하게 돼 참 좋다”


Q. 고양이는 사람과 비슷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관련 에피소드가 있다면?

“블링이가 한쪽 눈이 안 보이는데 퇴근하고 집에 가면 쪼르르 달려와 나한테 인사한다. 달링이가 그걸 아는지 블링이가 인사할 때까지 기다려줬다가 오더라. 그리고 어머니가 도어락을 열고 들어오실 때는 애들이 마중을 안 나온다(웃음). 도어락 누르는 소리를 들어서 그런지 내가 올 때는 바로 나오더라. 또 한 번은 둘째 달링이가 내 행동을 유심히 보고서 배웠는지 터치하는 곳에 코를 대서 불을 켜고 끄고 하더라. 아침에 밥 달라고 나를 깨우는데 내가 안 일어나면 불을 켜서 깨운다(웃음). 내가 정수기에 컵을 대고 물을 따라 마시는 걸 보더니, 컵에 물을 따라 마실 때마다 온다. 이제 그냥 안 먹고 컵에 따라준 물만 먹는다. 신기하다”

Q. 방송 활동과 조금 다른 라디오 DJ와 유튜버로서의 활동,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요즘 아무래도 사진보다 영상을 더 찾고 자극적인 것들에 익숙해져 있다. 힐링 되는 영상이 지금 다시 떠오르고 있는 이유가 다들 자극적인 영상에 피로감을 느낀 거다. 그런 것처럼 사람들이 아날로그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고 나도 그렇다. 너무 많은 것들을 보고, 접하니까. 라디오는 그런 시각적인 부분에서 벗어날 수 있다. ‘보이는 라디오’를 하긴 하지만 대부분 듣는 콘텐츠라 온전히 목소리와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더라. 보이는 것에 신경 쓰거나 불필요한 에너지를 쏟지 않아서 좋다. 말과 목소리만으로 소통하다 보면 확실히 보고 있는 것보다는 시각적인 부분이 차단되니 더 진솔한 얘기를 할 수 있어 좋다”

“유튜브는 댓글로 소통한다는 점이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 너무 안 좋은 소리는 내가 보고 거를 수도 있어서 좋다. 음악방송을 할 때는 팬들이 실시간으로 반응 해줘서 그게 어떤 때는 잡다한 생각들을 더 하게 만들기도 한다. 팬들의 응원 소리가 평소보다 혹은 다른 팀보다 적으면 하지 않아도 될 생각까지 하게 된다. 그런 것들을 안 할 수 있어 좋다”

Q. 대중에게는 ‘시크릿 전효성’으로 더 알려지지 않았나. 새롭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

“아직 많은 사람이 무대에서의 모습을 기억해 주시니까 나라는 사람에 대해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유튜브를 하면서도 제일 많았던 댓글이 ‘메이크업 전과 후가 다르다’, ‘메이크업 안 한 모습도 괜찮다’, ‘내가 상상하던 전효성과 달라서 색달랐다’, ‘말하는 게 내가 상상했던 것과 다르다’ 이런 얘기들이 많다. 방송 이외의 모습을 계속 보여드리고 싶다”

Q. 가수로서 활동 계획

“‘언제 이걸 내야지’ 하며 계획해서 활동하는 것 자체가 너무 지친다. 음악 작업은 계속하고 있는데 몰아붙여서 하고 싶지는 않다. 이쯤에 나오면 좋겠다 싶을 때 내려고 한다”

Q. 도전해보고 싶은 연기

“너무 많다(하하). 완전 사이코패스 같은 역할도 해보고 싶고 ‘완벽한 타인’ 같은 티키타카가 있는, 특수한 상황이 있는 것도 좋다. 그런 것에서 큰 메시지를 주는 것들도 해보고 싶다”

Q. 데뷔 12년 차, 소감이 어떤가

“가끔 옛날에 내가 했던 노래를 들을 때는 ‘그때 참 열심히 했지’, ‘좋았는데’, ‘정말 많은 시간이 흘렀다’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아직 얼마 안 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요즘 워낙 길게 활동하시는 선배님들이 많으니 그에 비하면 나는 아직도 아기다. 선배님들처럼 오래오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Q. 데뷔 초와 달라진 점

“확실히 여유가 조금 생겼다는 것. 데뷔 초에는 예능에 나가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모든 걸 할 때 스트레스를 안고 살았다. 지금은 그때만큼 조급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아 좋다”

Q. 여러 후배 걸그룹들이 데뷔하는 것을 보면 어떤가

“치열하고 힘들겠다는 생각도 든다. 잘하는 친구들도 너무 많아서 멋있더라”

Q. 눈여겨보는 그룹이 있다면?

“(여자)아이들. 데뷔곡부터 너무 잘하고 좋더라. 얼마 전 Mnet ‘퀸덤(Queendom)’에서 빛을 발하더라. 팀워크도 좋고 프로듀싱을 같이해서 너무 멋있더라”


Q. 송지은, 정하나와 함께 제주도 여행도 다녀오기도 했다. 시크릿 멤버들과 변치 않는 우정의 비결이 있다면?

“비결이라기보다는 워낙 서로 어릴 때부터 가장 힘들고 좋았던 시간을 같이 보내 가족 같으면서도 친구 같다. 오히려 가족들한테는 말 못 할 것들을 멤버들에게 말하기도 한다. 같은 입장에서 같은 걸 느끼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이럴 때 이런 것들을 느껴서 힘들었다 하면 어떤 마음인지 안다며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들이다 보니 그렇다”

Q. 친한 동료 연예인

“정말 친구가 없다(웃음). 웹드라마 ‘내 마음에 그린’에서 같이 출연했던 배우 박윤과 친해졌다. 성격이 나와 비슷하다. 작품 하면서 처음으로 친해진 배우다”

Q. 피부와 몸매 관리 비결

“내가 그렇게 잘 관리하는 편이 아니라 드릴 말씀이 없다(웃음). 일단 물을 많이 마시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게 확실히 중요하더라. 많은 사람이 생각보다 늦게 자더라. 그런데 그 작은 패턴 하나가 바이오리듬을 깨뜨리니 그런 게 중요하다”

Q. 이상형

“됨됨이가 바른(웃음). 정말 착한 사람이 없더라. 그리고 나는 얼굴을 보는 것 같다(웃음). 잘생긴 게 좋다기보다 내가 선호하는 취향이 확실하게 있다. 외모라는 게 맨 처음 본능적으로 끌리느냐 아니냐, 사랑에 빠질 수 있는지의 첫 장면 같은 거라 안 볼 수는 없는 것 같다”

Q. 롤모델

“김희애 선배님 너무 멋지다. 오래오래 그렇게 높은 위치를 유지하시고 커리어도 너무 멋지다. 최근 JTBC ‘부부의 세계’도 봤다. 함께 연기했던 사람들의 후기를 들어보면 카리스마도 있고 우아하다고 하시더라. 그런 데에는 분명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지 않았을까. 그런 것들을 본받고 싶다”

Q. 올해가 가기 전 꼭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건강해지는 것. 요즘 체력이 많이 달린다. 지금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모두가 힘들어하고 건강에 신경 쓰고 있지 않나. 나도 건강이 중요하다는 걸 더 깨닫게 됐다. 건강해야 일도 오래 할 수 있으니 건강해야겠다”

에디터: 나연주
포토그래퍼: 권해근
영상 촬영, 편집: 어반비앤티(urban-bnt)
의상: 히든포레스트마켓, 레하, 고코리, 비앤티 꼴레지오네(bnt collezione), 스튜디오 톰보이
슈즈: 레이크 넨
모자: 빈스모크
선글라스: 프론트(Front), 루이까또즈
주얼리: 바이가미, 위드란(WITHLAN)
백: 엘레강스 파리
헤어: 제니하우스 지수 실장
메이크업: 제니하우스 혜민 실장
장소: 피피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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