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인터뷰] 주니엘 “뮤직뱅크 방송실수, 발목이 90도로 꺾여…”

2012-07-13 15:00:09

[양자영 기자/ 사진 이현무 기자] “아직 어려서 무서운 게 없는 것 같아요. ‘패기돌’? 그거 괜찮네요!”

열아홉 소녀 주니엘은 무뎌 보이는 첫인상과는 달리 과감하고 냉철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음악에 있어서만큼은 자신의 고집을 가지고 가는 편이다. 이러한 음악적 소신과 자신감이 있었기에 어린 나이에 떠나는 일본 유학도 큰 거부감 없이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그의 일본 유학을 두고 ‘경력 부풀리기’라며 의심했지만 천성이 쿨한 주니엘은 “신경 쓰지 않는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당시만 해도 한국 인디신이 크지 않았고 방송에서 기타 치는 분도 안 계셨어요. 그런데 일본에는 다양한 장르의 인디가 있었고 악기를 다루는 분도 많았죠. 한국에서 배울 수 있을 만큼은 다 공부했기 때문에 회사에서 일본 유학을 제안했을 때 흔쾌히 받아들였어요. 무서운 건 하나도 없었고, 정말 설레고 즐거웠던 것 같아요. 후회도 없어요”

그렇게 2년여 세월을 일본에서 보내며 좀 더 많은 것을 보고 들은 주니엘은 원석을 갈고 닦는 오랜 기다림 끝에 6월7일, 드디어 FNC뮤직 첫 여성 신인으로 데뷔하게 됐다. 그에게 첫 방송의 기억은 어떻게 남아있을까? 대답은 패기돌답게 “떨리지 않았다”였다.

“노래나 기타 연습은 충분히 했기 때문에 떨리지 않았어요. 그런데 ‘엠카’ 첫 방송 때 인이어 때문에 고생을 좀 했어요. 정용화 선배님이 인이어를 한 쪽만 하는 게 관객 반응이나 사운드를 다 들을 수 있어 좋다고 하셨는데 저한테는 그게 맞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바보’를 부를때는 박자를 따라가느라 표정이 많이 굳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인이어를 다 빼고 ‘일라 일라’를 부를 때는 정말 편했어요. 그 뒤로는 항상 양쪽 다 해요”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당찬 주니엘도 두 번째 방송 때는 식은땀 깨나 흘렸단다. 당시 ‘뮤직뱅크’ 전주 공연차 지방으로 내려간 주니엘은 자신의 모습을 모니터 하고는 깜짝 놀랐다. 세상에서 제일 편하다고 생각했던 자세가 발목이 90도로 꺾인 상태였던 것.

평소 하이힐이나 치마보다는 운동화와 바지에 익숙했던 터라 자세에 신경을 별로 쓰지 않았던 것이 실수를 불러왔다. 이제는 기타를 칠 때 치마가 당겨져 올라가지 않도록 신경을 쓸 뿐만 아니라 표정관리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고.

이런 부분과 관련해 조언을 구할 여자 선배가 있었다면 상황이 좀 나았을까? 주니엘은 “어차피 조언을 듣기보다는 먼저 개척하고 도전하는 성격이라 괜찮다”며 씩씩하게 웃었다.

대신 주니엘의 행보에는 9명의 든든한 남자들이 함께한다. 한솥밥 식구인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가 그 주인공. 특히 씨엔블루의 정용화는 주니엘의 데뷔 앨범에 자작곡을 선물하는 등 남다른 지원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또 그는 주니엘과 함께 각종 음악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하며 선배이자 멘토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확실히 정용화 선배님과 함께 다니다 보니 부담감이 줄어든 것 같아요. 저를 데리고 돌아다니시면서 작가나 PD분들에게 인사도 시켜주시고 CD에는 어떤 말을 써서 전해드려야 할지도 알려주시거든요. 다른 선배님들도 만날 때마다 잘 챙겨주세요. 사실 씨엔블루 선배님들과는 같은 날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동기라(주니엘이 2시간 일찍 찍었다) 워낙 친구처럼 편하게 지내는 것도 있고요”


정용화의 지원사격이 가수로서 첫 발을 내딛은 주니엘의 부담만 없애 준 것은 아니었다. 그는 주니엘의 앨범에 프로듀서로 참여하며 하나부터 열까지 많은 도움을 줬다.

“정용화 선배님은 녹음에 들어가면 좀 깐깐해져요. 다정한 말투로 ‘응~준희 잘했어. 그런데 다시 한 번 가자’를 100번씩 하시거든요. 좀 더 좋은 느낌을 뽑아내려고 그런 것 같아요. 원래도 누군가에게 무섭게 하는 스타일이 아니고 정말 다정하세요. 그래서인지 다른 선배님들도 정용화 선배님이 뭐 하자고 하면 한 명도 불만 없이 따라가는 편이에요”

그러나 주니엘의 음악 욕심도 만만치 않다. 데뷔 앨범에 ‘Ready Go!’, ‘Everlasting Sunset’, ‘Mask’ 총 3곡의 자작곡이 실려 있을 정도. 어떻게 어린 나이에 이토록 다양한 소재를 다양한 느낌으로 풀어낼 수 있었을까?

“혼자서 생각을 많이 해요. 쓸데없는 질문도 많이 하고요. 그렇게 생각하면서 혼자서 답을 내리다 보면 영감이 떠올라요. 또 자연환경이나 책, 영화 등 제가 경험한 것에서도 많이 나오는 편이에요. 만약 하다가 잘 안되면 일단 그냥 접어두고 나중에 생각나면 다시 작업해요. 다작하자는 주의가 아니거든요. 멜로디가 생각나도 녹음하지 않아요. 잊어버리면 ‘좋은 멜로디가 아니었나보지’라고 생각하고 버려요. 좋은 멜로디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으니까요”

주니엘의 소신은 “자작곡 3곡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질문 굉장히 많이 받아봤지만 자작곡은 제가 낳은 자식과도 같은데 뭐가 좋다고 말을 못 하겠어요.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를 묻는 질문과 똑같아요”

기타를 어깨에 메고 노래를 부르는 ‘조금은 낯선’ 소녀. 인기가 아닌 음악을 위해 달리는 소녀. 똑부러지는 말투와 모순 없는 자기주장으로 똘똘 뭉친 패기 넘치는 소녀. 자신이 가진 모든 걸 독특하게 표현하는 장기하를 존경하는 소녀.

세상이 그를 어떤 방식으로 기억하든, 주니엘은 오늘도 한 발짝 앞으로 나갈 것이다.

“인기를 위해 앞으로 가다보면 끝도 없죠. 저는 그냥 죽을 때까지 평생 음악하고 싶어요. 그리고 음악 하는 동안에 꼭 명곡을 탄생시키고 한국 역사에 길이 남는 여자 싱어송라이터로 남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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