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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토크쇼 1] 유기농 화장품 왜 논란이 되었나?

2014-01-08 11:10:26

[최미선 기자/ 사진 김강유 기자] 국내 유기농 화장품 시장이 1천억 원 대 규모를 이루고 있는 지금. 한국소비자원의 유기농 화장품 표시광고 실태에 대한 조사결과가 공표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신이 번지고 있다.

국내외 유기농 화장품 50개의 표시광고 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70%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유기농 화장품 표시 광고 가이드라인’과 ‘화장품법’을 위반했다고 4일 밝혔다. 특히 수입 화장품은 24개 중 92.3%가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연 유기농 화장품은 왜 논란이 되었으며 그와 관련된 문제점은 무엇일까. 이에 본지는 코스메틱 연구원과 뷰티 세일즈매니저, 글로벌 마케터, 뷰티 전문기자, 뷰티 관련 TV 프로그램 방송인, 뷰티 파워블로거 등 뷰티 업계 6인의 전문가와 함께 논란의 중심에 선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토크쇼를 진행했다.

뷰티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유기농 화장품’에 대해 각자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며 합의점을 찾아가고자 열린 첫 번째 뷰티토크쇼로 실제 현장의 생생함을 담아 ‘유기농 화장품 왜 논란이 되었나’와 ‘유기농 화장품을 현명하게 소비하는 방법’ 등 총 2편으로 나누어 연재한다. 그럼 지금부터 뷰티토크쇼 1탄, 전문가 6인이 밝히는 ‘유기농 화장품 왜 논란이 되었나’를 시작한다.


뷰티토크쇼 참여 패널


왼쪽부터) 임혁(글로벌 마케터), 조미량(닥터알카이티스 세일즈매니저), 김정민(겟잇뷰티 MC). 최미선(뷰티 전문기자), 김한균(뷰티 파워블로거), 신 상무(웰메이드-수아비스 연구원)


PART 1 유기농 화장품 논란, 어떻게 시작되었나?

최미선(이하 최)
(질문) 오늘은 유기농 화장품 논란에 대한 뷰티토크쇼를 진행해 보고자 합니다. 얼마 전 한국소비자원에서 국내외 유기농 화장품 50개의 표시 광고에 대해서 논란이 된 바 있는데요.

뷰티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유기농 화장품, 그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들어보고자 합니다. 먼저 유기농 화장품의 기준은 뭘까요? 유기농과 천연, 자연주의 화장품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신 상무(이하 신) 천연은 솔직히 국내에 구분이 없어요. 1%가 들어가든 100%가 들어가든 심지어 어떤 회사는 0.01%를 넣고 천연이라고 할 경우도 있죠 국내 법규에 천연화장품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천연 화장품이다, 아니다를 쉽게 이야기할 수는 없죠.

(질문) 유기농 화장품이 논란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단 소비자는 100% 유기농이길 원하는데 에코서트의 기준은 95%는 천연이고 그 중에 10%가 유기농인 것을 말합니다. 그 이야기는 즉 10%를 제외한 나머지는 천연인데 천연=유기농은 아니니까 이런 것들에 대한 오해가 생기기도 하죠.

예를 들어서 농작물을 보면 유기농으로 지은 것과 그냥 지은 것으로 나뉩니다. 이 때 그냥 지은 쪽은 천연이되 유기농이라고 보기는 힘들죠. 이처럼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오해가 논란의 시작이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PART 2 소비자 vs 전문가,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생각은?

(질문) 유기농 화장품 논란에 대해 각 분야에서는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전문가들은 물론 소비자의 관점에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듣고 싶습니다.

김정민(이하 김) 소비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일단 천연이나 유기농에 대해 차이점을 두고 보면 천연은 성분이나 주재료 등에서 오는 느낌이 큽니다. 반면 유기농은 공법이나 제조과정까지도 친환경적이라는 느낌이 있죠. 사전적 의미는 아니지만 소비자가 느꼈을 때 유기농과 천연에 이런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와 함께 유기농이 이슈와 논란이 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가격’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유기농 제품의 경우 피부타입에 맞지 않거나 유통기한이 짧은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것까지 감수하고 사용했을 때 오는 만족감이 기대보다 낮을 때 논란의 여지가 생기는 것 같아요. 뭐든지 불편한 사람이 생겼을 때 논란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실제 유기농 화장품을 접하는 고객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요?

조미량(이하 조) 사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기농’은 이제 식상한 느낌이 다소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유기농이 붙지 않은 제품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산되어 있죠. 유기농은 원래 먹는 것부터 시작되었는데 먹는 유기농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무너졌다가 다시 회복되는 과정에서 이것이 화장품 분야로 옮겨졌죠. 때문에 그 이미지가 그대로 화장품에도 전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 같은 경우에는 표시가 된 것들에 대한 신뢰감이 있는 반면 한국 사람들은 의심이 많고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것 때문에 소비자들 스스로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면도 있고요. 이로 인해 인증 자체도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도구가 아닌 “또 유기농이네…”라며 식상한 느낌을 주는 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정말 와 닿는 부분인 것 같아요. 이제는 유기농라고 하는 것에 대한 일종의 불신과 거부감이 생긴 면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아요.

(질문) 일반 소비자들은 유기농 화장품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다양한 제품을 사용하고 체험해 본 뷰티블로거의 입장에서는 유기농 화장품을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김한균(이하 한) 먼저 유기농 화장품이 유행을 하게 된 이유는 크게 3가지를 들어 말할 수 있어요. 첫 번째로 높아진 소득지수, 두 번째가 매체나 언론에서 선도하는 트렌드, 세 번째가 바로 화장품의 브랜드 콘셉트입니다. 이전에는 유기농이냐 아니냐를 따지기보다는 바르는 행위 자체와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컸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소득지수가 올라감에 따라 좋은 것을 먹고자 하는 것처럼 더욱 좋은 성분과 공정의 제품을 사용하고자 하게 된 것 같아요.

이와 함께 최근에는 신문이나 각종 매체에서 유기농에 대한 많은 보도자료가 나오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 일종의 트렌드를 만든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화장품의 브랜딩 요소로 하나로 볼 수 있는 콘셉트로서 유기농은 매력적인 부분이 있죠. 요즈음에는 유기농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정제되어 있지 않은’ 콘셉트의 화장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유기농이라는 것은 정부 규제라기보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기본으로 한 일종의 콘셉트라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질문) 콘셉트로서의 유기농 화장품이라는 측면이 신선하네요. 매스컴을 통한 이슈화와 브랜드 이미지 메이킹으로 화제가 된 유기농 화장품. 이에 대해 코스메틱 연구원으로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실 유기농의 기본적의 의미는 “좋은 걸 사용하자”는 취지였습니다. 사실 유기농이란 농사를 하는 방법에서 연유되는 것이지 화장품과의 직접적인 관계는 없습니다. 다만 유기농 원료를 갖고 화장품을 만들었을 때 통상적인 의미의 ‘유기농 화장품’가 탄생한 것이죠.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세계 각국에 있는 20 여개의 유기농 인증은 대부분 식품 위주입니다. 사실상 이런 인증들은 화장품에는 맞지 않아요. 그래서 화장품에 맞는 유기농법으로 개정될 필요가 있으나 아직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어 방금 전 의견처럼 제품의 기능성보다는 콘셉트가 더욱 우위를 차지하게 된 것은 아닐까 생각됩니다.

(질문) 앞서 나온 의견을 정리해보면 농사 및 제조공법을 뜻하는 유기농은 사실상 식품군으로부터 시작되어 현재 유기농 관련 기준과 법규 등이 화장품보다는 식품 위주로 포커스가 맞춰있다고 볼 수 있네요.

이로 인해 유기농은 작물 농법 중 하나를 뜻하는 용어에도 불구 유기농 (원료를 사용한) 화장품으로 사용되며 화장품 브랜드 이미지와 콘셉트를 메이킹하는 부분도 있고요. 이는 어쩌면 현재 국내 유기농 화장품 시장의 실태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유기농 화장품의 실제 구매는 어떻게 일어나고 있을까요?

유기농 화장품은 실질적인 구매가 바로 일어나는 제품은 아닙니다. 소비자에게 제품에 대한 많은 정보가 제공되어야 하는 것은 맞는데 요즘엔 오히려 지나치게 많은 정보가 소비자들을 혼란시키는 부분도 있고요. 때문에 유기농 화장품의 경우 직접 체험을 해볼 수 있게 하는 경우가 많아요. 왼손과 오른손에 발라둔 후 발생하는 차이점과 함께 알레르기 등 트러블이 생길 수도 있다는 부분도 미리 밝혀두죠.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제 소비자들도 유기농이라는 말 자체보다 저온 방식 등 방법에 대한 논의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유기농 자체보다는 제조상의 특화된 강점을 부각하는 추세죠.

PART 3 유기농 화장품, 정말 좋은가?

(질문) 실제 소비자들이 가장 궁금한 것은 ‘유기농 화장품은 정말 좋은가?’입니다. 다양한 기능성과 성분을 내세운 제품들이 쏟아지는 지금, 유기농 제품을 다른 제품들과 비교하여 살펴본다면 어떤가요?

‘유기농이 좋다’, ‘기존 화학 성분이 피부에 나쁘다’는 것보다는 ‘내 피부에 맞는다’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유기농 화장품이 나오기 전 수년간을 소비자들은 유기농 화장품이 아닌 제품으로도 잘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유기농 화장품이 출시되면서 “내 피부는 조금 약한 것 같고 괜히 화학 성분의 제품을 사용하면 쉽게 늙어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다 보니 유기농 화장품으로 자연스럽게 바꾸게 된 점도 있는 것 같아요. 사실 뷰티 블로거로서 일반 제품과 유기농 화장품을 체감하는 정도는 비슷한 것 같습니다.

원래 유기농을 처음에 시작한 취지가 인간을 위해서만은 아니었죠. 오히려 유기농으로 만들어서 인간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채소를 유기농 농법으로 재배했을 때 전염병에 대한 감염으로 몇 만 명의 환자, 몇 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도 있어요. 반면 농약을 사용한 농법의 경우 20년 동안 내분비계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문제는 제시되고 있지만 실제 사상자가 발생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유기농이란 사실 인간 한 존재를 비롯, 지구와 환경 그리고 자연 등 전체를 생각했을 때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논란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된 것처럼 이는 어쩌면 유기농이 갖는 이미지와 실제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 충족 정도의 차이에서 왔다는 것이 불편한 진실일 수도 있네요. 그렇다면 유기농 화장품을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는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임혁(이하 임) 국내 화장품 시장의 특성을 보면 유럽과 조금 다릅니다. 유럽의 경우 피부관리를 일종의 기초공사로 생각하죠. 이처럼 피부를 가꾼 후 그 위에 색조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은 화장이라고 하면 일단 메이크업을 떠올립니다. 그래서 이미 망가진 피부를 복원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기 때문에 유기농 트렌드가 관심을 얻게 된 거죠.

이와 함께 파라벤, 미네랄 오일 등 성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무파라벤 등을 주창하는 자사브랜드와 그를 함유하고 있는 타사브랜드를 비교하는 등의 광고와 홍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착한 브랜드로 연결되었죠. 처음에는 바디 제품으로 시작, 스킨케어 브랜드, 몇몇 브랜드는 색조 메이크업으로까지 범위가 계속 넓어지고 있습니다.


유기농 화장품 논란은 아직까지 뜨겁다. 아직 명확하지 않은 기준과 정부 규제 아래 진행되는 인증 여부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맹목적인 비난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발견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소비자들의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더욱 논란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이와 같은 논란을 잠재우고 유기농 화장품이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화장품 브랜드와 소비자, 정부 등이 모두 힘을 합쳐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소비자들은 유기농과 관련된 기준과 인증마크를 더욱 살피는 습관을 갖는 것을 조언하며 브랜드 측에서는 소비자들이 맹신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이해와 설명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또한 근거 없는 낭설에 의존하기보다는 본인의 직접적인 경험과 선택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번 논란은 어쩌면 유기농 화장품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과도기적 성장통일지도 모른다. 논란의 책임과 이유를 어느 한쪽에 묻기 전에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그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많은 이들의 합심이야말로 이번 논란에 대한 가장 현명한 해결책은 아닐까.

▶▶▶ [뷰티토크쇼 2] 전문가 추천! 유기농 화장품 구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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