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터뷰] ‘대호’에서 활짝 핀 성유빈

2016-01-12 14:51:13

[bnt뉴스 이린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영락없는 아이 같다가도 사뭇 진지해지는 그의 모습에 빠져든다. 누군가의 아역으로 차근히 눈도장을 찍었던 배우 성유빈이 드디어 영화 ‘대호’(감독 박훈정)를 통해 주연배우로서 스크린에 섰다.

최근 bnt뉴스는 ‘대호’에서 배우 최민식(천만덕 역)의 아들 석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성유빈을 만나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눴다.

‘대호’는 일제강점기, 더 이상 총을 들지 않으려는 조선 최고의 명포수 천만덕(최민식)과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를 둘러싼 이야기를 다룬 영화.

처음 마주친 그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정말 어른스러웠다. 영화 속에서도 성인 배우들 뒤지지 않는 존재감을 보여줬던 성유빈이지만 훨씬 차분했고, 그리고 솔직했다. 첫 주연배우로 발돋움한 그에게 ‘대호’를 처음 본 소감부터 물었다.

“다 만들어진 걸 보니까 정말 멋있었어요. 호랑이뿐만 아니라 장면 하나하나까지요. 처음에는 제 연기도 보고 영화적인 것까지 봐야 돼서 집중이 안됐어요. 두 번째 볼 땐 영화 전체를 봤는데 멋있었더라고요.”


‘대호’의 타이틀 롤이기도 한 대호는 백 퍼센트 CG로 구현된 만큼 개봉 전부터 기대와 함께 우려도 컸다. 하지만 실제 못지않은 리얼함과 더불어 배우들의 연기가 완벽하게 어우러져 호평을 자아냈다. 하지만 최민식, 정만식, 김상호 등 베테랑 배우들도 쉽지 않았던 CG 대호와의 감정 연기가 모든 게 낯설었던 그에게도 힘들게 다가왔던 것이 사실.

“호랑이에게 겁먹고 대적하는 장면에서 어떻게 해야 될지 약간 막막했어요. 감독님께서 조금 더 감정을 드러내야 된다고 하셨는데 실체가 없으니까 계속 감정을 잡는데 힘들었습니다. 더 표출해야 되는데 잘 안 나와서 너무 힘들었어요.”

성유빈은 극의 도화선 역할을 하는 석이 역을 위해 100대 1의 오디션 끝에 천만덕의 아들로 거듭났다.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해야하는 것은 물론 극의 감정선이 뚜렷한 역할인 만큼 제작진들도 신중에 신중을 기한 선택이었다. 그리고 성유빈은 석이로 완벽하게 거듭났다.

“조감독님을 뵀었는데 1, 2차 오디션 때 제가 연기를 하니까 씩 웃고 계셨어요. 1, 2, 3차에서 다 통과를 하고 4차에서 최민식 선생님을 뵀습니다. 그때 최민식 선생님이 스케줄을 잡지 말라고 하셨어요. ‘잡으면 한강물에 던져버릴 거’라고 하셨습니다.(웃음) 얼마 후 대본을 보냈다고 읽고 결정하라고 하셨어요. 당연히 했죠.”

성유빈은 극중 최민식과 실제 부자지간같은 각별한 호흡을 보여주며 적재적소의 웃음과 함께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 최민식 선배님과 함께 대사도 조금씩 바꾸면서 더 재밌게, 입에 맞게 연습했어요. 전날 밤까지 숙소에 부르셔서 연습하고요. 아버지와 사이가 좋아보여야지 어색하면 안 되니까 더 지도해 주셨어요. 농담도 많이 해 주시고 장난도 쳐 주셨지만 진지하게 말씀 해주실 땐 진지하게 해주셨습니다. 연기할 때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내 거니까 자신감을 가지고 하라’고 말씀해 주시면서 많이 설명해 주셨어요. 그래서 천연덕스럽지만 알고 보면 속이 깊고 진지한 아이로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성유빈은 지난 2011년 영화 ‘완득이’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 이후 ‘블라인드’ ‘마이웨이’ 2012년 ‘파파로티’, 2013년 ‘은밀하게 위대하게’, ‘숨바꼭질’, 2014년 ‘역린’ ‘맨홀’ ‘나의 독재자’,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등으로 대중들을 만났다. 특히 성유빈은 배우 유아인, 조인성, 박해일, 신하균 등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의 어린 시절을 섬세하게 연기해내 눈길을 모았다. 그리고 ‘대호’를 통해 처음으로 누군가의 아역이 아닌 주연배우로 활약한 바, 그만큼 책임감도 더 커진 그다.

“초등학교 때 적극적인 성격이 아니라 소심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그 모습을 고치고 싶어서 연기 학원을 다니면서 그 계기로 지금까지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처음 단역으로 ‘완득이’에 출연하면서부터 생각이 바뀌었어요. 연기에 매력을 느끼고 재미도 있고 다양한 캐릭터를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부터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고 지금도 변함없습니다. 어떤 배역이 됐든 열심히 최선을 다 하려고 합니다. 배역을 맡았다고 추가된 건 한 가지 있어요. ‘더 더 열심히 해야지’라는 마음이요. 첫째도 노력, 둘째도 노력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역 배우임에도 매 작품마다 대중들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고 있는 성유빈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매력을 물었다. “솔직하고 꾸밈없는 것”이라며 수줍게 대답하는 그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진다. 2015년, ‘대호’로 시작하고 2016년, ‘대호’로 빛나고 있는 성유빈. ‘대호’ 속 석이의 감정을 다양한 눈빛으로 솔직하게 풀어내는 그의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대호’는 저의 터닝포인트예요. 생각을 달리 할 수 있었던 많이 배운 영화입니다. 뭐가됐든 뭘 하든 간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연기적으로 제일 많이 배웠고, 작품을 볼 때 생각 하는 것도 달라졌습니다.”

“앞으로 많은 역할을 다 해보고 싶어요. 한국에서 한 번도 안 나왔던 장르, 신선한 역할도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힘들겠지만요.(웃음)”


bnt뉴스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