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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경, ‘신입사관 구해령’으로 19세기 조선을 변화시키다 (종합)

2019-07-17 17:19:08

[김영재 기자 / 사진 김치윤 기자] 신세경이 ‘상상력의 발로’ 여성 사관(史官)에 도전한다. 차은우는 인기 절정의 연애 소설을 쓰는 왕자를 연기한다. 두 ‘얼굴 천재’가 19세기 조선을 환히 밝힌다. 게다가 여사(女史)로 인한 조선의 변화는 현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예고하는 듯하다. MBC 새 수목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극본 김호수, 연출 강일수)’ 제작발표회가 7월17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MBC문화방송 본사 골든마우스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강일수 PD, 신세경, 차은우, 박기웅, 이지훈, 박지현이 참석했다.

‘신입사관 구해령’은 조선의 첫 여성 사관 구해령(신세경)과 왕자 이림(차은우)의 로맨스 실록이다. 연출을 맡은 강일수 PD는 “이 드라마는 과거(科擧)를 통과한 구해령을 비롯한 네 명의 여인이 궁궐서 사관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그 출발점은 중종실록이다. PD는 “중종실록을 보면 동지사 김안국이 중종에게 여사를 두어 궐 안의 모든 일을 기록하자고 제안하지만 왕은 ‘요즘 여인은 글을 모른다’ 등의 핑계를 대며 그 제안을 거절한다”며, “19세기는 조선이 암흑기로 들어가는 시기였다. 이 시기 젊은 사람들이 바깥 세계에 눈을 뜨고 보다 적극적으로 자기 삶을 살았다면 조선이 변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 여사를 주인공으로 다루게 됐다”고 소개했다.


신세경은 조선의 첫 번째 여사 구해령 역을 맡았다. 청나라 유학을 다녀온 구해령은 해묵은 성리학을 운운하는 사대부와 맞서며 진정한 사관으로 성장한다. 신세경은 “조선의 일반 여성과는 다른 면모를 그려내야 하는 드라마”라며, “이전에 출연한 사극이나 역사 시간에 배운 모습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노력했다. 고정 관념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했다”고 알렸다. 사극에서 현대적 여성을 그려내는 것에 관해서는 “구해령은 조선의 시대상에 걸맞게 살아가는 인물이 아니라 현대의 나 신세경을 쏙 뽑아 조선으로 옮겨 놓은 듯한 인물”이라며, “그 엉뚱하고 비뚤어진 모습이 바로 구해령이라고 생각했다. 불협화음으로 보일 수 있는 그 안 어울리는 듯한 그림이 이 캐릭터가 보여 주려는 바가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앞서 제작진 측은 “여사를 단순히 로맨스 소재로 소화하기보다 회를 거듭할수록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고 귀띔한 바 있다. 그 생각할 거리가 지금의 대한민국을 떠올리게 하는 시의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 아니면 요즘 유행 중인 ‘소외된 여성의 주체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기자의 질문에 강일수 PD는 “왕과 그 왕을 견제하는 대관 및 사관의 존재에서 피어나는 긴장감에서 지금의 정치 등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몇 년 전부터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주장과 권리가 많이 신장되고 있다. 현장에서도 여성 스태프가 전보다 많아졌고 또 전에 없던 의견 제시까지 한다. 반면 조선 시대는 그렇지 못했다”며, “여성 사관이 존재했다면 고루한 대신들이 조금씩 바뀌지 않았을까 싶다. 그 과정을 뚫고 우리 여성 사관들이 점차 성장한다”고 덧붙였다.


차은우는 궁 안에서는 아는 사람 몇 없는 세상과 단절된 왕자이나 궁 밖에서는 인기 절정의 연애 소설가 ‘매화’로 활약하는 이림을 연기한다. 그는 “이림은 고독하고 상처가 있는 친구”라며, “막내 같기만 한 이림이 해령과 여러 사건을 겪고 난 후에는 여러 매력을 갖춘 이로 거듭날 테니 그 점을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고 관전 포인트를 안내했다. ‘얼굴 천재’ 차은우다. 이에 차은우 못지않은 천재성을 지닌 신세경은 “친한 친구가 차은우 씨의 전작(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을 같이 찍었다. 그때 차은우 씨에 대해 누누이 이야기를 들었기에 자연히 외모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게 되더라. 내려놓으니까 편하다”고 겸손을 드러냈다.

‘신입사관 구해령’은 그에게 첫 지상파 주연작이다. 차은우는 “지상파라고 해서 부담이 더 큰 건 아니다”며, “일단 이림 역을 책임감 있게 소화하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전작 ‘봄밤’에 이어 ‘신입사관 구해령’ 역시 넷플릭스에서 만날 수 있다. 강일수 PD는 “우리나라 사극이 가지고 있는 아이덴티티가 넷플릭스 측에 주효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를테면 갓을 쓰고 한복을 입은 모습, 우리 역사 등이 눈에 띄었을 것”이라고 나름의 추리를 전했다. 금일(17일) 오후 8시 55분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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