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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와 공유가 ‘82년생 김지영’에 출연한 이유 (종합)

2019-10-14 19:06:50

[김영재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안 읽어 본 사람은 있어도 제목을 모르는 이는 없는 베스트셀러 한 권이 시월 극장가에 당도한다. 책의 제목은 바로 ‘82년생 김지영’이다. 김지영을 정유미가 연기하고, 공유는 김지영의 남편으로 등장한다. 원작과 영화는 어떻게 다를까. 또 왜 두 배우는 첨예한 ‘젠더 갈등’의 포화 속으로 걸어 들어갔을까.

영화 ‘82년생 김지영(감독 김도영)’의 언론시사회가 14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김도영 감독, 배우 정유미, 공유가 참석했다.

‘82년생 김지영’은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정유미)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누적 판매 100만 부를 돌파한 조남주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이날 공개된 ‘82년생 김지영’은 원작의 ‘순한 맛’과 다름없었다. 2018년 단편 영화 ‘자유연기’로 제17회 미쟝센단편영화제 비정성시 부문 최우수작품상과 관객상을 수상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김도영 감독은, “큰 관심과 사랑을 받은 원작을 영화로 옮기는 데 있어 어떻게 연출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사회적 의제와 원작이 이야기하는 바를 더 집요히 넣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초고를 수정했다”고 했다.

“맘충”에 맞서 제 목소리를 내는 지영을 관객은 만날 수 있다. 감독은 “처음에는 아무 말 못 하고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빌릴 수밖에 없는 지영이 마지막에는 본인의 생각을 말하는 성장에 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엔딩이 다른 것에 관해서는 “2019년을 살아가고 있는 김지영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며, “지영이 어머니보다 지영이가, 지영이보다 딸 아영이가 조금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가기를 바라며 엔딩을 구성했다”고 알렸다.

조남주 작가는 작품에 어떤 평을 남겼을까. 감독은 “작가님께서 소설보다 한 발 더 나아간 이야기 같다고 과찬해 주셨다.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는 작가님 문자 자체가 내게 선물이 됐고 덕분에 영화가 관객 분들 마음에도 가닿을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고 했다.


어쩌면 공유와 정유미는 ‘용기 있는 배우’일 것이다. 원작 소설이 ‘젠더 갈등’을 논하는 데 있어 늘 언급되는 작품이기 때문. 이미 일부 대중에게는 개봉 전부터 가치 판단이 끝난 영화에 출연을 결정한 그 용단의 배경이 궁금했다.

기자의 “용기” 언급에 누군가의 딸이고 아내고 동료고 엄마인 30대 지영을 연기한 정유미는, “진짜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시나리오를 읽고 느낀 ‘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또한, “사람들의 다양한 방향에 조금 놀라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계속 달려왔다”고 덧붙였다.

최근 본인이 왜 ‘82년생 김지영’에 출연했는지 다시 한번 생각했다고 밝힌, 아내 지영을 걱정하며 지켜보는 남편 대현 역의 공유는 “시나리오를 통해 위로를 받았다”며 정유미와 마찬가지로 각본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그는 “내가 시나리오를 보고 울컥하거나 공감한 부분이 영화에도 잘 표현됐더라. ‘이 영화를 하길 잘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정유미와 공유가 영화 ‘도가니’ ‘부산행’에 이어 ‘82년생 김지영’으로 세 번째 호흡을 맞췄다. 부부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유는 “알고 지낸 지 꽤 된 사이다. 성격도 잘 알고 일할 때 모습도 많이 봤기에 편안한 분위기에서 연기할 수 있었다”며, “유미 씨와 전작보다 밀접한 관계로 마주하게 됐는데, 배역이 실제 우리 나이와 비슷한 연령대고 또 부부 관계라 오히려 연기하기 수월했다”고 밝혔다.

마지막 인사에서 감독은 “영화를 보고 주변의 엄마, 누이, 여동생, 딸, 후배, 동료, 친구가 어떤 풍경 속에 있는지 둘러보셨으면 한다. ‘이 땅의 지영이들이 이런 길을 걷고 있구나’ ‘우리 엄마는 이런 강을 건너셨구나’를 한 번쯤 바라보게 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어 “앞으로도 이런 소재(엄마, 딸)의 상업 영화가 계속 나와서 더 멋진, 지영이의 서사들이 관객 분들을 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2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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