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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옷 잘 입는 동네형’ 유튜버 쩡대

2019-10-07 15:27:48

[정혜원 기자] 모델 출신의 패션 감각과 거침없는 입담, 옆집 형 같은 편안한 방송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패션 유튜버 쩡대. 아직 이 이름이 생소한 이들도 있을 테지만 쩡대는 4년 전부터 시작한 유튜브 채널 ‘쩡대TV’에 26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전문 콘텐츠 크리에이터다.

‘패션 유튜버의 시조’라고 불리기도 하는 그는 또한 스타일링을 어려워하는 팬들을 위해 직접 ‘쩡대샵’이라는 온오프라인 쇼핑몰을 운영 중이다. 무모하게 유행을 좇기 보다는 본인 만의 방식으로 신선하면서 창의적인 스타일링을 보여주는 그는 친근하면서도 실용적인 조언들로 대한민국 평범한 남성들을 위한 패션 멘토로 자리 잡았다.

방송에서의 센 이미지 덕에 내심 까다롭진 않을까 걱정도 잠시, 실제로 마주한 그는 무척 겸손하고 친절했다. 촬영 내내 스태프들을 배려하는 털털한 그의 모습을 보니 그를 ‘형’이라 부르며 따르는 팬들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주는 쩡대, 편안하고 진솔한 매력의 그를 bnt에서 만나봤다.

Q. 화보 소감

“사실 고교 시절에 모델 활동을 했었던지라 화보 촬영을 많이 해보긴 했었는데, 오랜만에 다시 카메라 앞에 서니 일단 너무 재밌었다. 특히 항상 멋있는 콘셉트 위주로 촬영했었는데, 오늘은 마지막 콘셉트처럼 색다른 걸 시도해봐서 신선했다. 그래도 제일 마음에 드는 콘셉트는 두 번째(웃음). 제일 내 감성에 어울리지 않았나 싶다”

Q. 본인에 대해 간략한 소개

“일단 방송하는 사람이다. BJ나 유튜버, 크리에이터나 인플루언서 등으로 불리고, 옷가게와 쇼핑몰도 운영하고 있다. 눈뜰 때부터 감을 때까지 옷인 사람, 옷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팬들한테는 그냥 동네 형 같은 존재다(웃음)”

Q. 유튜브 ‘쩡대패션TV’에 대해서도 간단히 소개해달라

“내 채널은 일단 재밌다. 옷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보고 재미를 느껴서 패션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게 목표다. 옷을 잘 입는 사람들은 굳이 볼 필요가 없고, 옷을 못 입는 사람들, 꾸미는 것을 쑥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내 방송을 통해 용기를 얻어 스타일에 변화를 줬으면 좋겠다. ‘옷을 재밌게 배우는 채널’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각종 ‘드립’이나 ‘팩트 폭력’ 많이 하는 편이다 보니, 개그 채널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다. 인터넷 방송 성향상 재미를 위해 거친 언어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불편을 주는 정도는 아니고 정감 있는 정도다”

Q. 4년 전부터 패션 방송을 시작해, ‘패션 유튜브의 시조’라고 불린다던데 패션 방송을 시작한 계기가 있나

“처음에는 그냥 남들이 하는 데로 인터넷 방송을 하다가 점점 방송다운 방송을 해보고 싶어졌다. 콘텐츠가 있는 방송을 하고 싶었는데, 당시 시청자 패션을 평가해 주는 코너가 인기를 얻었다. 처음에는 얼굴을 평가해주는 재미 위주의 코너였는데, 내가 모델 경력이 있어 패션에 관한 질문이 많더라. 그래서 패션을 평가해주는 코너로 변경했다. 4년 전에는 패션 방송을 하는 사람이 많이 거의 없어 어느 순간 유명해졌다. 쇼핑몰 탐방이나, 시청자들 옷장 속을 점검하는 코너, 스타일 체인지 등 다양한 콘텐츠를 진행하고 있다”

Q. ‘옷을 잘 못사는’ 구독자들을 위해 ‘쩡대샵’이라는 보세 사이트를 운영한다고 하던데

“내가 패션 평가 코너를 진행하지 않나. 생각보다 정말 이상한 옷이 많다(웃음). ‘이럴 거면 그냥 내가 골라와 줄 테니 이상한 거 사지 말고 이거 입어’라는 마음으로 아예 옷 가게를 내버렸다. 물론 처음 시작은 허술했지만, 다행히 많이들 좋아해 주셨다. 수입은 공개한 적이 없지만, 많이들 궁금해하시더라. 사실 일 년에 억대로 찍히긴 한다. 그럼 어쨌든 억대 쇼핑몰이기는 하지만, 사실 물건값으로 억대가 나간다(웃음). 나를 믿고 사는 고객들이 택배를 받고 실망하지 않도록 쇼핑몰을 시작한 만큼 질 좋은 제품을 판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브랜드도 아닌데 비싸다는 오해를 많이 사는데, 보세도 원단이나 퀄리티가 높으면 단가가 높다. 마진이 생각보다 별로 없다(웃음)”


Q. 쩡대 팬들의 특징이 있나

“우선 어린 연령층이 많다. 초등학생 1~2학년부터 40대 중반까지 다양하지만, 주로 고등학생에서 20대 중반까지가 제일 많다. 아프리카TV와 유튜브 두 플랫폼의 성격이 다르다 보니, 팬들 역시 성향이 다르다. 우선 아프리카TV 팬들은 나를 공격하는 것을 즐긴다(웃음). 오늘도 화보 촬영 간다고 하니 ‘형이 왜?’라는 반응이었다(웃음). 팬들과 서로 놀리거나 장난을 치는 경우가 많다. 유튜브 팬들은 상대적으로 어리고 착한 친구들이 많다. 대부분 남자 팬들인데, 남녀 비율 통계가 반반인 걸 보면 여자 팬들도 어딘가 숨어 계신 듯하다(웃음)”

Q. 방송하면서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는 없나

“예전에 후천적으로 눈이 잘 안 보이는 친구가 쩡대샵 오프라인 매장에 찾아온 적이 있다. 눈이 불편하다 보니 인공지능으로 ‘패션 유튜브 틀어줘’라고 했는데, 우연히 내 방송이 나왔다더라. 그때부터 줄곧 내 방송을 들어왔다며, 형 덕분에 즐거웠다고 하는데 순간 뭉클했다. 지하철을 타고 간다기에 집까지 데려다줬다. 인터넷 방송하는 사람들은 종종 그런 경우가 있다. 병원에서 힘든 치료를 받고 있는데 방송을 보며 기운을 얻어서 고맙다는 얘기를 듣는다거나. 그럴때 뿌듯하다”

Q. 뿌듯했을 것 같다

“사람들이 내 방송을 단순히 재미로만 본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힘든 환경 속에서 방송을 통해 위로를 받았다는 친구들이 많더라. 요새 초등학생 친구들 사이에도 따돌림이 정말 많아 그런 친구들의 사연도 많다. 내 방송을 보고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나는 잘은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삶이 나아지거나 좋은 방향으로 변화가 있다면 기쁠 것 같다. 옷을 잘 못 입어서 정말 스트레스받는 친구들은 직접 가게로 불러서 스타일링을 도와주기도 한다. 옷차림이 바뀌어 이성 친구가 생겼다든지, 결혼을 했다든지 하는 얘기도 종종 듣는다. 물론 내 도움만 있었던 건 절대 아니고, 본인 의지가 제일 중요하겠지만. 이런 게 팬들이 나를 좀 더 친근하게 대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Q. 악플은 없나

“엄청 많다. 아마 패션 유튜버 중에서 내가 제일 많을 거다. 너무 직설적으로 얘기하다 보니까. 신청자들의 동의를 구하고 진행하는 건데도 제삼자가 보기에는 안 좋게 보일 수 있는 것 같다. ‘너는 얼마나 잘 입냐’ 는 식의 반응이 많다. 물론 적당히 돌려서 말해도 되지만, 이렇게 사연까지 신청할 정도로 고민을 한 친구들이라면 더 확실한 조언이 필요하다. 듣는 순간에야 물론 기분 나쁠 수도 있지만 확실한 자각이 있어야 바뀔 수 있다”

Q. 패션이나 외모에 관심을 가지게 된 구체적인 계기가 있나

“중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단체로 소풍을 가는데, 친구 하나가 ‘너 옷을 왜 이렇게 입고 왔냐, 옷 좀 잘 입고 다녀’라며 친구들 앞에서 면박을 줬다. 한창 사춘기일 나이다 보니 충격이 컸다. 그때부터 각성해서 머리도 기르고 외출할 때마다 몇 번씩 거울을 보는 등 외모에 관심을 가지게 되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그 친구 덕이라고도 할 수 있다(웃음)”

Q. 그렇다면 쩡대가 생각하는 ‘옷 잘 입는 법’이란 무엇일까?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 옷을 잘 못 입는 친구들의 특징 중 하나가 거울을 똑바로 못 본다는 거다. 매장에 오는 친구들에게 잠시 서서 거울을 한 오분만 보라고 하면 1분도 채 못 본다. 특히 남자들은 자신에 대한 관심이 크게 없다. 자기 자신에 대해 잘 모르니까 뭘 입어도 안 어울린다고 느끼는 거다. 자기 자신에 대한 관심, 본인의 이미지나 장, 단점에 대한 파악이 있어야 한다.”

Q. 평소 어떤 스타일링을 즐기나? 본인 만의 스타일이 있다면?

“어릴 때부터 남들이 안 입는 옷을 많이 입었다. 똑같아 보이는 게 싫어서 일부로 유행하는 아이템은 피하는 편. 튀게 입는 편이다 보니 ‘옷을 잘 못 입는다’는 소리도 듣는다(웃음). 호불호 없게 입는 스타일은 아니다 보니. ‘튀는 것=이상한 것’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 남들이 하지 않는 것들을, 이를테면 부서진 것이나 이상한 것들을 엮어서 나만의 연출을 즐기는 편이다. 예를 들어 아까 하고 있던 목걸이는 원래 바지에 거는 체인이었는데 끊어져서 목걸이로 사용하고 있다. 그런 아이템들이 많다. 팔찌를 이어서 목걸이로 만든다든지. 그런 게 내 스타일이지 않을까? 자주 하는 아이템은 작년 생일에 엄마가 직접 주문해서 만들어 주신 반지다. 초록색 스톤이 들어가 있는데, 내가 사주에 목 기운이 부족하다고 해서 넣었다(웃음)”

Q. 쇼핑은 주로 어디서 하나

“사실 요즘은 쇼핑을 안 한 지 좀 됐다. 눈 뜨자마자 하루가 다 옷이다 보니 옷이 지겨울 때도 많다(웃음). 주로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편이다. 내가 좋아하는 취향이나 사이즈를 아니까. 협찬도 많이 받는 편이라 직접 구매할 기회가 많이 줄었다. 자주 가는 장소는 이태원이나 청담. 집은 금호 동이고 가게도 금호동 쪽인데 사실 사람 많은 곳을 자주 돌아다니는 편은 아니다”


Q. 키가 188cm로 무척 큰 편이다. 키가 크는 방법이 따로 있나

“부모님 두 분 모두 키가 크다. 엄마가 171cm, 아버지가 184cm다. 엄마는 젊은 시절 핸드볼, 아버지는 축구선수로 활동했다. 키 크는 방법을 물어보면 그냥 나도 모른다, 유전이라고 대답하는데 이러면 또 욕을 먹더라(웃음). 키 크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는 카페가 있는데 거기서 엄청 욕을 먹었다. 또 방송에서는 그렇게 키가 커 보이게 나오지 않아서 프로필이 가짜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실제로 만나면 많이들 놀라신다(웃음)”

Q. 모델로도 활동했다는데

“원래 중학교 때 예고를 가려고 연기를 하다 시험에 떨어졌다(웃음). 그래서 일반고로 진학을 했는데 갑자기 키가 커버렸다. 그래서 워낙 옷을 좋아하니 모델을 해봐야겠다 싶어서 모델라인이라는 학원에 등록했다. 학원 수료 후 에이전시 없이 혼자 프로필 돌려가며 졸업 작품 모델부터 해서 잡지, 카탈로그 등 여러 일을 했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당시에는 모델 학과가 있는 학교가 많이 없어 다시 연기로 전향했다. 당시 다녔던 학원에서 연예인을 정말 많이 배출했다. 아이유, 박하선 등 아주 잘 된 분들이 많다. 그렇게 쭉 연기하다가 친구의 권유로 오랜 고민 끝에 아프리카TV 방송을 시작했다”

Q. 연기를 그만둔 구체적인 계기가 있는지

“현실적인 이유가 크다. 소속된 회사 없이 혼자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최종까지 올라가도 대형 기획사 소속 친구들에게 밀리거나 혹은 합격을 해도 금전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 연극을 하기에는 내가 키가 너무 커서 무조건 주인공을 해야 하는데, 내가 소름 돋게 잘 생기거나 연기를 잘 하는 편도 아니라서(웃음)”

Q. 연애 스타일은 어떻게 되나, 이상형은?

“연애를 안 한 지 몇 년 됐다. 사귀면 많이 잘해주는 편이라 헤어진 뒤 상대방들이 많이 후회하더라(웃음). 외모 이상형은 예전에는 배우 박수진 님 요즘은 배우 한예슬 님 유튜브를 보고 있는데 너무 아름다우셔서 이건 반칙이라는 생각이 든다(웃음). 또 얼마 전에 모델 안젤리나 다닐로바 그분을 실제로 뵀는데 정말 예쁘셨다. 너무 예쁜 분들 얘기만 했나? 성격은 서로 배울 점이 있고, 서로를 존중해주는 사람!”

Q. 쩡대가 생각하는 옷 잘 입는 연예인, 혹은 롤모델은?

“배우는 류승범 님, 가수는 G-DRAGON. 이 두 분은 일종의 심볼 같은 존재인 것 같다. 물론 다른 분들도 너무 많다. 모델로는 배정남 님도 계시고, 실제로 봤을 때 이 사람은 정말 모델이다 싶었던 분은 차승원 님, 김원중 님, 이기우 님 등. 그 외에도 정윤기 스타일리스트님도 정말 존경스럽다. 또 지금은 고인이시지만 앙드레김 선생님 생전에 패션쇼 헬퍼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정말 천재 같다고 생각했었다. 강한 색감 없이 흰색으로 그렇게 다양한 표현을 한다는 게 인상 깊었다”

“나는 패션 방송을 하는 사람이라, 나 외의 다른 패션 방송하는 사람들은 다 내 롤모델이다. 내가 먼저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나보다 더 인기가 많은 친구들도 많고 나에게 없는 것들이 다 있을 테니까. 나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 혹은 패션 쪽 일을 하는 사람들은 다 내 롤모델인 것 같다”

Q.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힘든 점은 없나, 스트레스 해소법은?

“아침 10시부터 새벽 1~2시까지 방송을 하다 보니,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없다. 자주 만나지 못해 오해도 많이 받고, 자연스레 멀어진 사람들도 많아 아쉽다. 스트레스도 많다. 집에서 하루 정도 날 잡고 힘들어한다. 사실 나도 방송을 하며 고민 상담을 많이 해주지만 주로 ‘힘든 건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건데, 어떻게 하려고 하니까 힘든 거다’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주로 혼자 청소하고, 맛있는 거 먹으며 술도 한잔하고 이렇게 푼다”

Q. 팬들에게 한 마디 및 하반기 계획

“우선 내가 연예인도 아니고, 실제로 만난 것도 아닌데 좋아해 준다는 게 신기하고 고맙다. 특히 아프리카TV 친구들은 내가 욕을 먹을 수밖에 없는 콘셉트임에도 불구하고 좋아해 줘서 미안하고 고맙다. 지금까지 4년간 방송을 진행하며 주로 혼자 해오던 게 많았다. 다가오는 하반기부터는 다양한 게스트들과 합을 맞춰 더욱더 재밌는 콘텐츠들을 많이 보여드리려 하고 있다”

에디터: 정혜원
포토그래퍼: 김연중
의상: 마이누, bbp, 논메인스트리머
주얼리: 자라
아이웨어: 까스텔바작
헤어: 코코미카 영란 원장
메이크업: 코코미카 지니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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