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터뷰] 최희 “‘노잼희TV’ 30대 여자라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로 소통 예정”

2019-10-01 15:33:08

[정혜원 기자] 상큼한 미소로 남심을 설레게 하던 ‘야구 여신’ 최희가 유튜브 채널 ‘노잼희TV’를 통해 ‘꿀잼희 언니’로 돌아왔다. bnt와는 꼬박 3년 만의 재회. 다시 만난 최희의 환한 미소가 꼭 가을 하늘을 닮았다.

그가 2010년 KBS N SPORTS 의 대표 프로그램인 ‘아이 러브 베이스볼’의 MC를 시작으로 방송 생활을 한 지 무려 약 10년의 세월이 지났다. 보는 이를 기분 좋게 만드는 사랑스러움은 여전하지만 최희의 표정 곳곳에서는 그간 한결 깊어진 그의 성장이 엿보인다.

벌써 3만 명의 구독자 수를 바라보고 있는 ‘노잼희TV’. 어느덧 30대가 된 최희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소한 일상 속 진지한 고민들은 특히 젊은 층들의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진로’와 ‘퇴사’는 물론 ‘결혼’과 ‘외로움’ 등 다양한 주제로 그녀가 들려주는 솔직하고 속 깊은 조언들에 팬들 역시 다정한 응원으로 화답하고 있다.

매주 일요일, 따뜻하고 진솔한 모습으로 팬들에게 즐거움과 위로를 건네는 그녀. 이제는 ‘위로와 공감의 여신’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 새로운 계절과 함께 더욱 편안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온 최희를 반갑게 맞이했다.

Q. 화보 소감

“이번에도 사진이 너무 예쁘게 나와 만족스러웠고, 특히 내가 평소 메이크업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데 다양한 톤 변화를 시도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가을에 어울리는 색감을 표현 해 본 것도 재밌었다”

Q. 근황

“방송 활동과 더불어 두 달전부터 유튜브에서 ‘노잼희TV’라는 개인 채널을 운영 중이다. ‘노잼희TV’라는 이름은 ‘너는 재미 없을 때가 제일 재미있으니 억지로 뭐 하려고 하지 말라’ 며 친구들이 지어준 이름이다. 작위적으로 꾸며내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려 하고 있다”

Q. 유튜브 방송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있나

“오래 전부터 하고 싶다고 생각해 왔지만 그 동안 바쁘기도 하고, 너무 어렵게 느껴져 시도하지 못했다. 어떻게 하면 내 생각이나 내가 사는 모습을 가장 자연스럽게 보여드리며 소통 할 수 있을까 고민해보니 유튜브 만큼 좋은 게 없는 것 같더라. 또 나도 함께 일 하고 있고, 많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소속된 ‘샌드박스네트워크’의 대표가 나와 대학교 1학년 때 같이 조모임했던 친구다. 그 친구의 적극적인 권유로 용기를 냈다”

Q. 방송을 시작하고 주변 반응은 어땠나

“나를 아는 사람들은 정말 좋아해줬다. ‘그 동안 방송에선 잘 드러나지 않았던, 너라는 사람이 보이는 것 같다’고. 아무래도 지상파 방송은 나도 여전히 긴장되고, 아나운서 이미지가 의식되다 보니 부자연스러운 모습이 나타날 때도 많다. 유튜브 방송은 나 혼자 혹은 지인들과 진행해 좀 더 나다운 자연스러운 모습들이 나오는 것 같다. 실제로 유튜브를 시작하고 여자 팬들이 많이 늘었다. ‘언니, 친해지고 싶어요’ 같은 댓글 들이 달리기도 하고. 전보다 친근하게 느껴진다는 반응이 많다”

Q. 실제 성격이 어떤 편이길래

“남자 같은 면이 많다고 해야 하나, 의외로 여성스럽다기 보다는 솔직하고 소탈한 편이다. 덜렁대는 편이기도 해서 주변에서 많이 챙겨준다. 꼼꼼한 편은 아닌 것 같다(웃음)”

Q. 주로 어떤 콘텐츠를 다루나

“주로 일상 생활을 다루지만 단순히 내가 한 것, 내가 먹은 것 등의 나열이 아닌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다루려 한다. 30대로서, 여자로서 혹은 혼자 사는 사람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콘텐츠 들. 이를 테면 취업, 독립, 진로, 연애 등등. 매 회 주제를 하나씩 담아 내가 느꼈던 것들을 나누고, 같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매 영상마다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고 싶다”

Q. 악플은 없나

“사실 오랜 시간 방송 활동을 해오며 기사에 달린 악플은 꽤 많이 봤는데, 신기하게도 유튜브에는 악플이 거의 없더라. 처음에는 솔직한 내 모습에 대해 안 좋은 반응도 많을 거라 예상했었는데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따뜻한 반응을 보여주셨다. 주로 진지한 댓글 들이 많고, 본인 이야기를 들려주시기도 해 마치 대화하는 기분이다. 내가 ‘여러분, 힘내세요’하고 응원의 메시지를 던지면, ‘덕분에 힘이 됐어요. 최희씨도 할 수 있어요, 함께 해 나가요’ 라는 반응이 돌아온다. 친구한테 고민상담 했는데, 따뜻한 조언과 격려를 듣는 기분 이랄까. 덕분에 팬들이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Q. 방송을 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내 방송에 일반인 친구들이 게스트로 출연한 적이 종종 있다. 내가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하니까 도와주려고 큰 부담 없이 출연해 준건데, 영상 조회수가 무려 20만이 넘어 버렸다. 그 영상 이후 여기저기서 널 봤다는 식의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덜컥 부담스럽고 무서워졌다고. 공인이나 잘 알려진 사람들의 삶이 이런 거구나, 남들이 날 어떻게 볼까 그런 생각들도 들고. 그 친구들이 ‘널 안지 15년만에 네가 은근히 얼마나 스트레스가 많았을지 간접체험 해본다’며 출연 후기를 들려주더라”

Q. MBC ‘복면가왕’에도 출연해 화제가 됐다던데

“정말 나가고 싶었던 프로그램이었다. 우리 부모님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프로그램이라 보실 때마다 ‘우리 딸도 저기 나갔으면 좋겠다’고 얘기하시곤 했다. 딱히 개인기도 없고,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를 자신도 없어 이래저래 망설이다 큰 용기를 냈다. 녹화 준비 당시 생일도 끼어 있었는데, 생일날 밤까지도 연습실에서 연습할 정도로 열심히 준비했다. 부모님께는 쭉 비밀로 하다 서프라이즈로 방송을 보여드린 후 놀라시는 반응을 그대로 촬영해 유튜브에 올렸다. 부모님의 좋아하시는 모습, 특히 엄마의 그 소녀처럼 행복해하시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나에게 있어서는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다. 그 영상을 보며 같이 울었다는 댓글도 많더라. 같이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유튜브를 시작한 것’과 ‘복면가왕 출연’은 올해 있었던 일 중 가장 특별한 경험이다”


Q. 프리랜서 선언 이후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안정적인 직장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언제나 있다. 자유로움과 다양한 것에 도전 가능하다는 장점과 동시에 어떤 안정감이나 소속감을 느끼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예전에는 나도 아침에 일어나 출근 하는 것이 피곤하고 지겨웠다. 막상 프리랜서가 돼보니 스케줄이 없는 날은 뭔가 갈 데가 없다는 느낌이 들더라.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는 건가 하는 불안감에 쉬어도 마음이 편하지 않고. 프리랜서의 삶이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쉬는 날에도 항상 바쁘게 생활한다. 무조건 일찍 일어나고, 나가서 뭔가를 배우거나 운동을 하며 나 자신을 채찍질 하는 편이다”

Q. 퇴사를 고민하는 이들 혹은 이미 퇴사한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모든 것은 항상 장단점이 있다. 자유롭게 내가 내 생활, 내 하루를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점과 나를 위한 시간이 많아진다는 건 분명 즐겁고 좋은 일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불안하고 불규칙한 상황들이 자주 찾아와 금새 게을러지고, 낙담하기 쉬운 환경이란 걸 알았으면 한다. 다양한 각도에서 충분한 고민을 해보셨으면 좋겠고, 또 이미 퇴사하셨다면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꾸준히 자신을 단련시키고 기회를 기다린다면 분명 더 좋은 기회가 올 거다”

Q. 최희, 하면 ‘야구 여신’으로 잘 알려져 있다. 요즘도 야구를 즐겨 보나

“예전처럼 분석적인 마음으로 보는 건 아니고, 팬의 한 사람으로서 접하고 있다. 매일매일은 아니어도 기사나 스코어는 챙겨 본다”

Q. 요즘은 따로 별명은 없나

“팬들은 ‘잼희누나’, ‘꿀잼희누나’, ‘꿀잼희언니’ 등으로 부른다. 또 주변에서 ‘여자 윤호윤호’ 같다는 얘기를 듣기도 한다. 열정만수르. 내가 뭔가 항상 바삐 하고 있다 보니 보는 사람들이 더 지친다고 하시더라(웃음).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쉬는 법을 잘 모른다고 해야 하나. 집에 있어도 쉴 틈이 없다. 미국드라마 보면서 ‘영어 공부 해야지’ 이런 식(웃음). 프리랜서다 보니 불안해서 더 그런 것 같다”

Q.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특별한 방법은?

“혼자 맥주를 자주 마신다. ‘혼맥’. 평소 애주가임을 자처하는데 많이 마신다기 보다 술 맛을 좋아하는 편이다. 유튜브 방송에도 술이 자주 나온다. 주량도 쎈 편이라 소주는 한병 이상, 와인도 한병 정도 마신다. 예전에는 소주나 독주를 잘 못 마셨는데, 요즘은 소주, 위스키, 고량주까지 섭렵했다. 인생의 쓴 맛을 봐서 그런가?(웃음). 만약 주류 CF가 들어온다면 누구보다 잘 할 자신 있다. 진정성이 있기 때문에(웃음)”

Q. 반려동물 사랑이 남다르다던데

“고양이 두 마리와 부모님 댁의 강아지 한 마리, 총 세 마리의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항상 내 곁에 붙어 있다 보니 유튜브 방송에서도 매번 ‘씬스틸러’ 처럼 카메라에 잡혀 있더라(웃음). 반려동물은 나에겐 정말 특별한 존재다. 이 아이들을 위해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항상 고민한다”

Q. 또 다른 출연해 보고 싶은 예능은 없나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보고 싶다. 내 유튜브 방송이 거의 ‘나도 혼자 산다’ 수준이라서(웃음)"

Q. 최희만의 특별한 동안 관리법은 없나

“피부가 예민한 편이라 스트레스 받거나 잠을 잘 못 자면 금새 뒤집어진다. 그래서 더 많이 신경 쓰려 노력한다. 피부과도 열심히 다니고, 홈케어는 집에 어지간한 뷰티 디바이스를 다 갖추고 있을 정도다. 또 소위 말하는 ‘코덕’이라 랭킹, 성분 어플 보면서 시간 보내고 드럭스토어 같은 데 가면 한 두시간씩 구경하며 다 테스트해본다. 스스로 관심이 많다 보니 나에게 맞는 걸 잘 찾아가는 중인 것 같다”

“사실 제일 좋은 건 다들 아시다시피 잠 많이 자고, 물 많이 마시고 술 안 마시는 건데 정작 이런 중요한 건 나도 잘 안 지킨다(웃음). 나만의 룰이라면 좋다고 해서 너무 과하게 하지 않는 것. 기초도 토너, 로션, 에센스 이렇게 세 가지 정도만 바른다. 잘 바르는 것 만큼이나 잘 덜어내는 것 역시 중요하다. 그런걸 ‘마이너스 뷰티’라고 하나?(웃음). 뭐든 적당한 것이 좋은 것 같다”

Q. 몸매 관리는 어떻게 하나

“운동을 열심히 한다. 먹는 것도 좋아하고 특히 집에서 혼자 맥주 마시는 것을 좋아해 관리를 안 하면 금새 살이 찐다. 일주일에 무조건 두 번 이상은 운동하는데 혼자 헬스장도 가고, 최근에는 조깅도 시작했다. 밤에 혼자 한강을 달리는 게 생각보다 큰 힐링이 되더라. 올해 안에 가뿐히 10km를 완주 하는 것을 목표로 뛰고 있다”


Q. 연애나 결혼 계획은 없나

“안 그래도 데이트 좀 하라고 주변에서 직간접적으로 권유가 많다. 너무 ‘집순이’라 만날 기회가 없는 거 아니냐며. 유튜브 방송도 맨날 배경이 집이라 지겹다고들 하신다(웃음). 연애든 결혼이든 당연히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언제든 하고 싶다. 하지만 이미 당장 결혼해도 빠른 편은 아니다 보니 굳이 서두르고 싶지는 않다. 부모님께서도 아직 압박을 주시지는 않는다. 부담을 주지 않으시려고 편하게 말씀하시긴 하는데 은근히 바라긴 하시는 것 같다(웃음)”

Q. 이상형은 어떻게 되나?

“예전에는 뭐가 많았다. 예전에 내세운 조건 중에는 심지어 웃는 게 돌고래 같다거나 그런 것도 있었다(웃음). 이제는 그냥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이면 좋을 것 같다. 대화가 잘 통한다는 것 안에 너무 많은 것들이 함축 되어 있다. 가치관도 비슷하고, 뭔가 케미도 있고. 어릴 땐 나도 이런 얘기에 공감을 못했다. 이제 어느 정도 좀 연애 경험도 생기고, 실패도 경험하니 그제서야 이 말 뜻을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외모적 이상형을 언급하자면, 배우 안재홍씨 같은 스타일을 좋아한다. 귀엽고 남자답고. ‘응답하라1988’ 출연하시기 전에 ‘족구왕’ 때부터 줄곧 팬이었다. 요즘 ‘멜로는 체질’에서도 연기를 너무 잘하셔서 정말 재밌게 보고 있다”

Q. 많은 스포츠 선수들이 이상형으로 최희를 언급했는데, 유명인들의 대시는 없었나

“의외로 만날 일이 잘 없다. 방송 활동도 거의 게스트로 출연해서 연락처를 아는 연예인도 거의 없다. 기껏해야 열명 정도? 운동선수들은 아주 초창기에는 ‘저 아나운서 누구야?’ 같은 얘기도 종종 들었었는데, 이제 안지 한 십 년 되니까 그냥 ‘아는 사람’, ‘아는 여자’라는 반응이다(웃음). 또 지금 한창 활동하는 선수들은 나보다 훨씬 어리다 보니 접점이 없다”

Q. 더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는 없나

“기회가 닿는다면 연기에 도전해 보고 싶어 꾸준히 연기수업을 받고 있다.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는 연애나 멜로, 로맨틱 코메디. 최근에 ‘멜로가 체질’을 즐겨보고 있는데, 30대 여자들의 고민을 담은 역할을 해보면 재밌을 것 같다. 혹은 혹은 여검사 라던지 내가 살면서 못해봤던 것들을 간접 체험 할 수 있는 역할들도 해보고 싶다. 배우라는 직업은 여러 가지 다른 삶들을 표현해 내고 경험해 본다는 것이 참 매력적인 것 같다"

Q. 남은 2019 하반기 목표와 계획

“우선 유튜브를 좀 더 안정되게 하고 싶다. 유튜브는 나에게 있어 소통의 창구다. 하반기에 구독자 10만명을 넘겨서 실버 버튼을 받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앞으로도 열심히 방송 활동 하면서 연기 같은 다른 분야에도 계속 도전할 계획이다. 지금 대학원을 4학기째 다니다 졸업 논문을 앞두고 휴학 중인데 먼 미래에는 강단에도 서고 싶다. 욕심이 너무 많은가(웃음)”

“아직도 스스로 미성숙한 부분들, 단편적인 생각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들이 들 때가 많다. 이런 게 고민이기도 하고. 그래도 이렇게 차근차근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담담하게 해나가고 싶다”

에디터: 정혜원
포토그래퍼: 차케이
의상: 블리다, 오앨
주얼리: 바이가미, 위드란(WITHLAN)
슈즈: 니욥
백: 토툼
스타일리스트: 송재영 실장
헤어: 정샘물 이스트 주영 디자이너
메이크업: 정샘물 이스트 선혜림 팀장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