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5백만불의 사나이’ 박진영 얼굴 만큼만 웃기는 코미디

2012-07-13 19:21:58

[이정현 기자] “이 사람 한국 사람 맞아요?”

촉망받는 대기업 엘리트 부장 영인은 얼굴 빼고는 모든 것이 명품인 능력있는 로비스트다. 가장 친한 친구의 장례식을 뒤로하고 현역 국회의원의 노래에 박수를 치며 박자를 맞춰야 하는 가면 쓴 인생이지만 현실은 가깝고 꿈은 멀다.

영화 ‘5백만불의 사나이’는 상사에게 뒤통수 맞고 5백만불을 들고 튀게 되는 영인(박진영)과 역시 깡패에게 쫓기는 불량 미소녀 미리(민효린)의 이야기를 골자로 하고 있다. 여기에 부패한 국회의원(이경영)과 로비를 통해 자기 잇속을 챙기는 부패한 경제인 한상무(조성하), 그리고 각종 불법 행위를 서슴치 않는 돈세탁 전문 조폭 두목 조사장(조희봉), 그리고 미리에게 속아 넘어간 깡패 필수(오정세)가 등장한다.

영화 ‘7급공무원’과 드라마 ‘추노’를 통해 대표 이야기꾼으로 등극한 천성일 작가의 코믹극인 ‘5백만불의 사나이’는 그 네임밸류가 증명하듯 괜찮은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 장소를 옮겨가며 벌어지는 사건과 악당들의 추격, 그리고 영인과 미리의 도주는 탄탄한 짜임새 보다는 기발함과 우연의 연속으로 이어진다.

영화 ‘5백만불의 사나이’는 작품 자체보다는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 박진영의 영화 데뷔작으로 더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가수로 먼저 데뷔한 그는 JYP엔터테인먼트를 설립, 원더걸스와 비(정지훈), 2PM, 미쓰에이 등 다수의 아이돌 가수를 키워내며 프로듀서로서도 능력을 인정 받았다. 이후 드라마 ‘드림하이’, ‘드림하이2’를 통해 연기의 맛을 본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의 이름 옆에 ‘영화배우’라는 타이틀을 추가했다.

‘신인배우’ 박진영을 전면에 내세운 ‘5백만불의 사나이’는 그동안 미디어에서 박진영을 어떻게 활용해 왔는지 잘 알고 있는 영화다. “처음부터 박진영을 캐스팅 1순위로 생각해왔다”라는 김익로 감독의 말처럼 영인은 캐릭터 자체의 매력보다는 ‘엔터테이너 박진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국사람 맞아요? 외국인 아니에요?” 등의 대사들은 흡사 캐릭터 영인이 창조된 후 박진영이 캐스팅 된 것이 아니라 박진영이 먼저 캐스팅 된 후 시나리오가 씌여진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의 외모에서 출발한 코믹 포인트 뿐만 아니라 심사위원으로 활약했던 ‘K팝스타’의 발언이 대사로 활용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이는 하나의 웃음 포인트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영인 캐릭터 자체가 주는 매력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다. 관객은 영인이 아니라 박진영을 보고 웃는다. 언론시사회 당시 조성하가 박진영의 연기에 대해 “박진영 연기 자체는 아직 멀었지만 ‘영인’을 연기한 것 자체는 90점을 주고 싶다”고 말한 것에는 어느정도 뼈가 담겼다고 본다. 박진영은 합격점을 받기도, 받지 않기도 애매하다.


함께 호흡을 맞춘 민효린은 오랜만에 가벼운 모습으로 관객 앞에 선다. ‘써니’에서의 무표정한 얼굴 대신 막말을 서슴치 않는 여고생 미리를 잘 소화해 냈다. 작품 속에서 주체적인 활약 보다는 수동적인 역할에 머물렀다는 것은 아쉽지만 여전히 예쁘고 관객을 사로잡을 줄 아는 배우다. 극중 등장한 “아빠라고 부르라며 오빠” 등의 대사와 신은 신선하지는 않았지만 맛깔스럽게 소화했다.

조희봉과 오정세는 영화 속 등장한 대부분의 코믹 포인트를 담당했다. 이름 값이 아깝지 않은 활약이다. 부패한 상사를 연기한 조성하 역시 특유의 중후한 보이스와 마스크를 이용해 캐릭터의 맛을 살렸다.

상대적으로 저예산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드라마 보다는 박진영과 주위의 캐릭터가 눈에 띄는 영화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를 극에 녹여내려 했지만 악세사리에 가깝다. 감독은 엔터테이너 박진영을 이용하는 것에 가장 많은 시간을 쓴 듯 해 보인다. 러닝타임 107분. 7월19일 개봉. (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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