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뮤지컬, 스타일을 노래하다] 재즈로 물든 도시, ‘시카고’

2014-03-17 14:25:00

[최소담 기자] “이곳 시카고에서 살인은 쇼야”

‘시카고’극 중 대사다. 어두운 조명 속 잔잔한 재즈 선율이 흐른다. 검은 망사 스타킹에 시스루 의상을 입은 8등신 팜므파탈의 여배우, 망사조끼 안으로 식스팩 복근을 자랑하는 남자배우. 무대 위 배우들의 거친 숨결은 리듬이 되고 이들의 뇌쇄적인 몸짓은 음악이 돼 무대를 가득 메운다.

1920년대 혼돈과 환락이 존재한 시카고. 그곳에는 섹시한 재즈의 선율이 흘렀고 흥청거리는 술집이 늘어서 있었으며 마약과 총질이 낯설지 않았다. 성공을 향한 열망, 쇼 비즈니스 계의 생리, 살인과 협잡이 낯이 뜨거울 만큼 적나라하게 그려지지만 무겁진 않다.

살인과 섹스, 간통, 배신이 난무하지만 한편으로는 술과 재즈의 낭만이 공존했던 시대. “살인도 예술이라네”라는 극 중 노래 가사가 있듯 살인을 저지르고도 이를 이슈화해 스타가 되길 꿈꾸는 철없고도 야심만만한 여죄수들의 이야기 뮤지컬 ‘시카고’.

◆ All that jazz


그리고 이런 그들을 배경으로 화려하게 등장한 스타 죄수 벨마 캘리는 ‘올 댓 재즈’를 부르며 농염한 몸짓으로 관능의 도시 시카고로 본격 안내한다. 안무부터 의상, 무대 그리고 음악까지 곳곳에 화려함이 가득 배인 ‘밤마다 화끈하게 즐길 수 있는 곳’시카고.

남편과 여동생의 불륜을 목격해 그들을 죽이고 교도소로 들어온 보드빌 배우 벨마 켈리. 석방되고 싶어하나 빈번히 록시에게 기회를 뺏긴다. 정비공의 아내 록시 하트. 정부와 즐기다 다른 여자가 생기자 총으로 쏴 살해한 후 교도소에 들어온다. 변호사 빌리의 도움으로 배심원을 현혹시키며 일약 세간의 스타로 떠오른 캐릭터.

이 과정에서 희비가 교차하는 두 여자의 삶을 통해 당시의 선정주의적이고 통속적인 싸구려 저널리즘에 대한 당대 시민들의 풍자를 엿볼 수 있다. 살인, 탐욕, 폭력, 부패, 음모, 불륜, 배반 등 우리 가슴속에 잠재해 있는 모든 것들이 존재한다.

◆ 1920년대 시카고가 그랬듯 <시카고>는 화려하다.


관객에게 표정 하나하나를 전달하며 캐릭터를 표현해 중요하게 여겨지는 요소 메이크업. 뮤지컬 ‘시카고’에서는 여배우들의 메이크업에 시선이 집중된다.

‘시카고’에서 주목해야 할 컬러, 레드와 블랙. 정렬과 암흑을 상징하는 이 두 가지 컬러를 이용해 여배우들을 팜므파탈 매력을 가진 죄수로 연출했다.

스모키 아이 메이크업의 정석 블랙 컬러로 또렷하면서도 강렬한 눈매를 표현했다. 여기에 브라운 계열의 아이섀도우로 그윽하면서도 섹시한 분위기를 한층 더했다. 아이 메이크업은 게슴츠레한 눈빛과 더해져 배심원들을 현혹시키기에 충분했다.

섹시와 관능의 대명사 레드 립. 벨마 켈리, 록시 하트 이 두 인물의 팜므파탈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하얀 피부톤을 더욱 부각시키고 매트하게 발린 립이 매력을 더한다. 입술라인을 따라 그린 강렬한 레드빛 입술은 재즈의 리듬을 더욱 살려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풍성한 속눈썹, 라인을 아찔하게 뺀 블랙 스모키 아이 메이크업, 그리고 레드 컬러의 립. 이 세가지 메이크업 포인트가 ‘시카고’의 정서를 말해준다.

◆ 과감한 몸짓으로 섹시의 정석을 노래하다.


속옷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망사스타킹에 가터벨트까지 눈 둘 곳 없는 의상과 배우들의 화끈한 몸매가 노래와 안무에 스며든다. 숨소리 하나하나가 의상과 조화돼 배우들은 몸짓으로 시카고를 표현한다. 작품 처음부터 끝까지 무대의상 변화는 적지만 블랙컬러로 표현한 심플함이 매력이라 할 수 있다.

배우들의 탄탄하고 균형 있는 몸매를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의상에 시선을 끈다. 적당히 감추고 보일 듯 말 듯 상상하게 만드는 것이 시스루룩의 매력. 블랙 색상과 섹시한 시스루 소재가 만나면 시크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 발산한다. 아슬아슬한 노출은 선정적이라기보다 자유로운 몸짓과 관능적인 매력으로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반면 완벽하게 딱 떨어지는 수트룩을 선보인 변호사 빌리. 깔끔한 면모 안에 숨겨진 배신과 사건을 속여 능수능란한 캐릭터를 스타일을 통해 고스란히 보여줬다.

이 밖에도 담배, 모자, 지팡이와 같은 작은 소품까지 이용해 무대를 이어간다. 시크함과 섹시함을 넘나드는 매력적인 블랙 시스루 패션을 선보여 관능적인 무대를 탄생시켰다.
(사진출처: 뮤지컬 ‘시카고’ 공식 홈페이지, bnt뉴스 DB)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 옷 잘 입는 남자 ★들에게 배우는 청바지 스타일링!
▶ [W 패셔니스타] 벨벳처럼 고운 목소리의 소유자, 로드
▶ [스타일난다 in 파리] 파리지엔느, 명품대신 선택한 K-패션은?
▶ 가브리엘 샤넬 “패션은 사라지지만 스타일은 영원하다”
▶ 나만의 그녀를 위한 특별한 화이트데이 선물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