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권남기의 맛있는 영화 이야기] 오늘의 요리 '내 마음의 풍금'②

2010-07-22 15:37:40

[조은지 기자] 오늘의 요리 '내 마음의 풍금'

주방장 : 권남기
오늘의 추천 메뉴 : <내 마음의 풍금>
요리 종류 : 한국/드라마/멜로/로맨스
주재료 : 시골/풍금/첫사랑/올드 팝/소풍/일기장/선생님


메인요리
산리 초등학교 열일곱 살의 늦깎이 초등학생 홍연은 이제 막 소녀에서 성숙한 여인으로 넘어가려는 문턱에 서있다. 그런 그녀의 삶에 어느 날 한 남자가 나타난다. 처음으로 홍연을 아가씨라 불러준 그 남자는 사범학교를 갓 졸업하고 처음으로 산리 초등학교에 부임한 스물 한 살의 총각 선생 강수하다. 홍연은 수하를 보는 순간 피할 수 없는 첫사랑의 운명에 빠지게 된다.

모든 것이 순수하기만 한 시절. 홍연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수하에 대한 사랑은 점점 깊어가기만 한다. 그러나 수하는 부임하는 날 같은 학교로 부임한 여선생 양은희에게 사랑의 감정을 가진다. 양은희 선생을 향한 수하의 마음은 어느새 아이들 사이에 소문이 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두 사람 곁은 맴도는 홍연은 매일 제출되는 그녀의 일기장에 자신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수하에게 전했고 수하는 홍연의 일기장을 보며 즐거워한다.

어느 날 양은희 선생에게 빌려준 수하의 LP 레코드가 아이들의 손에서 산산조각이 난다. 이후 수하는 용기를 내서 자신의 마음을 양은희 선생에게 고백하려 하지만, 불길한 예감처럼 양은희 선생은 약혼자와 함께 유학길을 떠난다. 사랑의 상처로 가슴 아파하는 수하는 힘든 하루하루를 보낸다. 학예회날, 연극을 준비하던 강당에 불이 나게 되고 수하는 목숨을 걸고 아이들을 구하지만, 그 화재로 수하는 시골 학교를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수하가 학교를 떠나는 날, 홍연이 자신에게 준 보자기를 열어본다. 보자기 속에는 전에 깨진 LP 레코드와 똑같은 새 LP 레코드와 홍연의 일기장이 들어있다. 일기장 속에는 홍연이 자신의 사랑을 전하는 고백의 글씨가 적혀 있다.

사철 원기 보양식 닭백숙의 맛
<내 마음의 풍금>에서 홍연이 소풍날 담임선생님 수하를 위해 집에서 닭 한 마리를 훔쳐온다. 그러나 홍연은 요리는 해보지도 못하고 도망친 닭을 잡으려다 계곡물에 빠지게 된다. 허우적거리는 홍연을 구하기 위해 수하는 차디찬 물속으로 뛰어든다. 선생님을 향한 홍연의 순수한 마음과 사랑이 전해지는 장면이다.


닭백숙 요리는 특별한 기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화려한 요리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비범한 양념장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깨끗이 손질된 닭을 물에 1시간 정도 끓인 후 여기다 씻어 놓은 찹쌀과 마늘, 인삼 정도만 넣으면 영양 많고 맛있는 요리가 된다. 요리 그 자체가 순수한 홍연의 모습을 닮은 요리라고 할 수 있다. 삶에 지쳤을 때, 사랑에 힘들 때, 상처를 받았을 때 폭 삶은 닭백숙 한 마리를 먹자! 그럼 우리도 홍연이처럼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와 삶에 대한 새로운 애착이 불끈불끈 쏟아 오를 것이다.

요리의 백미
강수하 선생이 시골 초등학교를 떠나기 전 날 밤. 빈 교실에서 혼자 풍금을 친다. 그에게 그 동안의 일들이 스쳐 지나듯 떠오른다. 마지막으로 아이들 책상을 바로 잡아주고, 교실을 둘러보는 수하. 그러다 홍연이 책상에 조심스럽게 앉는다. 그녀의 책상을 쓰다듬어 보는 수하. 다음날 수하가 떠나는 것을 마중 나온 아이들. 모두들 수하에게 가지 말라며 사정한다.

막상 홍연은 먼발치에서 수하의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다. 지나가는 차를 얻어 탄 수하는 홍연이 전해준 보자기를 열어본다. 그 속에는 수하가 좋아했던 새 LP 레코드와 홍연의 일기장이 들어있다. 일기장을 펼쳐보는 수하. 일기의 마지막 장에는 홍연이 자신의 사랑을 담은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이라는 글씨가 붉게 적혀있다.

디저트
1. 이 영화는 작가 하근찬의 원작 소설 '여제자'(81)를 각색하여 영상화한 작품이다. 소설 ‘여제자’는 1948년 가을, 어느 산골 학교의 교사로 부임했던 하근찬의 실제 경험담을 담았다고 한다. <내 마음의 풍금>은 제37회 대종상 여우주연상(전도연), 각색상 등 2개 부문 수상했고, 제4회 쉐르미 다모레 영화제에서 작품상, 관객상을 수상했다.

2. <내 마음의 풍금>에 삽입된 노래는 한동준과 장필순의 하모니가 매혹적인 메인테마 ‘내마음의 풍금’을 비롯하여 ‘낯선 사람들’의 리더 고찬용과 베이시스트 김정렬의 경쾌한 아카펠라 ‘화장실 낙서’, 함춘호의 어쿠스틱 기타 멜로디와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합창으로 만들어진 ‘아침’ 등이 있다. 또한 1960년대 10대들을 열광시킨 Mark Dinning의 전설적인 러브테마 ‘Teen Anger’, Patti Page의 ‘I Went to Your Wedding'등의 곡도 삽입되어 있다.

3. 이 영화의 배경이 된 실제 마을은 전라남도 장성군에 위치한 금곡 영화 마을이다. 축령산 기슭에 자리한 <금곡 마을>은 임권택 감독의 '태백산맥(94)'을 비롯하여 '내 마음의 풍금(99)' '만남의 광장(06)' 등 여러 편의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된 마을로서 초가지붕과 돌담이 어우러진 풍경이 1950~60년대 시골의 고향을 보여주는 듯 정겹다. 또 바로 인접해 있는 국내 최대의 삼림욕장인 축령산 휴양림과 연계하여 1995년부터 전통초가집 건립, 전선주의 지중화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영화 민속촌으로 가꾸고 있다.
>>1편 다시보기>> (사진출처: 영화 '내 마음의 풍금' 스틸 컷)
■ 글: 권남기(영화감독&시나리오 작가)
■ 일러스트: 권경민(남서울대학교 애니메이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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