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비즈니스

콧대 높던 백화점 명품 매출 ‘시들’ 온라인몰 매출 ‘대박’

2012-06-07 10:11:27

[윤희나 기자] 명품은 언제나 여자들의 로망이다.

고급스러운 백화점 매장에서 VIP 대접을 받으며 구매하는 명품은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 가치를 구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값비싼 가격’은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이런 명품의 의미도 점점 변하고 있다. 경기불황이 장기화되고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이 바뀌면서 명품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명품의 매출 상승세도 한 풀 꺾였다. 그동안 백화점에서 ‘절대강자’로 군림하면서 백화점 전체 매출을 이끌던 명품군이 최근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2012년 4월 백화점 매출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해 명품은 평균 17%대의 매출 성장세를 보였으나 올 들어 한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더니 4월에는 5.9% 역신장했다. 백화점내에서 명품군이 역신장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동안 콧대 높았던 명품 브랜드들이 서둘러 세일에 들어가는가 하면 매출실적이 낮은 명품브랜드의 경우 백화점 A급 매장에서 쫓겨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오프라인 명품 매출 ‘시들’ 온라인몰 명품 시장 1조원!


한풀 꺾인 명품 오프라인 시장과 달리 온라인 시장에서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명품 온라인 시장은 대형 백화점의 종합몰과 오픈마켓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새로운 유통채널과 특화된 쇼핑몰이 등장하면서 전체 파이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1년 국내 명품 시장 규모는 약 5조원으로 추정된다. 그 중 약 20%가 홈쇼핑, 인터넷쇼핑몰 등 온라인몰과 아울렛인 것으로 분석된다. 매년 온라인시장이 10~20% 신장률을 보이고 있어 올해 명품 온라인몰 시장규모는 약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온라인 쇼핑몰에서 명품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의 구매 성향이 변했기 때문이다. 똑똑해진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명품의 목적을 ‘과시’에 두기보다는 ‘실속’에 초점을 두기 시작했다. 명품도 가격비교를 하고 저렴하고 합리적인 쇼핑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판매 수수료 등으로 가격 거품이 있는 오프라인 매장보다 온라인몰이 더 경제적이고 합리적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은 것도 명품 온라인몰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명품 소비의 연령층이 젊어지고 있다는 것도 한몫했다. 온라인쇼핑에 익숙한 20~30대의 명품 구매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온라인쇼핑몰의 이용도 늘어난 것. 더불어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 것도 주효했다.

프라이빗라운지 오승현 실장은 “과거에 비해 온라인몰 명품 판매자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 오픈마켓의 위조제품 보상제나 이와 관련된 홍보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멀버리 ‘효자 브랜드’ 올리면 바로 완판!


실제로 최근 명품 온라인쇼핑몰의 매출은 큰 폭으로 신장하고 있다.

11번가는 작년 명품관련 매출이 전년대비 300% 급성장했으며 올 1~4월까지 명품 매출은 16% 증가했다. 특히 가방, 벨트, 지갑 등 잡화 부문은 48% 신장률을 보이며 매출을 이끌었다. 4월에 멀버리 베이스워터백의 경우 40개 한정으로 판매했는데 15분만에 완판됐을 정도.

11번가 패션1그룹 브랜드패션 강혜중 매니저는 “최소한의 유통구조를 통해 백화점가 대비 40% 저렴한 직매입 상품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상품의 신뢰성을 높인 것이 매출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소셜커머스 업체 위메프는 지난해 3월 명품 프리미엄 쇼핑몰 프라이빗라운지를 인수,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 들어서 월매출이 평균 20% 이상 상승한 것. 백화점 가격대비 20~60%까지 할인된 가격을 제안하면서 합리적인 30대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효자 브랜드는 멀버리, 지방시, 펜디 등으로 지난번 멀버리의 알렉사백과 베이스워터백의 경우 30~4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 이틀 만에 4,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500만원이 넘는 샤넬백은 업데이트하자마자 바로 완판됐을 정도다.

대형 백화점부터 ‘반값’ 소셜 업체까지 ‘명품 잡아라!’


명품 온라인쇼핑몰 시장이 커지면서 새로운 유통채널도 등장하고 있다. 대형 백화점들과 반값할인의 대명사인 소셜 커머스 업체도 명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롯데백화점은 3월에 명품 브랜드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지향하는 프리미엄 온라인몰 엘롯데를 오픈했다. 현대H몰도 3월 고가의 명품 브랜드를 구성한 프리미엄 온라인몰 명품관H를 오픈, 경제력은 있지만 명품 구매루트를 몰랐던 소비자들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올 초 온라인 쇼핑몰을 리뉴얼한 후 최근 3개월간 매출이 20% 신장하는 등 효과를 얻었다. VIP대상의 프라이빗 클럽 운영, 온오프 시너지, 명품 소셜커머스를 도입한 게 주효했다.

반값 할인으로 저가 이미지가 강한 소셜 커머스 업체도 명품시장에 적극적이다. 티몬은 지난해부터 샤넬, 구찌, 멀버리 등을 병행수입한 명품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다. 2월에는 프라다 지갑을 판매해 높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프리미엄 명품 쇼핑몰도 새로운 유통채널로 자리잡고 있다. 이미 미국 등 해외에서는 길트와 같은 회원제 프리미엄몰이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상황. 국내에서는 위메프가 운영하는 프라이빗라운지, 클럽베닛 등이 대표적이다.

앞으로 명품 온라인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벡회점몰과 오픈마켓으로 양분화됐던 명품 온라인 시장에 다양한 유통채널이 생겨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도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1번가 패션1그룹 브랜드패션 강혜중 매니저는 “백화점 내 명품 거래 비중은 점점 떨어지고 있는 추세지만 온라인내 명품거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들이 명품도 가격대비 효율성과 합리성을 가져야 한다는 인식이 늘어나면서 이에 맞는 온라인 명품구매가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사진출처: 멀버리, 프라다, 샤넬, 엘롯데, 11번가, 프라이빗라운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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