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비즈니스

깊어지는 ‘불황의 늪’… 여성복이 사라지고 있다

2012-06-12 21:57:04

[윤희나 기자] 패션의 ‘꽃’이라 불리는 여성복이 좀처럼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몇 년 전부터 ‘여성복 시장이 예전같지 않다’라는 말이 나오기는 했으나 몇 시즌부터는 여성복 기업의 존폐 여부가 논의 될 만큼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

침체 원인은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선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전체적인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이상기온으로 계절이 모호해지면서 판매 시기를 놓친 것도 원인이다.

하지만 업계관계자들은 외부적인 요인보다 내부적인 요인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가장 큰 이유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꼽고 있다.

저렴하고 트렌디한 SPA브랜드와 인터넷쇼핑몰로 소비자들이 대거 이동하면서 기존의 여성복 고정고객들을 빼앗긴 것. 이는 단순한 매출 부진 문제가 아닌 근본적인 문제로 브랜드 전체의 체질 개선 문제가 시급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실제로 백화점 여성복은 올 들어 평균 한 자릿수 역신장하고 있으며 일부 브랜드들은 두 자릿수 역신장하고 있다. 이마저도 행사 매출이 더 높아 실제 여성복들의 수익성은 더욱 낮을 것으로 보인다.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백화점 여성정장군은 2012년 1월 -16% 신장, 4월 -8.1% 신장했으며 여성캐주얼도 1월 -8.1%, 4월에 -1.8% 신장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백화점에서도 매출을 높이기 위한 대대적인 할인 행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1년 내내 세일을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 그동안 노세일 기간이었던 5월, 6월에도 최대 50%이상의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행사 품목도 판매율이 저조했던 봄 상품과 이월상품 외에 심지어 여름 신상품까지도 출시 직후 바로 세일에 들어가는 등 비상 체제에 돌입한 브랜드도 있다. 앞으로 7~8월 비수기 시즌을 앞두고 더욱 조바심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 브랜드 중단 잇따라...존폐 위기 심각


여성복 브랜드 중단 소식도 잇따르고 있다.

미샤는 작년 3월에 론칭한 아임을 결국 중단, 잇미샤로 흡수한다. 30대를 위한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지향했으나 모 브랜드인 잇미샤와 차별화되지 않은 것이 중단의 이유다.

아비스타는 에린브리니에를 중단했다. 몇 번의 자체 리뉴얼로 새로운 변신을 꾀했으나 소비자들과의 격차를 줄이지 못하고 지난달 결국 모든 매장을 철수했다.

에프엔에프는 바닐라비를 중단하려했으나 리뉴얼로 방향을 바꿔 다시한번 도약을 꾀한다. 단순한 제품 리뉴얼이 아닌 브랜드 체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잡고 새로워진 바닐라비를 선보일 예정이다.

AK앤클라인은 백화점 비효율 매장을 철수하면서 한때 브랜드를 중단하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으나 유통망을 백화점 외에 쇼핑몰, 가두점을 중심으로 전개하는 방향으로 잡고 운영 중이다.

이 밖에도 한 여성캐릭터 브랜드는 브랜드 중단을 고려하면서 자사의 다른 브랜드로 흡수하는 방법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몇몇 여성복 브랜드들도 이번 S/S시즌을 제대로 넘기지 못하면 그 타격이 F/W시즌까지 미치면서 브랜드를 중단할 것이라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 새로운 시장을 찾아라! 아웃도어부터 남성복까지


여성복 시장이 침체됨에 따라 여성복 업체들은 새로운 사업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성장 가능성이 낮은 여성복 시장보다 새로운 마켓에 도전, 영역을 넓히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역시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아웃도어 시장이다. 이미 레드오션이지만 패션성을 가미한 차별화된 아웃도어로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에프엔에프는 올 초 아웃도어 더도어를 론칭,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컬쳐 아웃도어를 표방, 전형적인 아웃도어 스타일에서 벗어나 패션성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차별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여성 아날도바시니를 전개하고 있는 아마넥스는 F/W시즌에 노티카를 론칭한다. 노티카는 야외활동에 적합한 트레킹 제품과 여행, 레저 활동에 입을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함께 전개, 차별화할 계획이다.

이미 여성 아웃도어 브랜드 와일드로즈를 전개하고 있는 패션그룹형지는 F/W시즌에 대중적인 캐주얼 아웃도어 노스케이프를 론칭한다. 중저가대 아웃도어 시장을 겨냥, 패션성과 기능성을 동시에 만족시킨다는 전략이다.

이 밖에 미샤는 하반기 아웃도어 브랜드를 런칭을 계획 중으로 5월에 내부 프레젠테이션까지 마친 상태다. 또한 숲을 전개하는 동광인터내셔날은 지난해 론칭하려고 했던 아웃도어 편집숍의 론칭을 재검토 중이다.

에프엔에프는 남성복시장에 뛰어든다. 여성복 시슬리에 이어 F/W시즌에 시슬리맨을 론칭, 남성 컨템포러리시장을 겨냥한다. 이미 작년부터 내부 인력을 세팅하고 브랜드 콘셉트와 방향을 잡고 있다. 시슬리와 시너지 효과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여성복 업체들은 새로운 사업을 통해 다시 한번 도약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하지만 진입장벽이 높은 다른 복종에서 안정적인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여성복의 노하우를 접목한 전략과 기존 시장을 위협할 수 있을 만한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 등이 필요할 것이다.
(사진출처: 에린브리니에, 아임, 더도어, 와일드로즈, 바닐라비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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