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비즈니스

名品의 두 얼굴… 한국인은 봉인가? VIP인가?

2012-08-23 19:12:33

[윤희나 기자] 명품에 대한 한국인의 사랑은 참 유별나다. 경기 침체에 굳게 닫힌 소비자의 지갑도 명품 앞에서는 무장해제 되고 있다.

실제로 장기화되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명품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욕망과 동경의 대상인 명품은 보여지는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와는 달리 다른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특히 한국 소비자를 봉(?)으로 아는 듯한 콧대 높은 행태에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국내에서 엄청난 매출을 올림에도 불구하고 기부, 사회 환원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또한 국내 명품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더 높게 책정한 것은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여기에 꾸준히 가격을 인상, 높은 폭리를 취하고 이를 고도의 마케팅 전략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 명품 매출 고공행진 어디까지?

명품 브랜드들은 매년 꾸준한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재계전문사이트인 재벌닷컴에 따르면 루이비통, 구찌를 비롯한 국내 매출 상위 10대 외국 명품업체의 국내 총매출 총액은 2006년 6,489억원에서 지난해 1조8,517억원을 기록, 2.9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동안 당기 순이익은 457억원에서 1,870억원으로 4.1배 증가했다. 순이익이 매출 증가율보다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을 정도. 그만큼 남는 장사를 했다는 것이다.

국내 명품 매출 1위인 루이비통 코리아는 지난해 4,973억원을 기록했다. 2010년 4,273억원보다 16.4% 증가한 것. 지난해 순이익은 449억원으로 전년대비 12% 증가했다. 구찌는 2010년 2,730억원에서 지난해 2,960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8.4% 신장했다.

최근 매출 고공행진을 보여주고 있는 프라다는 2006년에 271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2011년 2,513억원으로 9.3배 증가했다. 페라가모 역시 작년 972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18% 신장했고 순이익도 44% 신장한 164억원을 기록했다.

♦ 막대한 명품 매출은 어디로? 대부분 본국으로 송금


그렇다면 이들 명품업체의 매출은 어디로 것일까? 주요 명품업체 대부분이 매출의 상당부분을 본국으로 송금하고 있다. 업체에 따라 매년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80% 이상을 본국에 송금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명품업체들이 고액 배당 정책으로 이익을 챙기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 조사 대상 10개 업체의 배당금 총액은 지난해 607억원으로 2006년 122억원에 비해 5배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 중 업체가 가져가는 배당금 비율을 나타내는 배당성향도 국내의 다른 기업들에 비해 높은 수준. 이들 10개 업체의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평균 배당성향은 38.8%를 기록했다. 6년 동안 순이익 6,923억원 가운데 누적 배당금으로 2,688억원을 가져간 것. 루이비통은 같은 기간동안 51.7%를 본국으로 송금했으며 시슬리는 무려 88.4%를 송금했다.

반면 국내 매출 1위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배당성향이 약 8%였으며 현대자동차 10.1%, 국내 매출 상위 10대 상장사의 평균 배당성향은 13.7%에 불과해 잇 속 챙기기에 급급한 명품 업체와 비교가 되고 있다.

♦ 기부, 사회 환원에는 ‘인색’, 이익 챙기기 ‘급급’

명품업체들은 엄청난 이익에 비해 국내에 사회 공헌에는 인색한 모습을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주요 명품 업체들의 누적 기부금은 6년 동안 10개사를 다 합쳐도 10억원에 불과했다. 순이익 대비로는 0.14% 수준. 국내 기업들의 사회 공헌 비중이 세전 이익 대비 평균 1.83%인 것과 비교되는 수준이다.

루이비통은 누적 순익 1,740억원 중 3억1,000만원, 버버리는 누적순익 1,355억원의 0.16%인 2억2,000만원에 그쳤다. 프라다는 2006년에 기부금으로 76만원만 냈을 뿐이다. 구찌코리아는 작년 순이익 236억원에 기부금은 5,648만원, 페라가모 또한 지난해 기부금 2,993만원을 냈다. 심지어 시슬리코리아, 불가리코리아는 기부금을 한 번도 내지 않았다.


사실 명품업체의 쥐꼬리만한 기부금에 대한 비난 여론은 몇 년 전부터 되풀이 되는 이야기다. 하지만 기부라는 것이 강제성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명품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인식을 바꾸기만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이들은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여전히 기부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비난과 상관없이 명품 매출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 한국 소비자가 봉? 가격 인상에, 다른 나라보다 가격 비싸

명품 업체들의 이중적인 모습은 이뿐만이 아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국내 명품 가격이 높게 책정되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 브랜드,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유럽에 비해서 10~30% 가까이 차이가 난다. 심지어 일본, 중국 등 다른 아시아권 나라와 비교해도 국내 명품 가격이 더 높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한국-EU 간의 FTA 체결에 따라 관세가 철폐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가격은 오히려 인상됐다. 올 초에도 에르메스, 샤넬, 프라다 등이 제품 가격을 3~10% 가량 인상했다.

이는 명품 가격이 올라도 꾸준히 수요가 늘어나는 독특한 현상 때문. 실제로 명품업체들은 이를 이용한 꼼수를 부려 가격 인상을 고도의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가격 인상이 입소문이 나면 오르기 전에 구매하려는 고객들로 반짝 특수를 누리기 때문. 실제도 올 초 샤넬이 가격을 인상이 소문나면서 미리 제품을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매장 앞에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이렇듯 명품 업체들이 콧대가 높아진 이유는 어떤 전략을 취해도 국내의 명품 소비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명품 업체들이 국내에서 엄청난 수익을 가져감에도 불구하고 기부는 거의 하지 않는 행태가 매년 되풀이 되고 있다”며 “맹목적인 명품 사랑이 계속되는 한 명품 업체들의 이같은 모습은 이어질 것이다”고 지적했다.
(사진출처: 루이비통, 에르메스, 샤넬, 구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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