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비즈니스

[2013 S/S 서울패션위크] 무엇을 위한 축제인가, 발등에 불은 떨어졌다

2012-10-17 14:50:31

[김희옥 기자] 서울시의 축제이며 국내 패션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서울패션위크가 10월22일 시작된다.

매 시즌 마다 호평과 혹평이 난무하는 가운데 이번 시즌 패션 컬렉션은 어떻게 진행되어질지 패션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 가장 크게 주목되어지는 것은 신진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이 늘어났다는 것과 두 군데에서 컬렉션이 진행된다는 것. 특히 더욱 대중적인 컬렉션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서울시의 노력의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이와 같은 것이 많은 패션 관계자들에게는 관심을 끄는 것 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크게 들리고 있다. 장소를 옮기고 홍보는 점차 미흡해져만 가는 것만 보아도 해가 갈수록 또렷한 윤곽이 잡혀가야하는 행사가 점차 길을 헤매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세계 3대 컬렉션을 보면 각 도시의 특징에 따라 그 개성이 뚜렷하다. 파리 컬렉션의 경우 정교하면서도 깊은 가치를 품은 예술이 뒤섞인 디자이너의 감성이 돋보이며, 런던 컬렉션은 감각적인 신진 디자이너들이 가득해 개성과 활기가 넘치고 뉴욕은 상업적이면서도 모던한 이미지가 강하다. 마지막으로 밀라노 컬렉션은 명품 브랜들의 장인정신을 보여줄 수 있는 컬렉션이 많다.

하지만 지금 서울컬렉션은 대체 어떤 색깔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호할 뿐만 아니라 불과 몇 년 전, 세계적인 컬렉션으로 키우겠다는 그 패기는 어디갔는지 이제는 이러한 문구도 꺼내놓지를 못하고 있다.

이번 시즌 서울패션위크는 어떠한 준비를 하고 있는지, 어떠한 변화를 꾀했는지도 궁금하다. 또한 앞으로 부끄럽지 않은 떳떳한 행사로 자리잡기 위해 무엇을 보완해야만 할까.

신진디자이너들의 등용문?


지난해 4월, 서울패션위크 개최 당시 서울시는 향후 수주와 홍보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디자이너들의 ‘작품 발표회’가 아닌 ‘비즈니스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얘기였다.

더불어 런던 컬렉션처럼 크리에이티브하고 실력 있는 신진 디자이너들을 키우기 위해 ‘패션 테이크 오프’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테이크 오프’는 브랜드를 런칭한 10년차 이상의 디자이너와 5년 미만의 신인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인 ‘넥스트 제너레이션’의 중간 단계다.

사실 ‘패션 테이크 오프’을 신설했을 당시 결과는 좋았다. 바이어들의 수주는 활발히 이루어졌고 심지어 60개의 패션쇼 중 값이 저렴하고 신선한 디자인의 이들의 쇼를 집중 공략한 바이어들까지 있었다. 실험적이면서도 상업적인 그들의 디자인은 호평이 이어졌으며 이를 통해 박승건, 스티브 J&요니 P, 이승희, 김선호, 최지형 등의 디자이너들이 새롭게 조명되었다.

하지만 이들과 같은 디자이너가 다시 설자리는 여기까지였다. 일 년 반만인 지금 ‘패션 테이크 오프’는 없어졌다. 이 점이 실력 있는 신진들이 조명 받지 못하게 된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다.

그렇다면 아예 컬렉션에 설 무대와 기회조차 희박했던 ‘넥스트 제너레이션’의 무대가 늘었다는 것에 위안 삼아야하는 것일까. 사실 늘어난 것이 아니라 거의 ‘패션 테이크 오프’ 디자이너들의 일부 이곳에 흡수 되었다는 결론. 이로써 양극화가 더욱 확실해지는 결과 뿐이 되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나 ‘넥스트 제너레이션’은 일반인들의 입장이 불가해 홍보는 커녕 서교동 자이 갤러리에서 진행되어 공간이 협소해 바이어나 프레스, VIP마저도 겨우 들어간다. 한 신진 디자이너는 “자신이 초대할 수 있는 자리는 단 10석 뿐이라 부모와 친지를 모시면 끝이고 맨 끝 의자 뒤가 바로 벽이라 서서 볼 공간 조차 없다”며 허탈해 했다.

이 뿐만 아니라 이번에는 용산 전쟁기념관까지 거의 두 군데에서 컬렉션이 진행된다. 거의 대부분의 프레스들은 경력이 굵직한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이 진행되는 전쟁기념관으로 몰릴 것이고 결국 ‘넥스트 제너레이션’은 자축하는 식으로만 여겨지게 될 것. 결과는 뻔하다.

야외 → 두 군데의 컬렉션장으로


지난 시즌에는 처음으로 야외에서 진행되는 컬렉션에 대해 해외 컬렉션처럼 정해진 곳이 아닌 새로운 공간에서의 디자이너들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한 발 진화할 것이라고 포장했지만 거센 바람으로 올림픽 공원에 설치한 천막이 찢어지는 망신을 당했다. 결국 이번 시즌 또 다시 공간이 옮겨졌다. 이렇게 된다면 이제는 또 어떤 곳에서 진행이 될 지 궁금하기 까지 해진다.

이번에는 전쟁기념관과 서교동 자이갤러리로 나뉘어 시간 낭비가 심해졌다. 예를 들어 1시에 전쟁기념관에서 쇼가 진행되어 40분이 1시 40분경 끝나면 서교동에서는 바로 다음 시간인 2시에 쇼가 진행되는 식이다.

하지만 40분만에 쇼가 끝난다고해도 용산에서 서교동으로 이동할 시간이 충분치 않을뿐더러 컬렉션이 제 시각에 시작되는 일례는 거의 없다. 이에 신진 디자이너 뿐만 아니라 많은 디자이너들이 항의가 빗발 쳤으나 아직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지 않으니 서울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듯 하다.

디자이너들도 멘붕이긴 마찬가지다. 점차 공간도 협소하고 홍보도 제대로 되지 않는 서울패션위크에 대해서 중견 디자이너는 “점차 갈 길을 잃고 있는 것 같다며 진짜 취지를 잊은 채 의례 때가되면 해야만 하는 그런 행사로 여기는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심지어 채규인, 김동순, 신장경, 박윤수, 진태옥, 손성근 디자이너의 컬렉션이 이루어지는 장소는 신세계 본점 10층이다. 장소가 3군데다 보니 각 취재진들 역시 나뉘어질 수 밖에 없고 이같은 상황은 디자이너들도 안타깝긴 마찬가지. 설상가상으로 부산해외컬렉션 일정까지 서울컬렉션과 겹쳐있다.

시민과 함께하는 서울패션위크


이번 서울컬렉션은 ‘함께만드는 서울, 함께 누리는 서울’이라는 슬로건을 통해 시민과 함께하는 패션의 장을 만들고자 했다.

그나마 예전에는 서울 곳곳에 간간히 보이면 포스터마저 디자이너 사무실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홍보가 안되고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포스팅을 통한 인터넷 확산을 꾀하려는 속셈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반인을 상대로 블로거 취재단을 모집하고 있으며 ‘나도 디자이너’는 자신이 디자인한 의상을 컬렉션에 세울 수 있도록 하는 행사도 진행 중이다.

서울시민과 함께 하는 서울 컬렉션이라는 취지하에 서울광장에서는 개막식도 진행된다. 이 역시 아는이들이 없긴 마찬가지지만 패션에 관심이 있는 시민들에게는 그저 반가운 일일 듯 하다.

또한 일반인 볼 수 있는 컬렉션이라는 점도 세계적으로 이례적이지만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입장 티켓을 18세에서 15세 이상까지 낮췄다. 보통 평일에 진행되는 컬렉션에 학생들은 올 수 없고 넥스트 제너레이션의 경우 입장도 불가한데 무엇을 원했던 것일까. 또한 간혹 컬렉션 의상 중 올 시스루 소재로 되어 가슴이 노출되는 경우도 있다. 아무리 예술이라고 하지만 학생들에게 적절한 것인지도 풀어야할 숙제일 것이다.

진행의 문제, 보완 되었을까


또한 지난 시즌 진행당시 제기됐던 문제점 역시 개선됐을 것인지도 두고봐야할 상황이다. 서울컬렉션을 그만큼 중요한 시의 축체라고 생각한다면 당연히 고쳐야할 사항일 것들이다.

우선 해외 사진 기자들이 가장 큰 문제점을 삼았던 조명 시스템의 재정비가 있을 것이고 바이어들을 위한 쇼룸의 개선이 시급하다. 또한 슈콤마보니 컬렉션에서는 지나치게 강압적이었던 경비요원들이 쇼가 시작되었다는 이유로 미처 들어오지 못한 바이어, 연예인에게까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브랜드측의 항의로 문을 열어주긴 했다. 또한 진행요원들은 본인들과 친한 업체나 더 유명한 업계 관계자들의 자리를 미리 맡아놓기도하는 차별을 두어 당시 다른 업체들의 화를 돋구었다.

이밖에 많은 개선되어야할 문제점이 있겠지만 이미 컬렉션은 코앞으로 다가왔다. 반년동안 준비한 컬렉션의 수준을 보란 듯이 높여놓을 것인지. 또 한 번의 천덕꾸러기로 전락할 것인지는 일주일 후에 밝혀질 것이다. (사진출처: bnt뉴스 DB, 서울패션위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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