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제이마뉴엘, 그가 한국 여자를 좋아하는 이유

2012-12-19 12:36:46

[윤태홍 기자 / 사진 김강유 기자] “패션 트렌드는 시즌 마다 바뀌지만 아름다운 피부를 원하는 여성의 심리는 변함이 없어요. 특히 한국 여성은 메이크업이나 피부에 관심이 많더군요. 백화점만 돌아다녀도 멋진 여성이 정말 많아요. 오늘 당신도 참 아름답군요.”

패션과 뷰티 전방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 중인 제이 마뉴엘의 말이다. 지난 12월5일 서울에 폭설이 내려앉은 날, 미국판 ‘도전 수퍼모델’의 미스터 제이가 내한했다. 그리고 사흘 뒤 제이 마뉴엘은 서울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10여 명의 한국 여성들과 점심 식사를 나눴다.

서울 시내 고고한 분위기의 사찰 음식점에 뉴요커 제이 마뉴엘이 들어서자 긴장감이 누그러든다. 냉철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던 ‘도전 슈퍼모델’에서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제이 마뉴엘은 유머러스하고 에너제틱하고 친절했다.

이날 제이 마뉴엘은 코듀로이 소재의 와인 컬러 재킷에 톤온톤 셔츠를 입고 체크 넥타이를 맸는데, 트레이드 마크인 실버 헤어와 묘하게 어우러졌다. 빳빳한 생지 데님과 오래 신어 색이 살짝 바랜듯한 윙톱 슈즈, 카메라와 각종 IT 기기가 담긴 커다란 가방까지. 세련된 감각이 흘렀다.

“캐나다에서 성장했지만 열 아홉살 때 뉴욕에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부모님은 항상 네가 진심으로 어떤 일에 열정을 느낀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 이라고 격려하셨어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패션 디자이너, 방송 프로듀서, 모델, 스타일리스트, 아트 디렉터… 제 커리어 중 어느 것 하나 학교에서 배운 일이 아니니까요.”

요크대학 의대 예과를 다니던 제이 마뉴엘은 음악을 쫓아 뉴욕으로 건너왔고 보컬 트레이너의 메이크업을 하다 우연히 세계적인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공연 화장을 맡게 된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하퍼스 바자, 보그, 더블유 등 세계적인 패션 매거진과의 작업, 하이디 클룸, 타이라 뱅크스, 데이비드 보위와의 특별한 우정도 들려줬다.

제이 마뉴엘은 식사 내내 한국 여성의 아름다움을 여러 번 극찬했다. 그럴 만도 했다. 톱 모델을 선발하는 리얼리티 쇼의 원조 미국판 ‘도전 슈퍼모델’에서 제이는 모델 도전자들의 근원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이를 자극하는 미션 디렉터로 활약했으니까.

“저는 모델들에게 너 자신이 되라고 항상 말해요. 사회적 성공이나 아름다움도 마찬가지예요. 스스로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제이 마뉴엘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은 타고난 본성과 같은 것. 그는 성형 수술이나 시술에 반대하며 여성 내면의 본질적인 미를 끌어내는 데 능숙하다.

“한국 여성은 피부 표현의 중요성을 잘 알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피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부 결이에요. 피부가 매끈해야 메이크업이 돋보이지요. 서울에는 멋진 여성이 너무 많아서 길을 가다 갑자기 카메라를 내밀며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한 적도 있어요. 저를 미친 사람 취급하더군요.”


제이 마뉴엘은 수 십 년 동안 쌓은 패션과 뷰티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뛰어난 감성을 바탕으로 엔프라니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이뤄냈다. ‘바이 제이 듀얼파운데이션’은 세계 4대 컬렉션 300여개 쇼의 메이크업과 프로듀서를 담당하는 제이의 메이크업 노하우를 담아 개발한 제품.

제이 마뉴엘은 파운데이션의 텍스쳐와 사용감, 패키지 디자인까지 엔프라니와 논의했다. “프라이머 위에 파운데이션을 바르고 컨실러로 살짝 보정하는 게 가장 올바른 스킨 표현이에요. 미국 여성들은 이런 방법을 잘 모르죠. 화장이 두껍지 않도록 얇게 하는 것, 자신의 피부를 드러내세요.”

2 시간 동안 진행된 행사에서 제이 마뉴엘은 뷰티 마인드, 생활 수칙, 평소 사용하는 제품까지 스스럼 없이 밝혔다. 단백질 위주의 식단으로 식이 조절을 하고 파티에서도 술을 절대 마시지 않으며 흡연을 하지 않고 하이킹과 조깅을 즐기면서 피곤할 때 마다 뷰티 슬립을 갖는다고.

제이 마뉴엘은 떠나기 전 날에도 서울을 기록했다. 연보라색 폭스 퍼가 장식된 펌프스를 신은 여성의 사진이다. 제이는 트위터에 “한국 여성은 패션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고 있다!”고 멘션을 남겼다.

서울에 불어닥친 혹한 때문에 바싹 튼 입술을 정리하느라 “호텔 룸 서비스로 ‘허니’를 주문했다”는 제이 마뉴엘. 이보다 더 스위트한 남자가 또 있을까. 제이 마뉴엘이 만든 ‘엔프라니 바이 제이 듀얼 파운데이션’이 기다려지는 진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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