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리디아 신] ①라스베이거스 야경을 보며 결심하다

송영원 기자
2009-07-01 17:57:52

대학시절 맞춤옷만 입고 다니며 양장점에서 옷을 주문해 입을 만큼 패션에 민감했던 한 여대생이 있었다. 그리고 졸업 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국제복장학원에 입학하여 3년 만에 모든 공부를 마치고 자신의 브랜드를 런칭한 디자이너가 있다. 그녀는 바로 ‘리디아 신’

20여 년 동안 미국에서 활약한 패션 디자이너 리디아 신은 우리에게 아직 낯설지 모를 이름이지만 미국내에서는 이미 글로벌한 패션 디자이너로 인정을 받고 있다. 남자 못지 않은 배짱과 자신감으로 성공을 이룬 커리어 우먼 1세대로서 미국의 중심부(LA, 라스베가스, 워싱턴 D․C, AC 하와이)에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리디아 매장을 내고 헐리웃 스타나 유명 아나운서에게 자신의 옷을 입힌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다.

그의 미국 진출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찾아 왔다. 한창 패션 공부를 하던 지난 1980년 처음으로 친구들과 함께 미국 여행을 하며 LA에서 뉴욕까지 한달간 자동차로 대륙 횡단을 했다. 그는 “드넓은 땅과 물을 가로지르며 이 넓은 무대야말로 내 꿈을 펼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 때가 어렴풋이 패션 디자이너로서 나의 길을 결정하게 된 출발점이었다”고 말했다.

30일간의 짧지 않은 여정을 끝내고 LA로 돌아오던 날 LA 직항 대신 라스베이거스 경유 비행기편에 탑승했던 그는 도착시간을 밤으로 정했다. 바로 그때가 그의 미국 진출과 함께 리디아라는 브랜드를 만들게 되는 결정적인 순간이다.

“광막한 사막 한복판에 펼쳐진 보석 벨트처럼 느껴지는 매캐런공항 상공에서 처음 본 라스베이거스의 야경은 숨이 막힐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호흡이 가빠지면서 온몸의 세포가 깨어나는 듯 흥분이 된다”

미국 여행에서 돌아온 뒤 그는 라스베이거스에 대한 갈망으로 가득차 있었다. 하루 평균 3~4시간 정도밖에 못 잘 정도로 강행군을 이어갔지만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는 기대감으로 피곤한 줄 몰랐다고 한다.


1988년 그는 드디어 LA로 진출하게 된다. 그의 작품을 눈여겨보며 실력을 인정한 한 지인이 미국 초청을 주선해 준 것. LA 생활이 본퀘도에 오르자마자 라스베이거스 소재 네바다대에 등록하고 라스베이거스를 향한 시장조사와 함께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가동해 나가기 시작했다.

“1990년도에 이제 때가 무르익었다고 판단했다. 그때 나를 사로잡은 곳은 바로 시저스팰리스 호텔 안의 ‘애나 나테세’라는 그리스 출신 패션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쇼룸이었다. 이미 마음속으로 그 매장을 나의 매장으로 낙점을 한 순간부터 내가 만든 옷을 입고 오후 3시가 되면 어김없이 그 매장으로 ‘출근 도장’을 찍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같은 시간 찾아가던 그를 유심히 보던 애나는 그의 작품들에 관심과 호감을 보이며 만찬을 초대하게 된다. 한국에서 온 디자이너라고 정식으로 소개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것. 결국 1년 뒤 미국내 첫 쇼룸인 ‘애나 나테세 & 리디아 신’이 탄생하게 된다.

라스베이거스 쇼룸은 순풍을 탔고 그 여세를 몰아 1994년 워싱턴DC에서 두 번째 쇼룸을 열었다. 이후 1998년 LA의 패션 1번지 윌셔가에 쇼룸과 디자인실을 오픈하게 된다.

LA에 사무실을 열었을 때 의사, 변호사 등 LA지역 VIP 중 500여명의 메인 타깃 리스트를 작성, 1년여 하루도 거르지 않고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궁금해 들러본 고객들은 곧 그의 고품격 디자인에 반해 단골이 되었다고.

“물론 어려울 때도 있었다. 처음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 입점한 뒤 6개월동안 옷이 한 점도 팔리지 않았던 적이 있다. 그러나 난 내 작품에 대한 자신감 속에서 아르마니 등 해외 명품 브랜드들과 유사한 가격대를 책정했다. 당시 주위의 세일 권유에도 눈하나 깜짝 하지 않고 버텼다”

그리고 마침내 시저스 팰리스 호텔 부사장을 자신의 첫 고객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첫 고객을 시작으로 워싱턴DC, LA한인 타운, 하와이 등에 쇼룸이 만들어지자 ‘LIDIA'는 미국 전문 여성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다. 그 후로 파라마운트 전속 앵커우먼인 노마와 CH4 앵커우먼 제이드 문, 베버리힐스 연예인들도 그의 옷을 선택하게 된다. 그렇게 리디아 신은 미국에서 소위 잘나가는 디자이너가 된다.


한경닷컴 bnt뉴스 송영원 기자 fashion@bntnews.co.kr

>>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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