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30일, 여의도 MBC 공개홀에서 열린 '2009 MBC 연기대상’의 대상의 영광이 고현정에게 돌아갔다.
‘선덕여왕’에서 미실로 분한 고현정의 대상 수상은 사실상 기정사실화 되어 있었다. 같은 드라마에 출연한 이요원과 ‘내조의 여왕’ 김남주가 라이벌로 지목되기는 했지만 고현정만큼 강렬한 인상과 카리스마를 발휘하지 못했다.
‘미실’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을 120% 살린 고현정. 극중 미실의 죽음 이후 시청률이 하향 곡선을 그리며 그의 부재를 실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미실이라는 역할을 다른 배우가 맡았다면 지금과 같은 ‘선덕여왕 신드롬’이 일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이번 시상식은 ‘선덕여왕’과 ‘내조의 여왕’의 이파전이었다. ‘선덕여왕’ 팀에서는 고현정, 이요원, 엄태웅, 김남길, 안길강, 서영희, 유승호, 이승효, 남지현 등이 수상을 했으며 ‘내조의 여왕’ 팀에서는 김남주, 윤상현, 최철호, 이혜영, 김창완, 나영희가 트로피를 안았다.
이 두 드라마는 MBC 월화 드라마의 시청률 철옹성을 쌓으며 월화극 강자로 우뚝 섰다. 상반기, 하반기 MBC 드라마의 시청률을 책임졌던 드라마들인 만큼 많은 상을 수상하며 인기를 실감했다
그러나 이번 연기대상의 수상자들 대부분이 높은 시청률이 나왔던 출연진이어서 ‘인기상’과 ‘연기상’의 경계를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배우의 ‘연기’ 자체만으로 평가를 하는 ‘연기대상’이 아니라 시청률을 쫓아 상을 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
저조한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상을 수상한 경우는 ‘탐나는도다’의 서우와 ‘혼’의 임주은 정도에 불과했다. 많은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 모을 수 있는 공감 가는 연기를 펼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연기력이 아니라 드라마 인기에 편승해 트로피를 받아 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시청률이 높아야지만 좋은 드라마는 결코 아니며 시청률이 높다고 하더라도 ‘막장 드라마’라면 완성도 높은 드라마라고 할 수 없다.
1년간 고생한 배우와 제작진의 노고를 취하고 격려하는 자리가 시상식인만큼 ‘인기’보다는 ‘연기’, 시청률이라는 ‘결과’보다 진정성을 가진 배우가 보여주는 진실된 연기라는 ‘과정’이 높이 인정받기를 기대해본다.
한경닷컴 bnt뉴스 조은지 기자 star@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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