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스타일링

아이돌 패션 진화의 ‘뒷(?)’이야기 ②

2010-01-04 15:20:31

2NE1 - stylist 양승호

2NE1의 등장은 한국 대중음악 신에 반드시 던져졌어야 할 주사위로 일컬어진다.

평균 연령 15세, 눈만 깜빡여도 어여쁜 소녀들을 데려다 놓은 건 여느 아이돌과 마찬가지건만 그들은 ‘진짜’ 힙합 음악을 그리고 ‘진짜 힙합 패션’을 선보일 생각을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주목을 받았다.

YG 사단의 야심작이자 여자 빅뱅이라는 닉네임을 꼬리표처럼 달고 시작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들의 영향력은 본인들의 예상보다도 훨씬 막강했다. 마치 런던의 핫한 패션 스트리트에 삼삼오오 모여 있는 자유롭고 펑키한 소녀들이 무대 위로 올라간 느낌이랄까?

런던이라면 간도 쓸개도 다 빼줄 에디터의 첫인상은 그랬고 그런 걸 처음 본 대중은 말 그대로 자지러졌다. 이 유례없는 센세이션을 일으킨 주인공 중 하나가 바로 스타일리스트 양승호다.

주변 친구들(중학교 동창인 빅뱅의 지드래곤과 동네 형인 YG 메인 프로듀서 테디)의 권유로 팔자에 없던 스타일리스트 일을 시작하게 됐다. “평소 하던 대로 하면 된다기에 나와 내 친구가 좋아하는 옷들을 옷장에서 죄다 꺼내 우리 스타일대로 입혔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첫 곡 ‘fire’다.” 아니, 대한민국을 한 판 들었다 놓은 사람치고는 너무 덤덤한 감상 아닌가?

하지만 그의 생김새나 평소 즐기는 차림을 보고 나면 사실 모두 이해가 된다. “우린 영국에서 쭉 자랐고, 그간 여자 아이돌 중에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형이 없었다는 것이 관건이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힙합 하는 예쁜 여자애들이 바로 2NE1이다”


그들이 즐겨 입는 코스믹 원더, 블레스, 카세트 플레이어 등 도쿄와 런던, 파리 베이스의 브랜드들 그리고 함께 매치되는 다양한 빈티지 아이템은 협찬이 아닌 구입으로 이루어진다.

양승호의 공식적인 직함은 스타일리스트지만 막상 그의 역할은 YG 패밀리 내의 모두와 같다. “곡이 나오면 일단 프로듀서 형에게 전화가 온다. 하루면 하루, 일주일이면 일주일 동안 모두가 둘러앉아 만들어진 곡을 들으며 온갖 종류의 수다를 떤다. 얘기를 나누면서 잡지도 들춰보고 서로 좋아하는 뮤직 비디오도 함께 보며, 스타일링부터 안무, 뮤직 비디오에 들어가면 좋을 특정 신에 대한 아이디어까지 마구 쏟아낸다” 작업 과정을 묻자 이런 답변이 되돌아왔다.

거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인 회사에서 이렇게 민주적이고도 바람직한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2NE1과 빅뱅이 가진 특유의 분방함과 사랑 많이 받고 자란 아이의 구김살 없는 태도가 단숨에 이해된다.

“2NE1 이후로 스타일리스트 일은 안 하게 되겠지만, 앞으로 대중음악 신에 진정한 패션 아이콘이 나오길 기대하는 입장에선 훌륭한 음악성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주얼과 아트 디렉팅 하나는 끝내주지만 어설픈 일렉트로만 얹은 하이틴 팝 음악을 하는 레이디 가가와 같은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침을 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기사제공: W Korea 최서연 기자 www.wkorea.com)

한경닷컴 bnt뉴스 패션팀 fashion@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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