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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Talk] 색체의 마술사, 엠마뉴엘 웅가로

2014-07-14 09:09:11

[최원희 기자] “나는 옷감의 냄새를 맡고 옷감이 스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2009년 방영된 MBC 예능 ‘무한도전’ 프로젝트 런웨이 특집에서 유재석이 자신의 의상을 가리키며 “엠마뉴엘 웅가로의 색채미학을 담았다”라고 설명했던 것을 기억하는가.

엠마뉴엘웅 가로는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우는 파리 출신의 오트 쿠튀르에로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 앙드레 쿠레주와 같은 패션계 거장 밑에서 경험을 쌓은 디자이너다. 메탈릭 드레스, 레더 재킷과 핫팬츠 등의 파격적인 의상들은 패션계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또한 1960년대의 전설적인 패션 아이콘 페넬로페 트리와 트위기가 웅가로의 컬렉션 무대에 섰던 것은 당시 그의 명성을 드러내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색채의 마술사’ 그리고 ‘프린트의 시인’

1933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엠마뉴엘 웅가로는 신사복 재봉사였던 아버지의 슬하에서 재봉, 재단, 가봉 기술을 배우며 패션을 시작했다.

오트 쿠틔르의 세계에 대한 동경이 있었던 그는 55년 파리로 떠나 남성복 재단사인 크리스티아니 밑에서 일을 배우며 감을 익히고, 58년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의 조수가 되어 그의 디자인 세계를 흡수했다.

6년이라는 기간은 웅가로의 패션 철학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65년 자신의 회사를 설립한 그는 발렌시아가의 훌륭한 디자이너의 철학에 따라 기하학적인 패턴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이는 매 컬렉션마다 새로운 화제를 모으며 ‘색체의 마술사’, ‘프린트의 시인’이라는 애칭을 안겨 주었다.

“미니멀리스트는 지적인 파시즘과도 같은 것”


A라인의 실루엣, 미니 시프트 드레스, 반바지와 재킷의 앙상블에 더해진 여성의 아름다운 곡선미와 입체 재단 양식을 기본으로 한 아름다운 실루엣은 웅가로만의 색을 입고 화려하게 탄생한다.

그의 첫 컬렉션은 디자이너 앙드레 쿠레주의 영향을 받아 기하학적이면서도 로맨틱한 아름다움을 품고 있었다. 이 후에도 색다른 매력을 선보이는 웅가로의 완벽한 테일러링은 스카프, 스키복, 향수 등의 다양한 분야로 퍼져나가며 명성을 이었다.

하지만 1996년 더 자유로운 창작물을 위해 웅가로는 자사의 지분 상당수를 페레가모에 인수한다. 그리고 이는 2000년대까지도 200명의 쿠튀르 고객들을 확보하는 밑거름이 되어 정교함과 정확성을 요구하는 이 시대 마지막 쿠튀리에로 기억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색에 대해 이해를 못하거나 아니면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나 적당한 것이 미니멀리즘이다”


2004년까지 명성을 이어나간 웅가로의 오트 쿠튀르는 적자에 시달려 2005년 미국인 IT사업가에게 재매각되었고, 여러 디자이너들을 영입하며 과거 명성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원단과 색채가 전달해주는 느낌을 디자인으로 풀어내는 디자이너 엠마뉴엘 웅가로. 정교함과 동시에 정확성을 띄는 그의 디자인은 현재까지도 수많은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며 살아있는 역사로 기록되고 있다.

은퇴 전까지도 정교한 테일러링을 밑바탕으로 한 수많은 패턴들의 조합과 무대 위를 화려하게 수놓은 색채들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한 브랜드의 힘찬 도약을 기대해본다.
(사진출처: 엠마뉴엘 웅가로 공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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