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청담동에서 남자 디자이너로 사는 법 1편

2013-08-20 18:02:19

[최미선 기자/ 사진 김강유 기자] 청담동에서 스타 디자이너로서 사는 삶이란 과연 어떠할까. 높은 콧대와 아찔한 하이힐의 기 센 강남 여자들 사이에서 남자 디자이너로 살아가는 방식이란 과연 무엇일지 궁금하다.

뷰티 관련 경력만 10년 넘게 걸어온 스타 헤어 디자이너와 메이크업 아티스트 3인이 있다. 연예인과 일반인을 오가며 그들의 아름다움을 가장 극대화시켜 주는 3명의 남자 스타 디자이너들을 만났다.

일요일 느즈막한 시간에 브런치와 스파클링 와인 한잔을 함께 할 것 같은 상당한 ‘관록’의 소유자 세 남자와 ‘아름다움’에 대한 자유로운 대화를 나눴다. 그들이 바라보는 ‘트렌드와 스타일’ 그리고 ‘연예인 스타일링’ 그리고 ‘강남 여자들에 대한 시선’까지. 총 3편으로 진행될 유쾌상쾌통쾌 세 남자와의 스타일 토크를 지금부터 시작한다.


청담동 스타 디자이너 3인은 누구?


왼쪽부터) 함경식 원장(메이크업), 김영주 원장(헤어), 범호 원장(헤어)

세 남자의 친분은 10년이 넘었다. 김영주 원장과 범호 원장은 16~17년 알던 선후배 사이. 같은 업계에서 같은 길을 걷게 되면서 지금은 호형호제하는 사이라고 한다. 함경식 원장과는 제니하우스에서 함께 일을 하게 되면서 알게 된 사이로 현재는 세 남자 모두 청담동 아쥬레 샵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


PART 1 세 남자가 바라보는 ‘트렌드와 스타일’

최미선(이하 최) 세 분 모두 10년 넘게 헤어와 스타일을 담당한 견고한 이력의 소유자로 알고 있다. 10년 경력 디자이너로서 어떤 부분이 가장 많이 바뀌었나.

함경식(이하 함) 제일 많이 변한 것이 메이크업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바뀐 것은 바로 ‘베이스 메이크업’이다. 10년 전에는 HD화면이 아니었기 때문에 윤곽을 살리는데 중점을 둔 메이크업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색조도 좀 진한 편이 대부분이었고. 그런데 지금은 일단 얇게 발리는 베이스나 가장 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는 메이크업을 선호하는 편이다.

김영주(이하 김) ‘나는 원래 피부가 좋은 사람이다’ 라는 것을 알리고 싶은 것 아닌가.

그렇다. 사실 연예인들도 잦은 밤샘 촬영 후 안 좋아진 피부를 보완해 주기 위해 얇지만 자연스럽고 원래 피부가 좋은 것처럼 느껴지는 메이크업을 연출한다. 그래서 메이크업 분야도 테크닉이 많이 발전된 상태다. 다양한 상품도 출시되고 있고.

특히 요즘에는 파운데이션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되면서 강세인 것 같다.

베이스 메이크업에서 요즘 가장 핫한 것이 바로 쿠션 파운데이션과 CC크림이다. 그런데 사실 일반 사람들이 2가지 제품만으로는 완벽한 메이크업을 완성하기란 쉽지 않다. 다른 제품을 사용한 후 2가지 제품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좋다.

어쩌면 메이크업이 점차 가볍고 자연스럽게 변하면서 대중들의 헤어 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진 것 같다.

어떻게 보면 헤어라는 것도 얼굴을 더욱 예쁘게 보이게 하기 위해 연출하는 것 아닌가. 염색을 하는 사람들이 늘게 된 것도 얼굴을 이전보다 더욱 화사하고 밝게 보이게 하기 위한 이유인 경우가 많다.

2년 전만 해도 염색을 한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지금은 염색을 안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사실 동양인들이 갖고 있는 노란 톤의 얼굴을 살려줄 수 있는 헤어를 하면서 톤 자체가 밝아진 경우다. 메이크업에서 부족한 부분을 헤어가 받쳐주고 헤어가 살려준 얼굴을 더욱 디테일하게 표현해준다고 할까.


전체적인 룩이라고 했을 때 ‘헤어가 7, 메이크업이 3’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의 외모를 바꿔줄 수 있는 부분에서 헤어는 정말 큰 부분이고 메이크업은 그것을 극대화시켜 줄 수 있은 보완적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

헤어와 메이크업은 정말 상호보완적인 역할에 충실한 것 같다.

연예인 헤어 메이크업도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그냥 그 연예인의 스타일링만 했다고 한다면 지금은 어떤 역할을 맡았을 때 시놉시스부터 대본까지 미리 살펴본 후 스타일링을 잡는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담당하는 연예인 중 신소율 씨가 시트콤 ‘못난이주의보’에 출연 중인데 기존 친숙한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상류층 캐릭터를 맡게 되었다. 처음에는 원래 갖고 있던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처럼 스타일링이라는 것도 본인의 원래 매력에 다른 느낌을 더하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헤어 관련 스타일링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일반 고객들의 경우 연예인들 사진을 갖고 와서 스타일링 해달라는 이들이 많나.


범호(이하 범) 예전에는 연예인이 바라보기만 하는 존재였다면 이제는 따라하는 존재가 되었다. 이제 고객들도 워너비 스타일이 보는 것만 만족하는 게 아니라 ‘나도 그들을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어떤 연예인 사진을 주로 갖고 오는가.

남자 헤어로 본다면 영화 ‘아저씨’에서의 원빈 씨나 유승호 씨 사진이 많다. 또 가수 박현빈 씨 머리도 종종 있다.

어떤 연예인의 머리든 고객이 원하는 것은 자로 잰 듯 똑같은 머리를 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만의 느낌을 표현하는 쪽이 더욱 중요하다.

섬세하게 들어가면 머리 자체가 아니라 그 사람에 이렇게 연출했을 때 그런 느낌을 내는게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디자이너이자 디렉터의 역할이 아닐까. 나도 지금 무한도전에 출연했던 하하 씨의 머리를 보고 연출한지 지금 1년 정도가 되어간다. 그런데 느낌이 완전 다르지 않은가.

최, 범, 함 (웃음)

어쩌면 시쳇말로 ‘완얼(완성은 얼굴)’이라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정말 안 어울릴 것 같은 헤어의 사진을 갖고 와서 해달라고 하는 고객은 없었나.

김, 범 꽤 많았다.

그런 경우에는 그냥 연출하나 아니면 다른 머리를 권해주나.

사진 속 인물의 헤어같이 해달라는 이야기가 기장이나 스타일링을 똑같이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느낌을 살려달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난감한 경우가 많지는 않다.

다만 정말 “똑같이 해주세요”라고 하면 고객에게 “사진 속 연예인과 똑같은 포즈, 표정을 지어주세요” 라고 하기도 한다. 그 사람이 이 사진에서 과연 ‘어떤 느낌’을 좋아하는지를 캐치해서 표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만약 정말 어울리지 않을 경우에는 고객에게 “이런 얼굴형에 어떠한 특징 때문에 기장을 좀 더 길게 해서 잘라야 해요” 라고 설득을 하는 경우도 있다.

헤어는 그래도 조금 낫다. 머리는 잘라가면서 기장을 맞출 수 있는데 메이크업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 만약 고객이 원하는 메이크업이 아닐 경우 중간에 수정하는 경우도 있나.

그런 경우도 있다. 고객에게는 ‘청순한 느낌을 좋아하는지 스모키한 섹시한 느낌을 좋아하는지 아니면 귀여운 느낌을 좋아하는지’를 먼저 묻는다. 그런데 고객들은 거의 똑같은 대답을 하더라.

“메이크업 어떻게 해드릴까요?”라고 물으면 “얼굴이 작고 어려보이고 예쁘게 해주세요”라고 말이다. 그런데 이런 것을 모두 충족시키려면 메이크업 자체가 과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설득을 한다. 각자 어울리는 부분에 따라 “이건 빼놓는 게 좋고 이건 더하는 게 좋다”라고.

고객들도 똑같이 되지는 않는다는 걸 어느 정도 알고 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너무 ‘기대감을 갖지 말고 샵을 들려야 한다는 것’이다. 완전한 페이스오프를 원하는데 그건 쉽지 않다. 지금보다 살짝 더 예뻐질 수 있다라는 마음을 갖고 오면 오히려 만족감이 큰 것 같다.

요즘에 매스컴에서 많이 나오는 뷰티관련 프로그램의 영향도 있지 않을까. 프로그램에서는 풀세팅을 해서 비포 애프터가 극명하게 차이가 나는데 사실 일반인들을 그정도로 할 수 없지 않나.

사실 비포 부분을 극대화시키는 부분도 있다. 만약 촬영을 하는 부분도 애프터는 DSLR로 찍는다면 비포는 6미리 카메라로 찍는다던지. 그냥 사람이 원초적인 그 상태를 촬영하는 경우가 많다. 거기서 조금만 바뀌어도 “우와” 하는 거다.

예전 이런 경우도 있었다. 뷰티 프로그램 중 다크서클 극복기 편이었는데 진짜 다크서클이 있는 패널을 섭외하지 못해서 일부러 다크서클을 메이크업한 후 그것을 다시 보완하는 메이크업을 한 적도 있다. 원래 갖고 있는 피부가 그렇게 나쁘지 않은 편이어서 비포애프터의 극명한 차이를 위해서 그런 요청을 받는 경우도 간혹 있다.

메이크업 같은 경우 팁을 주기 위하여 정보를 주어야 하는 것이고 어차피 다크서클이 심한 사람에게는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연출도 때때로 필요한 것 같다.

세 분 다 TV 뷰티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뷰티멘토로서 팁을 주자면.


나는 이런 생각이다. 요즘 말하는 ‘트렌드’라는 것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 트렌드라고 하는 것도 사실 어떤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그 머리나 메이크업을 했는데 대중들이 ‘가장 잘 어울린다’라고 생각했을 때 시작되는 것 같다.

연예인들과 대중을 모두 접하는 입장에서 이것을 똑같이 시연하게 되면 그 갭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우리가 목표에 두고 해야 할 것은 그 사람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아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는 여러 가지 방법이나 스타일을 많이 알기 때문에 그에 대한 어드바이스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고.

예전에 비해 트렌드라는 것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생각도 든다. 옛날에는 단발이 유행이면 다 단발이었다. 지금은 연예인들도 긴머리부터 짧은 머리까지 스타일의 범위가 넓어졌다는 것이 고맙다. 특히 배우 윤은혜 씨의 경우 커피프린스 때 커트 머리를 해서 빵 터져주었고 붉은 갈색머리를 시도하면서 많은 여성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윤은혜 씨는 정말 좋은 패션 아이콘이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많은 것을 시도를 해보고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주면서 사람들에게 ‘이건 나도 해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게끔 했다는 거다. 나는 그런 트렌드세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연예인으로서 대중들이 닮고 싶고 따라하고 싶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말이다.

요즘 여성들 사이에서 뜨는 스타일 중에는 고준희 머리가 있다. 길거리에서 셋 중 하나는 그 머리인 것 같은데.

사실 고준희 머리라는 것도 10년 전부터 있던 스타일이다. 그런데 그 머리를 고준희가 했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각인이 된 것이다. 긴 머리의 존재감 없던 그녀가 단발로 자르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타이밍도 좋았고.

이렇게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극적인 효과를 준 것이다. 사실 연예인 머리가 예뻤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어울린다’라는 것도 있겠지만 ‘그 캐릭터와 상황 속에서 가장 개성이 잘 발현되는 머리’인 경우도 많다.

트렌드에서 대중화가 되는 것에는 여러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이제는 너도나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이다. 이와 덧붙여서 헤어의 경우 특히 시안이 필요하고 디자이너와 손님과의 소통이 필요하다.

bnt뉴스 기사제보 beauty@bntnews.co.kr

▶[그루밍 가이드] 男 아이돌은 왜 '아이라인'에 빠졌나
▶[그루밍 가이드] 피부미남 특집, 훈남들은 이렇게 말한다
▶[그루밍 가이드] 방송 3사 남주연 헤어스타일 전격분석
▶부문별 1위 ‘발림-보습-커버’ 쿠션 파운데이션 BEST 3
▶남성 화장품 시장 ‘전세계 1위’...한국은 ‘피부미남’ 전성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