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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타일을 말하다] 자유를 외치는 민중들의 함성 소리, 영화 ‘레미제라블’ <1>

2014-04-08 10:36:04

[김진현 기자]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은 그 명성에 걸맞게 약 100년에 걸쳐 수십 차례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로 각색돼 감동을 전했다.

2012년 개봉한 탐 후퍼의 영화 ‘레미제라블’은 특이하게도 원작 소설이 아닌 뮤지컬을 영화적 형식으로 재구성, 스크린에 옮겼다. 총 40여곡의 달하는 노래는 촬영현장에서 라이브로 녹음됐으며 이는 영화의 리얼리티와 텐션을 살리는데 탁월한 역할을 했다.

또한 등장하는 배우들의 호연도 돋보였다. 우리에겐 엑스맨 ‘울버린’으로 더 유명한 휴 잭맨이 ‘장발장’ 역을 맡았고 앤 해서웨이가 운명의 여인 ‘판틴’, 러셀 크로우가 장발장의 숙적 ‘자베르’,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코제트’ 역에 분했다.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이 배우들은 영화 속 내내 관객들의 심장을 움켜진 채 놓아주질 않았다.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민중의 뜨거운 에너지와 그 안에 유기적으로 연결된 등장인물들의 사랑과 연민, 성찰과 구원들을 풀어내고 있는 이 영화는 탄탄한 스토리와 연출, 치밀한 기획력으로 그 해 한국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이 영화의 매력은 그 뿐만이 아니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이 입고 나온 의상은 19세기 초반 프랑스 낭만주의 복식을 보다 리얼하게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영화 의상을 당당했던 파코 델가도는 극중 등장인물들의 개성과 그 인물의 극적인 변화를 완벽하게 표현해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힌바 있으며 그는 역사적 고증을 거쳐 무려 4천 여 벌의 의상을 제작했다고 한다.

특히 1815년부터 1848년까지 30년 동안의 프랑스 낭만주의 여성 복식의 특징을 그대로 살려낸 판틴과 코제트의 의상은 빈민층에서부터 신흥부르주아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여 더욱 이목을 집중시켰다.


예쁘고 청순한 외모의 공장 노동자 판틴은 핑크색의 로코코 양식 엠파이어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그 위에 푸른색 계통의 노동복을 겹쳐 입어 한눈에 그의 계급과 가난을 드러내 보였다.

이때는 신흥 부르주아의 출현으로 더욱 풍성하고 디테일한 드레스가 유행이었지만 판틴은 그 전 세기에 입었던 폭이 좁고 실루엣이 드러나는 엠파이어 드레스를 고수하고 있다. 엠파이어 스타일은 청순하고 매끈하게 떨어지는 라인이 여성미를 부각시켜 주며 실용성 또한 넓어 일반 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공장에서 해고당한 판틴은 매춘부로 전락하게 되는데 이때 그는 강렬하고 공격적인 레드 컬러 드레스와 어깨와 가슴이 아슬아슬하게 노출된 드레스로 캐릭터의 상황을 표현했다. 판틴 역을 맡은 앤 해서웨이는 이 역을 소화하기 위해 무려 11kg이나 감량했으며 극 중 길고 풍성한 머리카락을 팔아 넘기는 장면에선 그 자리에서 직접 삭발을 했다.


판틴의 친 딸이자 장발장의 의붓 딸인 코제트는 그 당신 신흥 부르주아 여성의 복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잘록한 허리를 중심으로 x자 형태로 부풀린 드레스가 낭만주의 스타일 코드.

소매에 디테일한 주름을 잡아 볼륨감을 주고 드레스 안에 페티코트를 입어 우아하고 귀족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식물이나 꽃 등의 패턴을 가미한다든지 레이스, 리본 등의 포인트를 드레스 군데 군데 사용한 것도 눈에 띈다.

또한 챙이 넓은 보닛이나 헤어 피스, 실크 머리끈 등을 사용해 여성스럽고 고풍스러운 무드를 자아냈으며 그 외에도 러블리한 벨라인 드레스와 헤어 스타일이 클래식하면서도 로맨틱한 코제트를 보다 리얼하게 연출해냈다.
(사진출처: 영화 ‘레미제라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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