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김수신 박사의 ‘성형 혹은 진실’⑫] 대한민국에 성형외과가 많은 이유?

2015-02-03 16:56:28
[라이프팀] 김수신 박사의 성형칼럼 ‘성형 혹은 진실’을 연재합니다. 성형에 대해 일반인들이 잘 몰랐던 이야기, 재미있고 놀라운 성형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김수신(레알성형외과 대표원장, 의학박사) 박사는 서울대학교 성형외과의 첫 의학박사입니다. 손가락 미세접합수술 등 재건성형 분야의 발전에 크게 기여해왔으며 미용성형 분야에 20년 이상 종사하며 각종 새로운 수술법들을 연구, 발표한 바 있습니다. 현재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외래교수, 레알성형외과 대표원장으로 재직 중입니다.(편집자 주)

한국의 의료제도는 전 국민이 보험공단에 가입되어 있고 공단은 독점적으로 모든 병원과 계약이 되어 있는 보험 형태로 환자의 진료비를 공단에서 일정부분 지불해 주고 있다. 이를 의료수가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이 의료수가가 다른 나라보다 상당히 낮게 책정되어 있어 일부 병원들은 자구책으로 비보험 영역을 확대해 수입을 늘리려 한다. 환자 입장에서도 기본적인 것만 보험 적용이 되기 때문에 좋은 약이나 고급 서비스를 받으려면 추가로 지불을 해야 한다.

하지만 미용 성형은 생명이나 건강에 관련된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비보험 처리된다. 다른 병원에 비해 임대료나 인테리어 비용, 광고비 등이 더 드는 것도 있겠지만, 어쨌든 환자들이 내는 금액은 세금을 제하고 고스란히 병원 수입이 될 수 있다. 의사들이 앞 다투어 성형 시장에 뛰어들려고 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성형외과 의사들의 수입이 다 많은 것만은 아니다. 압구정동만 해도 1/3정도의 병원이 임대료 내기도 빠듯할 정도이고 파산하여 폐업하는 경우도 속출한다. 환자가 많다고 해도 무한정 수술할 수 있는 건 아니므로 결국 다른 전문직처럼 남들보다 좀 더 잘사는 정도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70년대 말 내가 레지던트 전공을 선택할 때만해도 성형외과는 비인기과목이었다. 그때 성형외과를 지망한 이유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재학 시절 유신정권 아래서 민주화운동을 한 것이 문제가 되어 6개월 형을 받은 이력이 있었던 탓에 경쟁이 심하지 않은 과를 골랐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막상 성형의 세계로 들어서고 보니 그 매력이 무궁무진했다. 화상이나 사고 등으로 모습이 흉해진 환자들이 제 모양을 찾아 병원을 나갈 때면 그렇게 기분 좋을 수 없었다. 미세수술에 미쳐 집중했더니 손가락 접합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고, 마흔이 넘어 눈을 떴던 미용 성형 역시 일가를 이루게 되었다.

지금 한국 성형계를 이끄는 후배 세대 의료인들은 대부분 재건 성형과는 거리가 멀고 처음부터 미용 성형을 전공으로 삼은 이들이다. 이들의 특징이라면 성형외과 경쟁률이 거의 최고조에 달할 즈음 성형외과를 선택한 의사들이라 매우 명석하고 목표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환자의 요구에 앞서 환자들에게 필요한 수술을 하려는 의욕도 대단하고 마케팅에 대한 투자도 아낌없이 한다. 이들은 서로 견제하고 경쟁하는 구도 속에서 한국 성형을 발전시키고 있다.

해외 학회 활동에도 열심이어서 국제무대에서의 한국의 위치를 더욱 곤고히 해주고 있다. 또한 환자가 찾아오기만 기다리지 않고 친근하게 다가가는 전략을 세련되게 구사하고 있으며 때마침 불어 닥친 한류 열풍과 맞물려 아시아권 진출도 진행하고 있다. 간혹 욕심이 과해 우려되는 부분도 없잖아있지만 이들과 만나면 나 또한 자극을 받고 젊은 감각을 느낄 수 있어 자주 어울리는 편이다. 이들이 한국 성형의 위치를 계속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시켜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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