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의료제도는 전 국민이 보험공단에 가입되어 있고 공단은 독점적으로 모든 병원과 계약이 되어 있는 보험 형태로 환자의 진료비를 공단에서 일정부분 지불해 주고 있다. 이를 의료수가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이 의료수가가 다른 나라보다 상당히 낮게 책정되어 있어 일부 병원들은 자구책으로 비보험 영역을 확대해 수입을 늘리려 한다. 환자 입장에서도 기본적인 것만 보험 적용이 되기 때문에 좋은 약이나 고급 서비스를 받으려면 추가로 지불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성형외과 의사들의 수입이 다 많은 것만은 아니다. 압구정동만 해도 1/3정도의 병원이 임대료 내기도 빠듯할 정도이고 파산하여 폐업하는 경우도 속출한다. 환자가 많다고 해도 무한정 수술할 수 있는 건 아니므로 결국 다른 전문직처럼 남들보다 좀 더 잘사는 정도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70년대 말 내가 레지던트 전공을 선택할 때만해도 성형외과는 비인기과목이었다. 그때 성형외과를 지망한 이유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재학 시절 유신정권 아래서 민주화운동을 한 것이 문제가 되어 6개월 형을 받은 이력이 있었던 탓에 경쟁이 심하지 않은 과를 골랐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막상 성형의 세계로 들어서고 보니 그 매력이 무궁무진했다. 화상이나 사고 등으로 모습이 흉해진 환자들이 제 모양을 찾아 병원을 나갈 때면 그렇게 기분 좋을 수 없었다. 미세수술에 미쳐 집중했더니 손가락 접합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고, 마흔이 넘어 눈을 떴던 미용 성형 역시 일가를 이루게 되었다.
지금 한국 성형계를 이끄는 후배 세대 의료인들은 대부분 재건 성형과는 거리가 멀고 처음부터 미용 성형을 전공으로 삼은 이들이다. 이들의 특징이라면 성형외과 경쟁률이 거의 최고조에 달할 즈음 성형외과를 선택한 의사들이라 매우 명석하고 목표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환자의 요구에 앞서 환자들에게 필요한 수술을 하려는 의욕도 대단하고 마케팅에 대한 투자도 아낌없이 한다. 이들은 서로 견제하고 경쟁하는 구도 속에서 한국 성형을 발전시키고 있다.
한경닷컴 bnt뉴스 기사제보 life@bntnews.co.kr
▶ 女, 남자의 마음을 훔쳐라
▶ 휴가철 '바캉스 패션' best 3
▶ 소녀, 여자가 되는 방법을 알려줘!
▶ 영월 3대 관광지, 당일치기 여행 완전 정복
▶ 스티브잡스 “애플빠들에게 목줄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