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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킹' 본방과 '무한도전' 재방의 의미

김선영 기자
2010-04-04 19:34:06

4월3일 KBS 2TV ‘천하무적 야구단’은 결방을 결정했지만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이하 스타킹)’과 MBC ‘무한도전’이 예정대로 방송됐다. ‘스타킹’은 본방송이었고 ‘무한도전’은 ‘탈북복서 최현미 편’을 재방송했다.

3월26일 천안함 침몰 사고가 있은 후 온 국민이 침통해있는 분위기 속에서 지상파 방송국들은 일제히 국민 정서를 반영해 예능프로그램을 자제해왔다. 그러나 이번 토요일은 한 주 피로를 예능프로그램으로 달래는 시청자들을 고려해 일부 예능프로그램이 전파를 탔다. 이날 전파를 탄 ‘스타킹’과 ‘무한도전’은 완전히 다른 행보를 보였다.

예능이지만 웃음보단 희망과 감동에 초점을 맞춘 ‘무한도전’
‘무한도전’은 방영 당시 진한 감동으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던 탈북소녀 복서 최현미 선수의 경기편을 재방송했다.

이날 방영된 최현미 선수 2차 방어전편 재방송은 여러 가지로 의미 있는 선택이었다. 우선 최현미 선수는 4월30일 3차 방어전을 갖게 되었지만 여전히 후원사를 찾지 못해 금전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무한도전’은 현재 약 1억원이 드는 경기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도움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최현미 선수의 사연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킨다는 차원에서 재방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복싱은 강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싸우는 경기다. 경기 막판 체력이 떨어진 최현미 선수와 일본 쓰바사 선수는 거의 본능적으로 주먹을 날렸다. 이 모습은 천안함 실종자와 그 가족들을 떠올리게 한다.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좀 더 버텨보자고 ‘무한도전’은 최현미 선수와 쓰바사 선수의 육체로 이러한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를 실종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전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박한 웃음만 남은 ‘스타킹’
SBS는 ‘스타킹’의 본방 결정에 대해 “‘스타킹’은 연예인 중심의 프로그램이 아니다. 자막이 현란하고 실없는 웃음을 유발하는 순수 오락 위주의 프로그램을 가려내려고 한다. 아무래도 경박하게 웃기거나 말장난 위주의 프로그램들이 우선적으로 결방된다”라며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이날 ‘스타킹’은 다소 경박해보이는 내용이 방송되었고 연예인 중심으로 흘렀다. 특히 ‘한밤의 TV연예’ 차기 리포터를 선발하기 위한 ‘리포터 서바이벌 오디션’에는 프로그램의 절반 가까이의 시간이 할애됐다.

이날 방송에는 리포터 대회 참가자들이 각자 자신이 준비한 장기와 실전 인터뷰를 선보이며 ‘한밤’ 리포터가 되기 위한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부적합한 발언과 눈살을 찌푸리는 진지하지 못한 태도가 시청자들을 불쾌하게 만들었다.

한 얼짱 출신 고등학생 참가자는 당돌한 말투와 연예인들을 곤란하게 하는 예의 없는 태도로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조영구에게도 지적을 당했다. 또한 갯벌전문 리포터로 등장한 참가자는 김종국의 복근 공개를 유도하고 연예인의 무릎에 앉는 등 방청객들을 포복절도시켰지만 지금 같은 시기에는 어이없는 방송이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한준호 준위의 영결식 소식과 첫 사망자가 발견됐다는 속보 자막이 흐르는 동안 출연진들의 웃음 소리는 시청자들을 더욱 불편하게 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추모 분위기에 웃고 떠드니 좋냐?”, “시종일관 정신없고 막장 방송 같았다” 등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여론 속에서 ‘스타킹’이 시청률 14.4%(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를 기록하며 주말예능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예능 결방을 틈타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자극적인 내용임에도 방송을 내보낸 것은 아닌가하는 비난까지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대체 프로그램 마련이 쉽지 않고 휴일을 맞은 시청자들의 채널 선택권을 존중해 예능프로그램을 정상 방송하기로 한 지상파 방송국의 결정은 인정해줘야 한다. 그러나 시기가 시기인 만큼 신변잡기식의 웃음보다는 희망과 감동을 주는 의미 있는 예능프로그램을 편성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예능은 자제되면서 막장 드라마는 버젓이 방송되고 있는 아이러니한 방송사의 결정에도 문제가 있지 않을까.
(사진출처: (위) MBC '무한도전' 방송 캡처, (아래) SBS)

한경닷컴 bnt뉴스 김선영 기자 kkoddang@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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