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인터뷰] 김강우 "로맨틱 코미디 잘 안 봐…뻔하니까"①

2012-10-10 23:17:48

[민경자 기자 / 사진 이현무 기자] '그 김강우 맞아?'

흐트러짐 없이 완벽할 것 같았던 배우 김강우가 KBS2TV '해운대의 연인들'에서 힘을 뺐더니 시청자들은 '김강우'란 배우를 다시 봤다. 하지만 그 모습은 완벽한 이태성 검사가 아닌 허술한 남해의 모습에서였다. 김강우란 배우야 워낙 이태성 같은 캐릭터를 자주 맡아와 익숙해졌지만 남해 같은 캐릭터는 신선했다. '굴욕적'이기 보다는 대중 앞에 한 걸음 다가 온 느낌이랄까.

"남해가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는 캐릭터에 대한 설득력 때문인 것 같다. 남해라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 그 순간 내 자신은 절실했다. 정말 배가 고파서 먹었고, 애타게 찾았고, 애타게 그리워했다. 내가 정말 차력사라고 믿었으니까 바보같이 무모하게 했었다"

드라마 '해운대의 연인들'은 기억을 잃은 검사와 조폭의 딸이 펼치는 로맨틱 코미디다. 극중 김강우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검사 이태성 역으로 조폭 검거를 위해 부산으로 내려갔다가 기억을 잃고 차력사 남해로 잠시 살게 되는 1인2역을 맡았다.

"처음 이 작품을 선택했을 때 모두가 나에게 그런 모습이 있을까? 그런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태성이나 남해나 모두 나에게 있는 모습이다. 누구에게나 한 가지 모습만으로 살아가지 않는다. 다만 역할을 만났을때 극대화 시켜서 보여줄 뿐이지 이건 나고 이건 내가 아니고는 아닌 것같다. 다만 차별을 두려고 노력했다. 한 극에서 두 캐릭터가 나와야하니까. 대사톤이라든지 목소리, 표정 등 태성이일때는 가급적 표정을 안쓰고 남해일때는 표정을 많이 썼다"

'해운대 연인들'은 부산을 배경으로 3개월간 촬영을 마쳤다. 유독 더웠던 올 여름, 로맨틱 코미디물임에도 드라마 속에는 고생한 흔적이 역력했다. 4kg가 빠지고 피부도 많이 탔기 때문일까. 전날 막 촬영을 마치고 올라왔다는 김강우의 눈매는 날카로워 보였다.

"하루하루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더위도 더위지만 차력 신, 기름에 구르는 신, 바다에서 건져 올려지는 신 등이 많았다. 특히 고등어 촬영은 아마 하루종일했으면 죽었을 거다. 스태프의 배려로 한번에 갔지만 정신적으로 힘들었다면 못 찍었을 거다.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참을 수 있는데 심적으로 힘든 것은 못참는다. 하지만 지금은 다 잊혀졌다.…고등어는 아직도 잘 먹는다. 아주 잘 씹어 먹는다(웃음)"


"드라마를 처음 했을 때의 기억이 안 좋아 영화로…"

김강우는 3년만에 드라마 '해운대 연인들'로 복귀했다. 그동안 영화에서는 얼굴을 비췄지만 드라마에서는 오랜만이라 반가웠다. 하지만 김강우에게서 뜻밖의 말을 들었다. 신인시절, 강압적인 드라마 현장은 그에게는 부담과 외로움으로 다가왔었다고.

"드라마를 처음 했을 때 기억이 좋지 않았다. 그때 드라마 현장이 인간미가 없다고 느꼈다. 너무나 개인적으로 돌아가는 느낌, 내가 못하는 걸 다른쪽에서 채워주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좀 외롭다고 해야 하나? 고립된 느낌을 받았었다. 하지만 영화 현장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드라마보다는 영화를 택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김강우는 2009년 드라마 '남자이야기'에 들어간다. "당시 캐릭터가 좋았고 작가, 감독에 대한 믿음이 있어 출연하게 됐다. 현장이 많이 달라져 있더라. 독불장군식의 연출이 아닌 배우와 호흡을 하고 배우의 장점을 찾는 분위기가 돼 있었다. 내가 드라마를 해도 더 이상 외롭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이 재미있어야 좋은 연기가 나오지 강압적인 분위기에서는 아무리 천재 연기자라도 좋은 컷이 나오지 않을 거다"

3개월간 집에 가보지도 못할 정도로 바쁜 드라마 촬영장이였지만 그에게 '해운대 연인들'은 "이런 드라마 처음이야"라는 감정을 준 현장이였다. "힘들어도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투자했던 석 달의 시간은 아름다운 시간이었고 애정이 넘치는 드라마였다. 서울도 아닌 부산에서 3개월간 동고동락을 했었는데, 다른작품보다 아쉬움이 남는 드라마다"고 소감을 전했다.

"로맨틱 코미디 잘 안 봐…뻔하니까"
시청자의 반응도 좋았고 팬들도 기대하고 있기에 그의 차기작에 로코물을 추천해보았다. 의외로 김강우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대본이 좋으면 당연히 한다. 하지만 너무 뻔한건 안 할거다. '해운대 연인들'도 뻔하지 않은 로맨틱 코미디라는 것을 약속받고 선택한거다. 일반적인 로코물은 멋있는 왕자같은 캐릭터에 멋있는 척하고 멋있는 말만 뱉는데 그러면 연기하는 내 자신도 공감이 안 갈 뿐더러 재미도 없을 것같다. 그래서 사실 로맨틱 코미디물을 잘 안본다"

그의 고집스러움이 뭍어나온 대답이였다. 그렇다면 그가 인정한 로코물은 어떤 것일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휴 그랜트가 나오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는 본다. 오바하지 않으면서도 재미잖는가. 그건 대본의 힘이 크기도 하지만 휴 그랜트 같은 배우의 영향이 크다. 표정도 많이 안쓰면서도 귀여우면서도 섹시할 수도 있다. 외모는 어눌하면서도 내 옆에 있을 것 같은 아저씨 같다. 남해라는 캐릭터도 그런 것 같다. 나보다 못해보니까 안쓰럽고 마음이 가는거지 까칠하기만 했다면 그런 사랑을 받지는 못했을 것 같다"


"악제 속에서 유종의 미를 얻을 수 있었던 건…"
'해운대 연인들'은 티아라 소연 출연 논란부터 시작해 조여정 사투리, 침술 까지 악재가 겹쳤다. 그 현장 속에서 배우들은 어땠을까.

"드라마가 중간에 악제들이 있으면 보통 중간에 누그러지고 시청률도 떨어지기도 하는데 '해운대 연인들'은 마지막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것이 서로에 대한 '믿음의 힘'이 아니가 한다. 그걸 뭐 느꼈다고 해서 현장에서 티를 내거나 공론화를 시키거나 그러진 않는다. 묵묵히 우리가 하는 일은 하는거지, 외부에서 더 부풀려서 이야기가 났던 것 같은데 우리도 기사를 보면서 이렇게까지 중요한 건가?라고 생각하고 말 뿐이였다"

김강우의 말처럼 배우들은 스태프들을 믿고 스태프들은 배우를 믿었다. 위기 속에서도 9월25일 마지막 방송 시청률은 11.3%(전국 기준)로 동시간대 2위를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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