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화장품 바르는 남자 CEO, 힐링의 매력에 빠지다

2012-10-11 16:46:52

[박영준 기자 / 사진 이현무 기자] 주변의 만류를 즐기고 남들이 꺼리는 일에 앞장선다. 천연화장품으로 대박 난 뷰티 브랜드 CEO가 회전식 클렌저로 다시 한번 뷰티 업계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성공가도를 달린다. 엘리샤코이의 수장 김훈 대표의 행보는 그의 브랜드와 똑 닮았다.

주변의 얄미운 ‘엄친아’ 친구가 30대 후반을 바라본다면 김훈 대표가 가장 완성형에 가까울 것이다. 외부적으로는 성공한 뷰티 브랜드의 대표다. 또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훈남 CEO로 유명하다. 빼어난 외모, 훤칠한 키, 잡티 없이 말끔한 피부는 그를 돋보이게 하는 또 다른 요소.

김훈 대표는 인터뷰와 함께 진행된 화보 촬영으로 “자신을 되돌아 보는 기회”를 얻었다고 말한다. 머릿속에 온통 일 생각뿐인 김 대표의 개인적인 부분을 들려다 보기 위해 그의 애장품을 오브제로 화보 촬영을 진행했기 때문. 가져온 소품 하나하나에 그가 가진 생각이 엿보였다.

정력적이던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을 지나 40대를 바라보는 남자는 다른 시절과 다른 뜨거움이있다. “어떠한 만류에도 나의 결정을 믿고 따르니” 지금의 위치까지 왔다는 김 대표에게서 이제 여유와 안정의 조화로움이 보이는 이유. 젊음을 이유로 무분별하지 않다. 다만 현실에 안주함을 조급해 하기 보다 건강하게 헤쳐나가려 한다.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유키 구라모토의 음악이 내 마음에 힐링이 되는 이유”



유키 구라모토는 응용 물리학을 전공한 피아니스트다. 그의 음악이 김 대표에게 단순한 이지 리스닝 음악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이유. 그의 음악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라는 점 이외에도 음악과 물리학 사이에서 음악을 선택한 점을 존중한다.

김 대표는 디자인 전공에서 어릴 적 꿈인 프로그래머로 5년 간 일했다. 이후 엘리샤코이를 론칭한 그는 “직접 사업체를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에 2004년에 찾아온 웰빙 열풍을 이용해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고 말한다. 품질은 가격대가 비싼 수입 천연화장품과 같으면서 더욱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

쇼핑몰 창업 후 화장품에 대한 여성들의 심리에 대한 노하우를 터득한 점이 지금의 엘리샤코이를 만든 원동력이다. 선택과 집중이 빛을 발한 순간. 학교에서는 디자인을 전공하였으나 프로그래머 공부를 독학해 일을 시작한 점, 뷰티 업계 CEO로 한 번 더 도약한 점 등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알고 열정을 부었기에 가능했다.

유키 구라모토가 선택의 기로에서 음악을 만났듯, 김 대표도 엘리샤코이를 만났다. 유키 구라모토의 음악이 휴식과 힐링이 되는 이유는 한편으로 동질감을 느끼기 때문일 수 있다.

“여성적인 성향이 강할수록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감성적인 부분에서 여성을 잘 이해하는 편”


그의 두 번째 힐링 아이템은 화장품과 선글라스. “뷰티 브랜드를 운영하다 보니 다른 남성보다 피부에 신경을 쓰는 편”인 그의 피부는 결점을 찾기 힘들다. 덕분에 그의 피부 비법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천연화장품이나 회전식 클렌저를 개발한 회사의 대표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모인다.

남성 그루밍족을 대표하는 김훈 대표는 모공관리와 주름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 월 2회의 각질 관리와 마스크팩의 병행으로 피부 건강을 챙긴다. 제품은 당연히 엘리샤코이다. 미백과 주름 개선이 합쳐진 기능성 화장품을 사용하며, 자외선 차단제를 자주 챙겨 바른다. 선글라스도 더운 나라 출장을 대비해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 주로 사용한다.

덕분에 여성적인 성향이 강할 것 같다는 편견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편견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히려 여성적인 성향이 강할수록 유리하다는 것. “스포츠보다 드라마가 좋고, 여성들과의 이야기가 편했”기에 피부나 제품 상담에 훨씬 수월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는 것. 이때 상대한 고객들은 모두 엘리샤코이의 VIP 고객이 되었다고 전한다.

세 번째는 텀블러다.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이 악화되어 먹거리에 변화를 주기로 한 것. 루이보스티를 즐겨 마시는 그는 번거롭더라도 일회용 컵보다 텀블러를 이용해 차를 즐긴다고 전한다. 건강을 위해 “차(茶)의 종류를 따지기 보다 내용을 담는 그릇을 바꿔 여유를 찾는 것”을 힐링의 비결로 밝혔다.

“항상 무언가를 배우고, 인생의 주인공이 나라는 점을 잊지 않는다”


김 대표는 직접 화보 촬영을 위해 의상을 준비할 정도로 남다른 패션 감각을 자랑한다. “남성들 사이에서 옷에 신경을 안 쓰는 축에 속했다”고 말하는 그의 변신은 자기 관리에 대한 생각의 변화와 맞물렸다. 뷰티 업계에 있다면 더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패션임을 감지하고 첫인상을 위해 변화해왔다고 말한다.

그의 지속적인 변화는 결국 희박한 확률에 지속적으로 도전해오며 살아온 지난 날을 대변한다. 계속해서 분야를 바꿔나가며 도전을 거듭했기에 터득한 생존법 중 하나다. 그가 젊은 세대에게 하고 싶은 말도 다르지 않다. “대다수가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일은 이미 기회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김 대표는 젊은 시절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에 도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젊다는 특권은 하나의 결정을 과감하게 밀어 부치는 힘이라는 설명이다. 실패에도 기회가 찾아온다는 생각으로 임할 때 배움이 있다는 것.


화보 촬영을 위해 직접 준비해온 애장품은 김 훈 대표의 라이프스타일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음반 하나, 텀블러 하나에도 굵직한 스토리가 존재한다. 남자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한 스토리다. 도전과 경험을 통해 얻어낸 전리품은 라이프 스타일을 풍성하게 만든다.

언제나 불확실함 속에서 성공의 키를 찾아낸 김 대표에게 뻔한 스토리는 없듯 그의 애장품에도 특별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그가 전하려던 메시지가 인터뷰보다 훨씬 강렬하게 사진을 통해 드러난 이유다.
(헤어 및 메이크업: 박승철 헤어스튜디오 청담 본점/ 의상: 라코스테, 프레드 페리, 바나나 리퍼블릭, 클럽모나코)

한경닷컴 bnt뉴스 기사제보 beauty@bntnews.co.kr

▶[뷰티 in 뉴욕] 한국 화장품에 빠진 뉴요커 ‘효과’에 반했다
▶[뷰티Q&A] 가을엔 이런 메이크업 어때요?
▶스킨 케어 “많이 바른다고 좋지 않아요”
▶보습효과 최고! 초 간단 ‘알로에 팩’만들기
▶찌들어 버린 남자 피부, 특별한 ‘프리미엄’ 케어가 필요해